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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모술수가 판치는 정치판에 휘둘리지 말자

[고결한 침묵] -마더 데레사의 기도를 되새기며

2007/07/14 [12:29]

ⓒ참말로  박상기 기자

 

정치가 시끄러운 줄은 알았지만, 요즘은 시끄러운 정도를 지나 난장판이다. 정치인들에게 출세욕, 권력욕을 버리라고 할 수는 없다. 장가 가는 신랑에게 신부의 옷을 벗기지 말라는 것과 같다. 입 달린 사람마다 국민을 위하고 나라를 위해 이 한 몸 던진다고 큰소리치지만, 말짱 입에 발린 소리이고, 남보다 높은 자리, 권력의 뭉둥이를 움켜쥐는 자리를 탐내는 욕심이 먼저다. 그러니, 정치인이 그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다투는 거야 발정난 암컷을 놓고 뿔을 겨루는 숫사슴과 다르지 않다.

정치인들이여.
당신들은 <동물의 왕국>도 보지 않는가. 숫사슴끼리도 뿔로 겨루지 갑자기 뒷통수를 친다든가 떼로 덤벼든다든가 잠잘 때 몰래 공격하지 않는다. 당당히 초원에서 일대 일로 맞서서 승부를 겨루고 지면 깨끗이 승복한다. 이긴 자는 암컷을 차지할 뿐 자신에게 맞서 상처를 준 수컷을 핍박하지 않는다.

한국의 정치인들이여!
대통령직을 차지하려 다투는 후보와 그의 참모들이여!
저마다 공정한 룰을 통해서 경쟁하고, 비전과 정책을 내놓고 국민의 동의를 얻는 게 정치이지, 죽기살기로 경쟁자를 헐뜯고 서로 고소고발에 원수 대하듯 하니, 이건 동인 서인, 노론 소론 등으로 갈라서서 무고와 음해로 상대방 일문(一門)을 몰살하기를 거듭하던 조선의 당쟁(黨爭)과 다를 바 없다.

수백년간 끝없는 권력다툼으로 나라를 멍들게 하여 왜놈의 식민지로 전락시킨 당쟁의 더러운 유전인자를 씻어내지 못하는가. 예나 지금이나, 그런 족속들이 한국 정치인들의 초상이란 생각이 들어 참담하기 그지없다. 당신들을 어느  폐유조선에 실어다가 태평양 한가운데에서 침몰시켜 버리면, 우리 사회가 훨씬 덜 시끄럽고 이 여름의 무더위도 견딜 만할 것 같다.

그 판에는 또 권력의 곁불이라도 쬐어보려는 해굽성 교수, 지식인, 언론인, 사회단체까지 가세하여, 한 패거리를 이룬다. 그런 대로 자기 분야에서 밥술이라도 잘 먹고 있으면 그게 복이거니 여기며 조용히 살 만도 한데, 노름판에서 개평을 뜯자는 건지 불난 집에서 콩을 주어먹자는 건지, 너도나도 자문이다, 특보다, 캠프요원이다, 후원회다, 한여름밤 억머구리 끓듯이 몰려든다.

사계에서 업적을 남기고, 정치적 신념이나 지도자적 자질이 있는 전문가라면 모르겠다. 국제 경쟁력은커녕 아시아 경쟁력도 없는 알량한 저급 수준의 전문가들이 태반이다. 그러다보니, 그 머리에서 나오는 게 '그 나물에 그밥' 수준의 정책과 비전일 뿐, 기대는 건 마타도어요, 그 입에서 나오는 게 쌍소리 일색이 아닌가. 이들도 태평양으로 가는 폐선에 실리면 딱 맞을 인종들이다.

대선 고비를 향해 줄달음 치는 그들의 화상을 보라.
겉으로는 화합, 민생, 민주, 애국, 상생을 왜장치면서, 뒤돌아서면 상대를 헐뜯는 데 물불을 안 가리니, 그 바닥에는 인간은 없고 양아치와 불한당만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이 패거리나 저 패거리나 사납고 무도하기가 일란성 두 쌍둥이, 세 쌍둥이다.

