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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시대와 민족문제’-김세창

<기획연재> ‘새로운 민족사를 열어나가는 6.15시대’ ⑧

 2007년 07월 03일 (화) 15:34:55

김세창

 

김세창(범민련 남측본부 조직위원장)

지난 2000년 남과 북은 역사적인 6.15공동선언에 합의했다. 이후 이른바 ‘6.15시대’를 맞아 남과 북은 숱한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6.15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길을 걸어 왔다. 한때 6.15선언은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2005년 ‘김정일 국방위원장 - 정동영 통일부장관’ 특사면담을 계기로 제2의 6.15시대로 접어들었다는 평가도 받았다. 6.15공동선언 발표 7주년을 맞아 지금 시대를 ‘새로운 민족사를 열어나가는 6.15시대’로 규정하면서 아래와 같은 십수 개의 사안들을 정리해 연재하고자 한다. 이 기획연재에는 서너 명의 필자들이 참가할 것이며 소제목들은 연재 중에 다소 바뀔 수도 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린다. / 편집자 주

<기획연재 순서>

1. 6.15시대란 무엇인가?
2. 6.15시대의 목표
3. 6.15시대의 자주통일운동의 특징
4. 6.15시대 민족대단결운동의 현황과 과제
5. 6.15시대 남북부문간 교류운동의 과제
6. 6.15시대 자주통일운동의 추동력

7. 6.15시대 진보의 기준

8. 6.15시대와 민족문제
9. 제2의 6.15시대
10. 6.15공동선언 이행의 걸림돌을 살펴본다.(3대장벽을 중심으로)
11. 6.15민족공동위원회의 강화발전을 위한 과제
12. 남북정치협상 개최를 위한 몇 가지 조건
13. 6.15시대와 남북공동투쟁문제
14. 6.15시대와 통일방안
15. 민족통일기구에 대하여

오늘날 세계에는 200여개의 크고 작은 나라들에 약 2만여개의 민족과 종족들이 있다고 한다. 베트남은 54개 소수민족으로 구성되어 있고, 중국에는 한족, 만주족을 비롯한 60여개의 민족이 있으며, 인도에는 힌두스탄족, 벵갈족 등 200여개의 종족과 민족이 있다.

우리 민족에 있어서의 민족 형성은 16-18세기에 자본주의 태동과 부르조아혁명 그리고 근대국가 건설을 통해 형성된 서구 민족과는 달리 핏줄, 언어, 문화, 지역의 공통성에 기초하여 장구한 세월을 거쳐 공고화되었다.

계급이나 계층은 사회제도의 변화에 따라 소멸되고 새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민족은 사회제도의 존폐에 관계없이 인류역사와 더불어 면면히 계승되고 발전되어 온 가장 공고한 집단이다. 계급은 민족국가 안에서 살게 된다. 민족은 가장 포괄적인 사회적 집단이기 때문에 민족을 떠나서 존재하는 계급계층은 있을 수 없다. 계급계층은 일정한 민족국가 안에서 사회제도의 성격, 정치경제적 처지에 따라 자신들의 다양한 이해와 요구를 가지고 살며 투쟁하기 때문에 당연히 독자적인 계급성을 갖게 된다.

그런데 국가의 사회제도가 진보적이면 그 안에 사는 계급계층은 당연히 자주적이고 진보적인 권리와 생활을 누리게 되지만, 국가가 다른 나라의 지배를 받게 되면 그 안에 사는 계급계층은 주권이 박탈된 채 반동적이고 반민중적인 정치제도와 질서아래서 억압당하고 신음당하게 된다. 따라서 민족의 구성원으로서 계급과 계층은 민족의 운명을 떠나서 자신의 운명을 해결해 나갈 수 없다. 이에 계급과 계층은 민족의 운명, 민족의 번영에 대해서 공통의 이해관계를 갖게 된다.

민족의 생명은 자주성이다. 민족이 자신의 의사와 능력에 따라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며, 다른 민족과 호혜적이고 평등한 관계를 만들지 못하면 지배와 예속의 역사는 계속되며, 이것은 모든 민족성원의 운명을 규정하게 된다. 따라서 민족문제는 본질에 있어 민족의 자주성을 실현하고 지키는 문제이다.

약소민족에 대한 자본주의 강대국의 침략과 병합이 시작된 17세기로부터 제국주의단계인 오늘에 이르기까지 민족문제는 각기 다른 양상을 띠고 변화되어 오기는 했으나 자주적 발전과 예속적 운명의 기로에서 줄기찬 투쟁을 통해 발전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민족문제가 어느 지역적 문제가 아닌 전세계적 문제로 전면화된 것은 자본주의가 제국주의 단계로 들어서면서 강대국의 식민지정책이 전반화되었기 때문이다. 민족문제가 반외세이자 식민지민족해방문제로 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민족문제란 식민지 예속상태에 있는 민족에게는 민족해방, 민족자주권 확립에 관한 문제이며, 자주독립된 민족에게는 자기의 자주성을 더욱 견결하게 지키고 발전시켜 나가는 문제로 되는 것이기에 민족문제란 본질적으로 민족자주권의 문제가 되는 것이다.

