"국보법과 함께 죽기를 각오한 남편을 살려주세요"

이시우 작가 단식 15일째...부인, 민가협 목요집회서 호소

 2007년 05월 03일 (목) 16:52:16

정명진 기자

 

 

 

3일 오후 2시 서울 종로3가 탑골공원 앞에서 열린 662차 민가협 목요집회에 참석한 이시우 사진작가의 부인 김은옥 씨가 억울함에 울음을 참고 있다.[사진-통일뉴스 정명진 기자]

 

 

"남편은 이땅의 민주통일을 위해서 이땅의 평화를 위해서 국가보안법과 함께 대공분실에서 죽기를 각오했다고 그렇게 전해달라고 말하였습니다. 저희 남편을 살려주세요!"

남대문경찰서에서 '국가보안법'을 인정할 수 없다며 15일째 묵비권을 행사하며 단식중인 이시우 사진작가의 아내, 김은옥 씨의 절절한 호소가 서울 종로3가 탑골공원 앞을 지나는 시민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3일 오후 2시 탑골공원 삼일문 앞에서 열린 662차 민가협 목요집회에 참석한 김은옥 씨는 북받쳐오는 울음을 꾹 눌러가며 남편의 석방을 호소했다.

그는 "지금이 노태우, 김영삼 정권도 아닌데, 어떻게 제가 투표한 노무현 정권에서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며 "저는 평범한 주부지만,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설움에 흐느꼈다.

"이땅 민주화와 통일,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남편에게 상은 주지 못할 망정, 남북이 하나되어 축구를 하는 이 마당에 저희 남편은 옥인동 대공분실에서 지금 14일째(검거 후 15일째) 단식을 하고 있다"면서 "어머니는 지금 병중에 있어서 아들의 얼굴도 보지 못한 채, 아들의 단식을 소식으로만 듣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도 전했다.

울음을 참는 그의 손은 떨렸지만, 그는 온 힘을 다해 남편의 구속이 부당함을 또박또박 지적했다. 그는 "10여년 동안 남편의 모든 활동은 홈페이지에 모두다 등록되어 있고, 모두 공개된 자료들이고, 남편이 찍은 사진들도 유엔사와 미군에 합법적인 절차를 밟아서 촬영한 작품들"이라고 말했다.

또, "남편과 같이, 평화와 전쟁을 소재로 사진을 다루고 있는 예술가들은 무척 많은데, 어떻게 하여 저희 남편만 국가보안법에 해당되느냐"며 "유엔사와 미군문제를 우리 국민들에게 알린 것이 어떻게 군사기밀 누설에 해당하는 것이냐"며 따져 물었다.

그는 "이땅의 진정한 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해 애쓰시는 선생님들이 많지만, 저희 남편 또한 그런 분들과 함께 같은 길을 가기 위해 애쓴 사람"이라며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하루빨리 국가보안법이 폐지되어야 한다"는 말로 마무리했다.

국가보안법으로 억울하게 구속당한 남편을 둔 아내의 호소에 집회에 참가한 '양심수 어머니'들도 눈시울을 붉혔다. 민가협 임기란 전 의장은 "이시우 씨 아내가 심혈을 쥐어짜는 호소를 했다"며 "국가보안법이 없어질 때까지 우리 어머니들이 외칠 것이다. 시민 여러분도 함께 해달라"고 당부했다.

민가협양심수후원회 권오헌 회장은 이시우 작가에게 씌워진 군사기밀보호법 위반의 내용도 "언론기자로서, 사진작가로서, 평화활동가로서 평화와 전쟁을 막기 위해 우리가 모두 알고 있어야 하는 내용을 알린 것"이라며 "침략군사시설로서의 미군기지에 대해 밝혀내는 것은 국민 모두의 의무이며, 당연한 일을 한 것"이라고 변론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최근 국가보안법 재판에서 피고인에게 중형을 선고하고 있는 흐름에 대해 참가자들은 '국가보안법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지난 1일 통일인사 강순정 선생의 재판을 공청한 민가협 소속 서경순 어머니는 "80되는 노친네에게 징역 10년, 자격정지 10년을 구형했다"고 전하며 "90세까지 살더라도 감옥에서 돌아가시라고 하는 것이냐"며 비난했다.

한편, 오는 8일 저녁 7시 강화 일벗교회에서 이시우 작가 석방을 촉구하는 기도회가 열릴 예정이며, 9일 오전 11시 서울 기독교회관에서 '평화사진작가 이시우 석방대책위'의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다.

이날 오후 지인들을 면회한 이시우 작가는 "요즘은 옥인동 대공분실에 조사를 받으러 가지는 않고 있고 필요한 경우 수사관들이 남대문경찰서로 찾아와서 조사를 하고 있다"며 "경찰 조사기간 최대 시한인 20일을 다 채울 모양이다"고 근황을 전했다.

이시우 작가는 "입에서 단내가 나고 머리가 어지럽고 이명(귀울림)현상이 있는데 특별히 아픈 데는 없지만 주먹을 쥐기 힘들 정도로 온몸에 힘이 없다"며 "변호사의 권유로 진찰을 받은 결과 혈당 수치가 너무 낮게 나와 심하면 쇼크사의 우려까지 있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그 이후부터는 의사 진료를 거부하고 있다"고 담담히 말했다.

15일째 단식중인 그는 수염을 자르지 않아 조금 초췌해보였지만 목소리는 뚜렷했고 국가보안법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단식과 묵비권 행사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굽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인들은 "이시우 작가가 면회를 마치고 일어나 걸어나가는데 벽을 붙잡을 정도로 너무 힘들어 보였다"고 안타까워 하며 "압수된 2천여 통 필름의 안전한 보관을 위한 조속한 조치를 촉구해주길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이시우 작가는 국가보안법과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지난 4월 19일 서울결찰청 보안2과 경찰들에 의해 검거돼 4월 22일 구속된 뒤 남대문경찰서에서 서울경찰청 옥인동 대공분실을 오가며 조사를 받고 있지만 철저히 묵비권을 행사하며 물과 소금만 먹는 단식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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