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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6.15시대’-김세창

<기획연재> ‘새로운 민족사를 열어나가는 6.15시대’ ⑨

2007년 07월 10일 (화) 17:03:13

김세창

 

김세창(범민련 남측본부 조직위원장)

지난 2000년 남과 북은 역사적인 6.15공동선언에 합의했다. 이후 이른바 ‘6.15시대’를 맞아 남과 북은 숱한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6.15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길을 걸어 왔다. 한때 6.15선언은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2005년 ‘김정일 국방위원장 - 정동영 통일부장관’ 특사면담을 계기로 제2의 6.15시대로 접어들었다는 평가도 받았다. 6.15공동선언 발표 7주년을 맞아 지금 시대를 ‘새로운 민족사를 열어나가는 6.15시대’로 규정하면서 아래와 같은 십수 개의 사안들을 정리해 연재하고자 한다. 이 기획연재에는 서너 명의 필자들이 참가할 것이며 소제목들은 연재 중에 다소 바뀔 수도 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린다. / 편집자 주

<기획연재 순서>

1. 6.15시대란 무엇인가?
2. 6.15시대의 목표
3. 6.15시대의 자주통일운동의 특징
4. 6.15시대 민족대단결운동의 현황과 과제
5. 6.15시대 남북부문간 교류운동의 과제
6. 6.15시대 자주통일운동의 추동력

7. 6.15시대 진보의 기준

8. 6.15시대와 민족문제
9. 제2의 6.15시대
10. 6.15공동선언 이행의 걸림돌을 살펴본다.(3대장벽을 중심으로)
11. 6.15민족공동위원회의 강화발전을 위한 과제
12. 남북정치협상 개최를 위한 몇 가지 조건
13. 6.15시대와 남북공동투쟁문제
14. 6.15시대와 통일방안
15. 민족통일기구에 대하여

9.19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2.13초기조치 이행이 궤도에 들어섰다. 미국의 핵독점정책이 붕괴되고 일방적인 핵선제전쟁 위협이 더 이상 먹혀들지 않게 됨으로써 미국은 대북 적대정책을 수정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이는 우리 민족을 옥죄어 왔던 분단냉전구조의 해체를 예고하고 있으며, 이로써 한반도평화체제의 근본적인 재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뜻한다.

여기에 미국의 선택권이란 별로 있지 않다. 미 중간선거에서의 참패와 이라크에서의 정치적 패배, 비등해지는 반전여론의 압박, 미국내 신보수 강경론자들의 퇴조, 유럽과 중동에서의 반미열풍과 핵보유 의지의 확산 등으로 인해 부시의 인생 말로는 불법전쟁의 전범 신세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궁지에 몰려 있다.

북정권 전복을 목적으로 하는 북한인권법 통과(04.10), 핵보유 선언과 6자회담 무기한 불참 선언(05.2), 그리고 9.19공동성명,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로 또다시 불거진 미국의 대북 제재조치, 미국의 전쟁위협에 맞서 전격 단행된 북의 핵시험. 이렇게 숨막히게 내달려 온 북미대결에서 미국은 결국 북미양자대화에 끌려 나오게 되었고, 한반도에서의 전쟁위협을 근원적으로 제거하기 위한 새로운 시험대에 올라서게 되었다. 뭐라 변명해도 미국의 굴욕은 이렇게 진행되고 있다.

6.15공동선언이 1990년대 클린턴 정권의 평화적 이행전략에 맞선 선군정치의 개막과 김대중 정권의 연북화해로의 정책적 전환이라는 환경 속에서 나올 수 있었다면, 2.13초기조치 합의는 핵으로 핵전쟁을 억제 무력화시킨 첨예한 군사정치적 대결 속에서 탄생한 것이다. 일련의 과정은 북의 제도와 평화를 지키면서도 한반도에서의 미국의 지배와 간섭을 걷어내는 민족자주와 조국통일의 결정적인 조건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다만, 6.15공동선언을 이행한다고 하면서도 침략적이고 예속적인 한미동맹의 틀에 갇혀 있는 노무현 정부의 민족공조의 행보를 얼마나 실질화시켜 낼 것인가가 사실상 남북관계의 중대한 변수로 작용하게 되었다.

대미 핵협상 교착과 2004년 7월 김일성 주석 서거 10주기 조문 불허, 탈북자 대량 입국으로 얼어붙은 남북정세는 2005년 6월17일 정동영 통일부장관이 특사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이 이루어지면서 풀리게 되었다.

이 자리에서는 안중근계획이라 불리는 중대제안이 나왔는데, ‘북핵폐기를 전제로 2008년부터 200만㎾의 전력이 남측에서 북측으로 직접송전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에너지주권의 측면과 남측의 정세변화에 의한 이행의 불투명성 등을 고려하여 북은 묵묵부답이었다. 사실 중대제안은 미국의 동의아래 취해진 것으로서 6자회담 재개에 북을 압박하기 위한 일환이었다. 여하튼 북은 6.17면담에서 약속한 대로 7월말 6자회담에 복귀했다.