민족문제는 제국주의와 그 패권정책이 남아 있는 한 지속되는 인류적 문제이며, 동시에 자주적 발전을 끊임없이 이룩하며 나라와 민족들간의 자주적이고 호혜평등한 관계를 실현해 나가는 영속적인 문제라 할 수 있다.

민족문제는 두 가지 측면을 포함하고 있다.

하나는 민족의 자주적인 발전을 저해하는 외세의 간섭과 침해로부터 어떻게 해방되고 외세의 지배간섭을 어떻게 막아낼 수 것인가의 문제이며, 또 하나의 문제는 민족의 독자적이며 자립적인 발전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이를 위하여 연방제 방식으로 사상과 제도의 차이를 초월하여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공존, 공영, 공리를 실현하는 민족내부의 단합을 도모하는 동시에 철저한 반제자주의 입장에서 외세를 반대하고 일체의 반통일세력과의 투쟁을 벌여 나가야 한다.

자주적인 정권이 들어서 있지 못한 조건에서 남북관계의 진전은 6.15공동선언 이행이 관건적인 문제로 된다. 더욱이 침략적이고 예속적인 한미동맹과 미국의 핵우산 아래 연중 강행되는 대북전쟁훈련, 포괄적 동맹강화를 앞세운 FTA강요, 국가보안법, 유엔사와 한미연합사 등 분단의 걸림돌들이 청산되지 않으면 안된다.

10.9핵시험과 2.13합의는 미군철수와 한반도의 평화체제수립의 가장 큰 견인차이다. ‘우리 민족대 미국’과의 대결구도로 심화되어 반미투쟁이 벌어지고 있는 오늘이야말로 민족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획기적인 조건이 성숙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나아가 남측에서 자주민주정부를 수립하는 것은 민족자주권문제를 해결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다.

6.15시대에 들어 와서 민족문제는 비로소 실천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당면문제로 되었다. 현 시기 우리민족문제를 해결하는 지름길은 6.15공동선언 이행에 있다. 하기에 6.15공동선언 이행 속에 민족의 자주도 있고, 자주민주정부 수립의 지름길이 있다고 하는 것이다.

최근 일부에서 진행되고 있는 한국진보연대의 강령토론 중에 민족자주와 미국의 패권정책반대(제국주의 반대)와 관련된 부분은 민족문제를 대하는데 일정한 시사점을 주고 있다.

민족자주와 제국주의패권 반대는 모두 외세를 반대한다는 데에는 공통점이 있으나, 민족자주는 민족내부의 단합과 자주적 발전의 문제가 독자적으로 존재한다. 제국주의의 패권문제는 민족자주를 억압하여 민중의 사회경제적 처지를 끊임없이 몰락시키며, 세계적 범위에서 침략전쟁과 경제수탈을 감행하며 사회주의말살과 미국식 민주주의의 확산을 강요하는 주범이다. 때문에 자주적 민중의 국제주의적 연대는 필수적이다. 유념할 것은 자기나라의 민족문제와 자주화와 다극화를 지향하는 나라사이의 국제주의는 서로 배치되는 문제가 아니며, 자기나라의 자주권문제를 우선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민족자주와 제국주의반대는 어느 하나를 선택할 문제가 아니라 상호 견지되고 보완되어야 할 문제이다.

6.15시대 민족문제는 민족자주권 문제를 실천적으로 해결하고 조국통일을 실현하는 당면문제이다. 외세에 의하여 분단된 나라와 민족이 자주권을 실현하는데서 선차적인 과제는 조국통일을 실현하는 것이다. 따라서 6.15시대 민족문제는 곧 조국통일의 문제이다. 6.15시대의 민족문제는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나가는 민족공조와 가장 첨예한 반미반제투쟁의 양축으로 진행된다. 이것을 이끄는 힘이 바로 ‘우리 민족끼리의 정신’에 있다.

민족의 발전은 단일한 민족주권 아래서만 가능하며, 이 기초 위에서 진보적인 사회제도를 수립하여 민족구성원들의 자주적 요구를 해결해 나갈 수 있다. 민족분단은 대결이며 끝없는 민족역량의 소모를 초래한다. 민족의 자주성이 계급계층의 자주권을 해결하는 전제이며, 민족은 자주성을 생명으로 하는 단일한 사회정치적 생명체라고 할 때 분단은 사회역사적 운동의 주체가 분열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 민족끼리’는 분열된 사회역사적 운동주체들의 단결을 통하여 거대한 반제자주전선을 이끌고 있다. 여기에 정파의 구분이 있을 수 없으며 민중의 평등과 해방을 위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다 6.15공동선언의 본의를 깨닫고 살려 나가야 할 것이다.

민족관이 올바로 서야 자주적인 통일에 온 민족의 힘을 집중할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우리 민족끼리’야말로 민족문제를 하루빨리 자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6.15시대의 가장 위력적인 보검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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