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선 철마, 57년만에 군사분계선 넘어

이용섭, "철도공동운영위 구성해 개통준비 서두르자"

 2007년 05월 17일 (목) 16:09:22

동해선=공동취재단/김치관 기자

 

김용삼, "삼천리 강토를 내달리는 통일열차가 될 것”
이용섭, "남북철도공동운영위 구성해 개통준비 서두르자"

17일 낮 12시 21분 동해선 철도가 끊어진 지 반세기여만에 남북 열차가 군사분계선(MDL)을 넘었다.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과 김용삼 철도상 등 남북 탑승객 150명을 실은 북측 열차는 이날 오전 11시 27분 북측 금강산역을 출발해 낮 12시 21분쯤 MDL을 통과한 뒤 12시 34분 남측 제진역에 도착했다.

남북 열차가 동해선에서 MDL을 통과한 것은 1950년 이후 57년만이다. 운행거리는 금강산역에서 제진역까지 편도 25.5㎞이며 운행시간은 1시간 7분이 걸렸다.

이 장관은 열차 출발 전 금강산역에서 가진 `남북철도 연결구간 열차시험운행' 기념행사 축사에서 “`달리고 싶다'는 한 가지 소망만을 간직한 채 오십여 성상을 기다려온 우리의 철마가 평화와 통일을 향한 민족의 열망, 민족의 혼을 싣고 다시 세차게 맥박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어 “2005년 8월 남북이 합의해 마련한 ‘남북열차운행 기본합의서’에 따라 남북 철도 전문가들로 ‘남북철도공동운영위원회’를 하루빨리 구성·운영해 경의선과 동해선 개통 준비를 서두를 것을 제의한다”고 말했다.

김 철도상은 축하연설을 통해 “북녘의 금강산역을 떠나는 동해선 시험운행열차는 남녘의 제진역에서 멈춰서게 되지만 멀지 않은 앞날에 삼천리 강토를 내달리는 통일열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측 열차는 ‘내연 602호’ 기관차(기관사 로근찬)와 객차 5량으로 이뤄졌다. 북측 관계자는 “수령님께서 처음 탄 열차다. 이 열차보다 좋은 것도 있지만 일부러 이 열차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김 철도상도 "우리 수령님의 통일 유훈을 관철하자는 의미를 담아서 가져왔다”고 말했다. 

금강산역을 떠난 동해선 열차는 분계역인 북측 감호역에서 세관·통행검사를 받았다.

남측 탑승자는 이 장관, 신언상 통일부 차관, 조일현 국회 건설교통위원장, 소설가 이호철씨, 송기인 신부 등 100명으로 구성됐다. 북측 탑승자는 김 철도상, 주동찬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위원장(경제협력추진위원회 북측 위원장), 박정성 철도성 국장, 장우영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 국장 등 50명이었다.

남북 탑승자들은 동해선 도로출입사무소에서 오찬을 함께 했다. 북측 탑승자들은 오후 3시 제진역에서 남측 사람들의 환송을 받으며 북측을 향해 출발, MDL을 다시 통과해 자기측으로 귀환했다.

앞서 남측 동해선 탑승자들은 이날 오전 육로를 통해 금강산역으로 이동해 행사에 참여했다.

<동해선 열차시험운행 이모 저모>

○ … 17일 오전 금강산역에서 열린 `남북철도연결구간 열차시험운행' 남북 공동기념행사에서 경과보고를 한 박정성 북측 철도성 국장은 당초 예정된 원고 이외에 동해선 단절구간인 제진-강릉 구간의 연결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2000년 7월 제 1차 북남상급회감(장관급 회담) 이후 철도연결 경과를 소개한 뒤 “시험열차가 궤도 위로 힘차게 달리듯이 민족단합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감격의 순간을 전했다. 하지만 준비된 원고를 다 읽고난 뒤 “동해선 철도 완전연결을 위해선 많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동해선 전 구간의 철도연결이 돼 민족 공영에 기여하자”고 강조했다.
김용삼 북한 철도상도 축하연설을 통해 “북녘의 금강산역을 떠나는 동해선 시험열차는 남녘의 제진역에서 멈춰 서게 되지만 멀지 않은 앞날에 삼천리 강토를 내달리는 통일열차가 될 것”이라며 동해선 단절구간의 연결을 촉구했다. 북한은 지난 8일 장성급 군사회담을 통해 동해선 남측구간의 단절로 남북철도운행의 항구적 군사보장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 … 경의선 문산역에서 진행된 철도시험운행 기념행사와 달리 동해선 금강산역에서 북측 주관으로 열린 행사는 별도의 부대행사 없이 조촐하게 진행됐다. 북측 사회자의 개회선언에 이어 박정성 북측 철도성 국장의 경과보고,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과 이용삼 철도상의 축하연설로 공식행사는 모두 종결됐다. 오전 10시30분 시작해서 15분만인 10시45분에 끝났다. 예정시간보다 무려 40여분이나 빨리 끝나버린 셈이다. 행사 직후 열차에 탑승했던 참가자들은 10여분간 객차를 둘러본 뒤 다시 승강장으로 나와 열차가 출발한 11시 25분까지 기념촬영과 환담으로 시간을 보냈다.

