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과 단식?

 

김원호  

 

어느 누구가 강대국들의 통일 방해공작에 의분을 참지 못해 그들의 대사관 앞에서 죽음을 각오하고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는 것 일가? 아니면 누군가가 통일에 등을 돌리는 반민족적이고 비애국적인 동포들의 각성을 촉구하기 위해서 비장한 결심으로 단식선언을 하고 길 한가운데에 누워 시위운동이라도 하는 것 일가?

아니다. 그 모두도 아니다.

요지부동의 무거운 통일바위를 움직이게 하기 위해서는 단식운동은 너무나 소극적이고 부적당한 수단임을 잘 알기에 적어도 이성이 지배하는 이곳 유럽에서는 아무도 적어도 그런 단식운동을 하지도 않았고 또 하지도 않을 것이다.

우리는 비록 정치가도, 종교가도 또는 유명한 인사들도 아니다. 다만 우리 민족의 통일을 위해서 부단히 생각하고 활동하는 이름없는 해외 교포들의 한 일원들이요, 또한 단식이라는 감성적인 운동수단에 호소하는 방법에는 분명 거리감을 두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일과 단식이라는 두가지 문제를 하나의 고리로 엮어 보고자 한다.

우리들이 말 하는 단식이란 통일이 될 때까지 무기한 단식에 들어가자는 농성이 물론 아니다.

말하자면 영양 과잉된 현대인들이 건강을 위해 스스로가 하루를 금식하는 연대적 즉 “함께하는 ” 규칙적인 하루 단식의 형태를 말한다.

각자의 건강 상태와 의지에 따라서 우선 각기 1주일 단식을 경험한 이후, 이어서 1주일에 하루를 잡아 통일을 위한 1일 단식을 정기적으로 다함께 하자는 취지이다. 동시에 하루 식사를 절약한 그 경비는 모아서 통일을 위한 사업에 쓰는 작은 기금으로 환원시키므로서 감성에 호소하는 단식운동을 이성적이고 실전적인 운동의 수단으로 전이 시키는 몸소 실험을 해보자는 의도이다.

통일운동을 위해서는 우선 건강한 몸과 정신이 필요하며, 더구나 전도요원한 듯한 통일에 대비해서 장기간 버틸 수 있는 몸과 마음가짐과 강한 정신력이 요구되고있는 것은 두 말할 나위도 없다.

그리고 통일을 남보다 더 많이 생각하는 이들의 공통점이라면 통일에 대한 드높은 꿈과, 변함없는 간절한 염원과, 기여와, 활동, 그리고 그들간의 연대 의식일 것이다. 이러한 동질감을 더욱더 강화하기 위해서는 정치의식과 활동력을 증가하고 연대적으로 결속 하게하는 활력소가 상존해야 할 줄 안다.

조국의 통일이라는 큰 목적을 위해서 다양한 모임과 단체들이 있는 것은 다행한 일이며 또한 그 수가 증가 되어야 함도 바람직 하다. 그리고 그 실천의 길과 방법과 성격은 모임마다 서로 다르고 차이가 있으며 또 있어야 할 줄 안다. 그러나 이들 사이에서는 부정적이고 파괴적인 반목, 질시, 비난, 모함과 암투가 아닌, 선의적, 우호적, 상생적, 그리고 창조적인 경쟁이 있어야 함도 바람직한 일이다.

우리 6.15 유럽 공동위 성원들은 소위”친북,친남”이라는 과거의 양분론적 정치관과 통일관을 거부하고 남북의 평등성과 동등성에 기반한 6.15 공동 선언의 정신을 실천하여 통일을 앞당기는데 기여하고자 한다.

따라서

첫째: 통일운동의 객관성,공정성,형평성을 준수하고자 한다. 동시에 우리 해외동포들의 이러한 입장에 상응하는 남북 양국가들의 태도를 요청한다. 즉 해외 통일운동 단체들에 대한 차별적 시각과 대우 대신 공정한 자세로 통일을 위해서 하는 진정한 비판의 소리와 양심의 소리를 경청해주기를 기대한다.

