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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민족공동위원회 강화발전을 위한 과제

<기획연재> ‘새로운 민족사를 열어나가는 6.15시대’ ⑪

 2007년 07월 24일 (화) 16:36:16

이경원

 

이경원(범민련 남측본부 사무처장)

지난 2000년 남과 북은 역사적인 6.15공동선언에 합의했다. 이후 이른바 ‘6.15시대’를 맞아 남과 북은 숱한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6.15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길을 걸어 왔다. 한때 6.15선언은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2005년 ‘김정일 국방위원장 - 정동영 통일부장관’ 특사면담을 계기로 제2의 6.15시대로 접어들었다는 평가도 받았다. 6.15공동선언 발표 7주년을 맞아 지금 시대를 ‘새로운 민족사를 열어나가는 6.15시대’로 규정하면서 아래와 같은 십수 개의 사안들을 정리해 연재하고자 한다. 이 기획연재에는 서너 명의 필자들이 참가할 것이며 소제목들은 연재 중에 다소 바뀔 수도 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린다. / 편집자 주

 

<기획연재 순서>

 

1. 6.15시대란 무엇인가?

2. 6.15시대의 목표

3. 6.15시대의 자주통일운동의 특징

4. 6.15시대 민족대단결운동의 현황과 과제

5. 6.15시대 남북부문간 교류운동의 과제

6. 6.15시대 자주통일운동의 추동력

7. 6.15시대 진보의 기준

8. 6.15시대와 민족문제

9. 제2의 6.15시대

10. 6.15공동선언 이행의 걸림돌 (3대장벽을 중심으로)

11. 6.15민족공동위원회의 강화발전을 위한 과제

12. 남북정치협상 개최를 위한 몇 가지 조건

13. 6.15시대와 남북공동투쟁문제

14. 6.15시대와 통일방안

15. 민족통일기구에 대하여

최근 들어 6.15민족공동위원회의 발전 전망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다.
6.15민족공동위원회를 강화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남, 북, 해외위원회의 공통된 과제이며, 공동의 노력을 통해서 이룩되는 것이지만 6.15축전을 경과하면서 자연스럽게도 남측위원회에 대한 문제의식이 많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그리고 혁신과제에 대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인지, 복잡한 6.15남측위원회의 상황으로 볼 때 동의할 수 있는 집단(단체 또는 조직)이 얼마나 될지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공감과 동의가 없는 문제의식은 생명력을 갖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최근 6.15남측위원회의 조직운영과 사업과정에서 드러나는 몇 가지 문제는 6.15민족공동위원회의 역할을 규정할 수 있는 사안들이다. 그것을 짚어보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자 한다.

1. ‘지금은 6.15공동선언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더 많이 조직해야 하는 때’라는 말속에 정치적 사안들을 해결하기 위한 투쟁은 실종되고 있다.

6.15남측위원회는 해방이후 이남지역의 최대조직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있다. 6.15공동선언이 발표되면서 우리민족의 통일실현에 대한 구체적 확신을 갖게 되었고 누구나 할 것 없이 통일에 나서게 된 결과다. 그러면 6.15공동선언을 지지하는 모든 사람들을 6.15민족공동위원회로 결집시키자는 명제에 대해 반대할 사람들이 있을까? 물론 없다. 반대하는 사람이 있다면 분명 통일을 반대하는 사람일 것이다.

6.15공동선언을 지지하는 모든 사람들을 조직한다는 것은 반통일세력을 최소화하고 통일의 역량을 극대화하는 정치적 행위이며 투쟁이다. 이것을 달리 표현하면 민족의 대단합을 실현하는 것이며, 민족대단결운동이다. 민족의 대단합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은 통일의 걸림돌을 제거하는 것과 민족의 공존공영을 위한 정치적 합의를 만들어내는 수많은 연속적인 정치투쟁과 실천을 요구하게 된다.

문제는 6.15공동선언을 지지하는 모든 사람들을 조직하는 문제와 정치투쟁을 분리시키려는 경향이다. 정치투쟁을 동반하면 조직확대가 불가능한 것처럼 우려하고 동요하면서 정치투쟁을 뒤로 미뤄놓는 태도는 통일을 잘못 이해하고 있거나 의도적이라고 보아야 한다.

통일은 그 자체로 정치적인 행위이다. 사람들을 많이 모아 놓았다고 해서 저절로 통일운동으로 발전되지 않으며, 정치투쟁을 하지 않다가 어느 날 갑자기 이쯤에서부터는 정치투쟁을 하자고 해서 전환되는 것도 아니다. 정치투쟁은 인식의 산물이며 통일의 절박성에서 나오는 실천적 의지의 표현이다.

2. ‘한나라당을 배제하는 것은 민족대단결 원칙에도 맞지 않다’는 논리는 괴변이며, 무원칙을 드러내는 통일운동에 대한 몰이해의 소산이다.

6.15공동선언을 지지하는 사람이라면 그가 한나라당 의원이건 가리지 않고 힘을 합쳐나가야 한다는 데에 반대할 사람이 있을까? 장담하건데 6.15민족공동위원회 안에는 그 누구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당론으로 6.15공동선언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낸 적이 없다’거나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45%의 국민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한나라당과 함께 해야 한다’는 논리는 비약을 한참 넘어 통일운동에 대한 몰이해로부터 나오는 괴변이거나 행위를 정당화하려는 수단이다.

통일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한나라당의 소행을 낱낱이 알고 있으며, 그들이 집권할 경우 나타날 상황은 뻔히 짐작하고도 남는다. 분단 이후 통일운동은 반통일세력에 대한 투쟁의 연속이었고, 한나라당은 대표적인 반통일 집단이다. 6.15공동선언을 음해하고, 북에 대한 전쟁까지도 불사한다고 하며, 심지어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까지도 중단해야 한다고 했을 뿐만아니라 우리민족의 통일에 대한 노력을 얼마나 음해하고 반대해 왔는가는 입이 백개라도 말로 다할 수 없다.