달콤한 헛 약속과 선동의 언사를 휘두르면서 국민들이 부화뇌동하여 자기편이 되기를 간절히 유혹한다. 저렇게 무능하고 타락한 상대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나라는 거덜 나니까 무조건 나를 믿고 따라달라고 외친다. 그 뒤에 야바위꾼 같은 떼거리들이 나타나 어서 우리 편에 합류하라고, 늦으면 당신만 손해라고 동네방네 설친다. 읍소했다가, 미소를 지었다가, 협박까지 한다.

이런 때일수록 한 표를 가진 민초(民草)들이 냉정해야 저들의 못된 버릇을 고친다. 함부로 들떠서 그들의 헛말과 헛 약속에 현혹되면, 장거리에서 각설이타령을 얼빼고 구경하다가 지갑을 쓰리 당한 꼬락서니가 된다.

옳은 것과 그른 것을 구분하지 못하고 거짓과 참도 모를 정도로 총기를 잃는다. 중국의 문호 노신의 소설 <아Q정전>에 나오는 주인공 아Q처럼 시대의 허공에 부유하는 먼지 같은 존재가 된다.

단 한 번뿐인 자신의 소중한 생인데, 그렇게 헛되고 사악한 것들에 휘둘려 부평초처럼 사는 건 무지요, 수모요, 죄악이다. 내 삶을 찾자. 내 안을 바라보자. 내면의 풍경을 살피고,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내면에서 진실된 목소리가 울어나올 때까지 굳이 나를, 내 의견을 내세우지 말자.

부질 없는 소란과 다툼으로부터 자신을 지키자. 자기 내면에서 진솔한 선택이 결정될 때까지 침묵해야 한다.  눈의 침묵, 귀의 침묵, 혀의 침묵으로 자기를 다스리고, 지성의 침묵, 마음의 침묵을 유지해 자기 안에서 현명한 선택이 우러나오도록 때를 기다려야 한다.  

그런 삶의 태도를 가지는 것이 이 거짓된 말과 거친 욕심이 날뛰는 험한 세상에서 자기를 구제하는 유일한 길이고, 증오와 분열로 사람을 가르지 않는 인간애의 시작이다. 환멸로부터 자기를 지키지 않으면 자신도 환멸스럽게 되고 만다. 자기를 사랑하고 세상을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의 내면에 침묵의 양떼를 키우는 목자와 같다. 

현대의 성자 마더 데레사의 기도를 낭송하면서 사납고 거친 시대의 격랑을 잘 다스리는 게 자신의 심성을 더럽히지 않고, 이 땅에 평화와 온유를 살리는 길임을 다시금 되새기자.
 

[침 묵]

 

눈의 침묵을 지키십시오.
영혼에 방해가 되고 죄가 될 뿐인
타인의 결점 찾기를 그만두고
하느님의 선하심과 아름다우심만을 찾으십시오.

귀의 침묵을 지키십시오.
타인의 험담, 소문을 실어 나름, 무자비한 말들처럼
인간 본성을 타락시키는
일체의 모든 소리에는 귀를 막으십시오.
항상 하느님의 음성에,
그대를 필요로 하는 가난한 이들의 외침에 귀 기울이십시오.

혀의 침묵을 지키십시오.
칙칙한 어둡고 괴로움의 원인이 되는 모든 말과 얄팍한 자기변호를 삼가고,
우리에게 평화, 희망, 기쁨을 가져 오고 마음을 밝혀 주는
생명의 말을 함으로써 하느님을 찬미하십시오.

지성의 침묵을 지키십시오.
거짓됨, 산만한 정신, 파괴적인 생각, 타인에 대한 의심과 속단,
복수심과 욕망에 매이지 말고
하느님의 경이에 대해 깊이 관조했던 성모 마리아처럼
기도와 묵상 안에서 주님의 지혜와 진리에 마음을 활짝 여십시오.

마음의 침묵을 지키십시오.
온갖 이기심, 미움, 질투, 탐욕을 피하고 온 마음과 영혼과 정성과 힘을 다해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십시오. - 마더 데레사

 

박상기 기자는 고려대 불문과 졸업. 1984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소설 <새>가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20여년 동안 언론계에서 활동하며 월간 <한국인>과 주간 <시사저널>의 편집장을 역임했다. 주요작품으로 <홍수의 밤> <사해> <대기발령> <밤꽃> 등 20여 편의 중, 단편을 발표했으며, 작품집 <서울피라미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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