둘째: 우리는 우리 민족이 흔히 범하는 이성적 숙고없이 전격적으로 취하는 속단이나 경솔함, 감성적인 흥분과 분수없는 열광으로 지배되는 정치운동과 통일운동을 배격한다. 눈물과 호소의 성급함만으로 통일은 쟁취될 수 없다. 현실의 가감없는 분석과 그를 기반으로하는 이성적 방안이 따라야 하는 저항풍토를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

셋째: 우리는 우리자신의 착각과 오류를 늘 점검, 비판하고 배제하며, 항상 신선하고 올바른 생각과 자세와 언어를 간직 하도록 우리 자신과 동지들을 상호 고무 권고한다.

이러한 우리의 뜻과 의지를 효율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가시적인 방안중의 하나로 다름 아닌 자체내의 공동 일일 단식운동을 제안하는 바이다.

수많은 단식 예찬론자들이 한 목소리로 주장하는 바는, 단식은 우리 몸 속의 각종 질병을 이겨내고 또한 예방까지도 시켜주고, 우리 몸 속에서 방해 되고 상실 당하는 각종 기능들을 편중성 없이 원활하고 조화 있게 재부활 시켜주면서 우리의 건강을 가장 자연스럽고 효과적이고 경제적으로 유지해주는 방법이라고 한다.

건강인이라면 누구나 아무런 위험없이 스스로 할 수 있는 1주일 단식을 예로 들자면 몸 속에 수 십년 간 쌓이고 쌓여서 원활한 기능들을 파괴하고 건강을 해치는 독성 노폐물들을 완전 배설 시켜서 우리의 피와 몸과 마음과 정신을 새롭게, 가볍게, 그리고 유쾌하게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우리가 여태까지 우리의 몸을 이성적으로 다루지않고 얼마나 우리의 일시적 감정과 기분에 좌우되어 혹사를 시키고 있었던가? 우리는 단식을 하며 우리의 몸과 마음과 정신을 현명하게 다루는 법을 배울 수가 있게 될 것이다.

단식을 통해서 우리의 몸과 마음이 재생되고 새 힘과 생활의욕이 흘러 넘치게 되면 독성 노폐물 들의 안착이 불가능하게 되듯, 자신과 남에게 상처를 입히는 우리의 사악하고 해로운 마음의 독들, 즉 반목, 질시, 비방, 모함, 사기, 기만, 권모술수 같은 독 버섯들이 우리 머리 속에 피어날 수가 없게 될 것이다. 심지어는 우리가 싫어하는 적들 까지도 포용할 수있는 관용의 힘도 생기게 될 것이다.

단식운동의 장점은 또 있다.

어느 정치모임에서 이던 그 목적의식, 즉 우리의 경우 통일의식이, 그 문제의 복합성과 난해성,그리고 그 장구성으로 인해 해이해지고 희석되어지기 쉬워질 경우가 많다. 그럴 때 동지들의 연대와 결속성을 다시 회복시키는 방법으로는 이론적이고 추상적인 통일의식의 재강화나 당위성에 대한 도의적 반복 강조 보다는 손쉽고 가시적이며 행동적인 단식운동과 같은 실천이 더 용이하고 효과적일 것이다. 나태하고 해이해진 자신과 동지들이 각자가 같은 시각에 서로 다른 장소이지만 공동 단식운동을 통해 맑은 정신을 회복하면서 자신들의 자세와 희미해진 목적의식을 재기억하고 재무장을 한다면 우리는 매일같이 통일운동을 몸소 실천하는 사람들이 될 수 있지 않겠는가? 뿐만 아니라 단식으로 새 힘이 넘쳐 흐르는 몸과 맑아진 정신은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는 제반 통일 운동의 과정을 거울처럼 재조명해서 그 잘잘못을 가려내기도 하고 건설적이고 창조적인 새 방법마저도 제시해 줄 수도 있지 않을 가?

나아가서 우리가 단식운동으로 생기는 소액의 금액을 충실하게 모아서 겸손하지만 실속 있고 의의 있는 작은 일에 사용하게 될 때, 거창하고 야심만만하게 계획했다가 실패하거나 용두사미로 끝나는 통일사업에서 맛보는 우매함, 창피 감, 실망 대신, 우리는 만족스럽고 자랑스러우며 보람찬 한 작은 기쁨을 맛볼 수가 있으리라.