한나라당은 견인되는 대상도 아니며 지리멸렬해지고 해체시켜 나가야 할 대상이다. 그것은 온 겨레의 힘으로 정세를 주동해 나가면서 평화를 실현하고 통일을 앞당겨 나가는데서 실현된다.

최근에 한나라당 일부에서 통일에 대한 당론을 바꾸자는 의견이 나오는 것도 돌이킬 수 없는 정세의 변화를 직감한데서 나오는 것이다. 6.15공동선언, 국가보안법, 헌법개정, 과거사에 대한 입장변화 없는 기만적인 당론수정은 이번 대선에서 표나 더 얻어 보자는 전혀 진정성 없는 쇼에 불과하다고 단언한다.

3. 통일을 실현하기 위한 모든 실천운동에 ‘민족’의 개념을 떼어낼 수 있을까.

‘세계화’, ‘신자유주의’로 표현되는 제국주의의 지배주의는 국가간의 경계를 허물고 ‘민족’이라는 개념을 구시대 낡은 유물로 낙인찍고 있다. 소위 ‘탈민족담론’이라는 식자층의 논쟁이 유행처럼 번져나가면서 민족주의를 마치 국수주의나 배타주의쯤으로 치부해버리는 경향이 농후하다. 민족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 자체가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배타적으로 인식된다면서 쓰지 말자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가 통일을 이야기 할 때 민족의 개념을 떼어낼 수 있을까.
통일은 유구한 역사를 통해서 형성된 가장 공고한 사회적 집단으로서의 민족적 동질성의 발현이며, 경제적 측면이나 사회문화적 측면의 어느 하나로 표현될 수 없는 총체적 사상의식에서 비롯된다. 참된 민족주의는 닫혀있지 않고 열려있으며 국제주의와도 통한다.

“왜 통일을 해야 합니까?”라는 질문에 “같은 민족이기 때문이다.”라고 답했다는 어느 학자의 말처럼 민족은 그런 것이다. 민족성, 민족애를 깊이 있게 되새겨야 한다.

4. ‘민족을 위해 복무한다’는 관점과 태도가 시급하다.

6.15공동선언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모여 6.15민족공동위원회를 건설했으나 그 속에는 여전히 대결의 잔재들이 남아있다. 북의 체제를 반대하거나 흡수통일의 시각에서 통일을 대하거나, 북을 동정해서 지원이나 하자는 식의 인식과 태도가 잔존해 있다.

또한 6.15민족공동위원회 결성 때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해외측위원회 조직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가시지 않고 있으며, 지역본부에서의 세력확장을 위한 패권적인 사업작풍이 긴장을 조성하기도 한다. 사무처 실무자를 충원하는 것도 6.15에 대한 열정과 공정성, 복무력보다는 세력간의 균형을 우선 고려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민족공동행사가 진행될 때마다 문서와 공연 등의 기조와 수위를 둘러싼 협의로 행사가 지연되기 일쑤고 일부의 입장을 관철하기 위해 사람 배치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민족공동의 이익을 중심에 두고 사업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입장을 앞세워 사업하고 있다면 과장된 것일까. 분명한 것은 당리당략을 넘어 체제와 사상의 차이를 넘어 민족의 이익에 맞게 통일을 실현하기 위한 방향에서 모든 것이 이루어 져야 한다.

위에서 지적한 네 가지 문제의식은 6.15민족공동위원회를 강화발전 시키기 위한 전제이며 근본문제가 아닐까 생각된다. 민족의 운명을 자주적으로 개척하려면 사람들의 관점과 태도가 우선 자주적으로 변화되고 민족이익에 복무하려는 입장이 서야 한다.

그러나 6.15남측위원회는 이러한 문제를 노정하면서 지금까지 3년을 보내고 있다. 6.15민족공동위원회가 민족대단결의 모체이며 그에 맞게 지위와 역할은 어떻게 규명되어야 하는지는 어찌보면 탁상공론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6.15민족통일대축전을 평가하면서 공동집행위원장들의 책임문제가 대두되고 있고 운영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논의가 본격화 되고 있다. 가령 공동집행위원장 제도의 유의미성이 규명되어야 하고 그렇지 못하면 폐지하거나 보완체계가 확립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정치적 책임성을 갖는 체계로써 공동대표로 구성되는 상임운영위원회를 두거나 새로운 형태의 운영체계를 확립하여야 한다.

그리고 종단, 시민 등의 단위에서도 상층의 몇몇이 결합하는 범주를 넘어서 기층으로 확대해 나갈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고 대중적으로 벌여나갈 수 있는 통일운동이 전개되어야 한다. 이를 토대로 결정단위가 아니더라도 6.15민족공동위원회 사업을 결의하고 안받침 해나갈 1천명 규모의 위원을 둘 수 있을 것이다.

또한 6.15민족공동위원회는 상층의 몇몇 인사가 주도하는 통일운동이 아니라 대중적 힘에 근거한 절대다수의 통일역량을 규합하는 운동이 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지역과 부문본부가 대중적 힘을 갖는 역량으로 발전되어야 한다. 모든 본부들이 대중적 토대가 있으면서도 그 역량을 축성하는 데서는 취약성을 갖고 있다. 정세발전에 힘입어서 진행되는 기획행사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대중을 통일운동의 주인으로 세우고 정세를 주도해나가는 대중운동으로 거듭나야하며 그것이 우리민족끼리의 힘으로 분출되는 6.15시대의 운동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분발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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