○ … 동해선 철도시험운행 기념행사를 위해 북측 금강산역에 도착한 남측 대표단은 다소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금강산역으로 진입하는 도로의 노폭이 대형버스 1대가 간신히 지날 정도로 좁았던 데다 역사에서 50여m에 이르는 구간은 아예 포장조차 되어 있지 않았던 것. 이 때문에 일부 탑승자들은 남·북측 관계자들에게 금강산역 미완공 이유를 묻기도 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차관형식으로 남측에서 지원된 금강산역 건설공사는 이미 끝났지만 북측이 담당하는 역사 주변 정리는 아직 마무리 되지 않은 것 같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 … 이날 금강산역에는 인근에 소재한 영웅고성고등중학교, 고성제일고등중학교 4~5학년 100명과 5명의 지도교사가 남측 대표단을 환영했다. 북측 중학교는 6년제로 남측과 비교하면 중학교 2~3학년(14~15세)에 해당한다. 파란와이셔츠에 까만색바지, 여학생은 하얀 블라우스에 검정색 윗도리, 검정색 주름치마를 차려입은 모습. 10열 종대로 줄을 선 학생들은 다소 굳은 표정으로 남측 대표단을 맞았지만 열차가 금강산역을 떠나기 시작할 때쯤엔 편안한 미소로 손을 흔들며 환송했다.

○ … 금강산역에 도착한 직후 남북 대표단 주빈들은 열차 앞에 나란히 서서 기념촬영을 했다.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과 김용삼 철도상이 가운데 서고 양쪽으로 남측과 북측 인사가 번갈아 섰다. 양측 대표단은 촬영 도중 반갑게 악수를 하기도 하고 환담을 나누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북측 사회자는 “금강산역에서 동해선 시험운행에 참석한 이용섭 장관 등 남측 대표단을 동포애적인 마음에서 따뜻하게 환영한다”며 박수를 유도했다.

○ … 남북 대표단이 열차에 탑승하기 직전 북측 기관사 중 2명이 김용삼 철도상에게 승무신고를 했다. 북측 기관사는 거수경례를 한 다음 다소 상기된 목소리로 “철도상 동지, 열차시험운행이 준비됐습니다”라고 신고했고 “출발하시오”라는 김용삼 철도상의 답변에 기관차로 향했다. 기관차에는 북측 기관사 4명과 남측 기관사 2명 등 모두 6명이 탑승해 시험운행을 진행했다.

○ …고성군(군수 함형구)에서는 제진역 광장에서 진행된 ‘남북철도연결구간 열차시험운행’ 환영행사에 실향민을 비롯한 350명의 고성군민을 초청했다. 한편 고성 거진종합고등학교, 명파초등학교 학생들도 환영행사에 참석했다. 이 행사에는 초대가수 현숙, 김혜연, 오승근씨 등이 무대에 올랐다.

○ … 북측열차의 역사적 군사분계선 통과에 대한 뜨거운 취재열기를 반영하듯 제진역에는 20명의 공동취재단을 포함 380여명의 취재단이 몰려들었다. 북측열차에 탑승한 북측기자들이 식별표시를 받지 못해, 제진역 도착 이후 취재를 통제하던 남측 진행요원들과 몸싸움을 벌이는 등 마찰을 빚었다.
북측열차 탑승인원 50명 가운데 동해선 도로 출입사무소에 마련된 오찬행사에는 30명이 참석했다. 기관사와 열차원을 비롯한 20명의 ‘보장성원’(지원인력)은 열차안에 탑승한 채 통일부에서 따로 마련한 도시락을 제공받았다.

<동해선=공동취재단>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glb_3.gif

 


615 유럽공동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