독자들이여, 우리의 단식운동이 한낱 부엌을 지키는 지어미의 어리석고 유치한 가계부 계산 같은 처사라고 속단하고 조소하지 마시기를 바란다. 저 수많은 정치인들, 특히 통일을 부르짖는 정치인들의 입가에 번지는 거짓되고 헛된 공약(空約)을 한번 주시해 보시라. 통일과 국가와 민족을 위한다면서 자신의 정치권력 구축과 선거 표 수를 더 계산하고 있지는 않는가를. 민족과 국가와 통일을 위한다면서 자기 이름과 명예를 더 많이 염두에 두는 위선적 애국자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진정한 통일 투사들은 새겨진 비석에서보다는 이름 없이 소리 없이 움직이는 민중들 속에서 더 많이 찾을 수 있음은 너 나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이 아니랴?

물론 우리는 정치란 도덕과 정의와 진실이 계산과 거짓과 모함과 위협에 자리를 빼앗기고 설 자리가 없는 험악한 곳임을 모를 리 없으며, 또한 통일도 강대국들의 이해관계와 힘의 흥정으로 영원히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거나, 아니면 예상이외의 우연의 산물로 졸지에 신기루처럼 출현해서 또다시 강대국의 볼모가 되어 버릴 가능성도 우리는 예상을 못하겠는가?

정의의 소리, 항거의 소리, 진리의 소리는 권력을 쥔 불의의 세력에 항상 패배 당하는 것이 역사의 상례 이지만, 그러나 그 소리들은 결코 소멸 근절되지는 않는 법이다. 조용한 밤 그들의 귀 속에서 공명하는 날카로운 항거와 정의의 소리는 그들에게 공포와 주저와 재고의 기회를 제공하는 법이다. 그 강한 소리들은 탈선 된 역사의 수레바퀴도 언젠가는 다시 복귀 시켜 줄 것이고 또 우리에게 희망에 찬 역사를 제시 할 것임도 우리는 확신한다.

우리의 몸과 마음, 말과 행동을 일치시키게 하고, 우리를 도덕적으로 흠 없는 민족 애호가요 통일의 일꾼으로 만들게 해주며, 우리에게 고 차원의 통일이론과 저 차원의 통일실천의 일치까지도 생각 할 수 있는 계기와 동기를 제공하는 이런 단식운동을 우리는 구태여 주저하며 거부할 하등의 이유가 없는 것이 아닐까?

우리 몸이 필요로하는 정량 이상의 불필요한 음식들과 오염된 식품들로 포화상태가 된 자신의 몸에 대한 자가 조절과 건강에 대한 자의식을 배울 수 있는 기회라는 것만으로도 일일 단식이라는 이 작은 함께 하기 운동”에 동참할 최소한의 이유가 되지 않을까?.

동참방법:

  1. 가능하면 각자의 사정대로 일주일 단식을 사전에 한번 경험한다. 그러나 전제 조건은 아니다.
  2. 일주일 중에 월요일을(개별적 사정에 따라서 다른 요일을 선택할 수도 있다.) 하루 단식의 날로 정한다.
  3. 단식방법은 일체의 씹는 음식을 피하고 세끼의 식사를 물과 음료로 대체한다. 즉 한잔의 차(약초차),한잔의 과일즙, 한 잔의 야채즙, 또는 야채죽(설탕과 소금및 기타 첨가물을 배제한)을 아침, 점심, 저녁 대신으로 마신다. 그 사이사이 생수(까스가 없는 물을 선호)를 가능하다면 3리터까지 하루동안 나누어 마신다. 물은 배설촉구와 탈수방지및 허기증을 없애주는 역활을 하기에 중요하다.
  4. 단식일에도 평일과 다름없이 근무,운동과 노동을 한다.
  5. 절약한 하루 식비 세끼를 상징하는 3 유로를 단식일마다 모아서 6.15 유럽공동위 계좌로 송금한다. 이것은 회비와는 별도이며 단식에 동참하는 이들 모두가 각자 내는 것으로 우리의 작은 통일기금 사업을 위한 적금의 시작이 된다.

*****이상의 제안에 동의하는 분들은 특별한 의견이나 이견이 없다면 곧 일일 단식을 시작하게 됩니다. 우리가 몸소 실천하는 하나의 작은 시작이 뜻을 함께 하는 주변의 여러분들이 동참하여 커다란 목적을 위한 운동으로 확산되게 합시다.,

2006년 5월 4일.

현재까지 동의자들의 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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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 유럽공동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