북은 남북장관급회담을 6.15공동선언을 이행하는 일종의 기구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데 반해, 남측은 장관급회담을 북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6자회담의 부속회담 정도로 대하거나, 북미정세와 주변국들의 입장과 연계하여 대북 압박수단으로 활용하거나, 동북아에서 한국정부의 입지를 강화하는 틀로 인식하는 경향을 크게 드러내었다. 전력지원문제를 북핵폐기를 전제로 해야 한다는 남측의 중대제안은 사실 남북대화라기보다는 미국의 패권과 개입을 합법화하는 일종의 도발이자 위협으로 받아들여질 만큼의 엄중한 문제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남북관계는 주변국들의 이해관계에 얽히지 않고 보다 실질적인 관계진전으로 나아가기를 요구받고 있었다. 이러한 시점에 6.17면담으로 제2의 6.15시대가 열리게 된 것이었다.

따라서 제2의 6.15시대는 6.15공동선언 이행과 북미핵대결이 요동치는 소용돌이 속에서 외세와의 전쟁공조를 버리고 우리 민족끼리 평화와 통일을 실천해 나가자는 엄중한 민족사적 요청에 따라 탄생된 것이라 볼 수 있다. 이어 북은 8월 14~17일 서울에서 열린 8.15민족대축전에 당국ㆍ민간대표단을 파견해 현충원과 국회 방문, 청와대 예방 등 화해단합을 위한 파격적 행보를 이어 나갔다.

남북관계의 실질적 개선을 위하여 16차 남북장관급회담(05. 9.16)에서는 ‘남과 북은 우리 민족끼리의 정신에 맞게 남북관계에서 일체 체면주의를 버리고 실용주의적 입장에서 민족적 화해와 단합을 실질적으로도 도모하기 위한 조치들을 취해 나가기로 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쌍방은 당면하게 상대방의 사상과 제도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기초위에서 낡은 관념과 관행을 없애고 남북관계를 새롭게 발전시키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들에 대해 협의하고 실천해 나가기로’하였으며, 17차 남북장관급회담(05.12.16)에서도 ‘남과 북은 6.15 공동선언의 정신에 맞게 민족적 화해와 단합을 저해하는 대결시대의 낡은 관념에서 벗어나 상대방의 사상과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하여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그를 위한 실천적 조치들을 취해나가기로’ 합의하였다.

6.17면담과 15차 장관급회담의 결실로 남북관계는 각종 합의를 이행할 장관급회담,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남북적십자회담 등이 연이어 벌어졌다. 이러한 성과를 기초로 전민족적 통일운동기구인 6.15민족공동위원회가 결성되었으며(2005.12), 아리랑 관람(2005.하반기) 등 다방면적인 교류와 협력이 활기를 띠었다. 그러함에도 성지, 명소, 참관지의 제한 없는 방문, 외세와의 합동군사연습 중지, 전략물자교류제한철폐, 국가보안법 철폐 등의 걸림돌들을 제거하자는 협상은 조금의 진전도 없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2005년 을지포커스렌즈훈련이 벌어지고 있던 8.15민족대축전 당시 북측 정부대표단이 내려 온 것도 의외였으나, 나아가 북측 관계자들이 “남측이 현재의 분위기를 해치지만 않는다면 남북관계는 앞으로 획기적 진전이 있을 것”이라며 “6자회담과 남북대화는 별개의 문제”라고 밝힘으로써 북핵문제의 진전여부에 관계없이 남북대화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였다.(부산에서 개최되는 19차 장관급회담을 앞두고 이남정부는 미국을 비롯한 외세와 <림팩-2006>합동군사연습을 강행했으나 북측은 대표단을 부산에 파견했다.)

제2의 6.15시대라고 불리는 남북관계의 새로운 발전국면이 실질적으로 열리기 위해서는 남측 정부가 철저히 ‘우리 민족끼리’의 정신과 관점에서 민족 내부문제를 대하고 해결해 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5.17철도시범운행, 21차 장관급회담에서 나타난 반민족적 처사들은 결코 해소될 수 없다. 또한 제2의 6.15시대가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냉전대결의 제도적 장벽들을 없애야 한다.

더불어 올해 6.15축전의 파행사태에서 보여지는 것과 같이 제2의 6.15시대를 추동해 나갈 민간통일운동도 정세를 올바로 직시하고 운동기풍과 방법을 혁신해 나가야 한다. 민족대단결은 아무나 손잡고 하는 것이 아니라 반외세 민족자주와 6.15공동선언을 지지하는 애국애족세력과 하는 것이다. 6.15공동선언이 마련해 준 민족자주와 대단결의 열차에, 우리 민족끼리의 대행진에 ‘전쟁불사’와 ‘국치일’을 운운하는 한나라당이 올라탈 좌석은 결코 없다.

올해 12월 대선에서 우리는 제2의 6.15시대의 성과적인 진전을 열기 위하여 민족자주와 우리 민족끼리에 충실한 6.15공동선언 이행정권을 세워 놓아야 한다. 자주적 평화통일정책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 소위 신대북정책이란 것을 내놓고도 자중지란에 빠져 허우적대는 냉전수구세력이 집권한다면 미국은 또다시 전쟁과 제재를 앞세워 남측의 친미수구세력과 손잡고 민족말살에 광분하고 나설 것이다.

묵은 쌀로 밥을 하려면 바구미를 솎아 내야하고,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옛말이 틀린 게 하나 없다. 6.15공동선언 이행 속에 민족자주가 있고, 민족자주 속에 민중의 희망과 민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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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6.15시대 자주통일운동의 특징’ 060-2905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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