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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과 신뢰 무너진 정치인 결단코 거부해야

2007대선에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중요한 한 가지

2007/11/28 ⓒ참말로

이기명 작가

 

박 군.
요즘 하늘을 처다 보는 일이 무척 잦아졌네. 새벽에 일어나 아직도 어두운 하늘을 보고 뿌옇게 먼동이 터오면 다시 하늘을 보고 아침 산책을 하면 푸른 하늘을 보네.

사람이 하늘을 보는 것이야 당연하지만 요즘 하늘은 그냥 보는 것이 아니라 많은 생각을 하면서 본다네.

하늘에 계신 분은 한 눈에 세상을 다 내려다보고 계시겠지. 인간들이 아무리 발버둥을 치면서 감추려는 온갖 허물도 그 분은 모두 보고 계시겠지.

인간의 모습이 안타까워서 한숨을 쉬고 계실까. 화를 내고 계실까. 혼을 내주실 계획을 세우고 계실까.

요즘 대선후보들의 장밋빛 공약들이 어지럽네. 하늘을 보고 물어보네. 저 말들이 정말인가요. 하늘에서는 아무 말도 없네. 내 마음이 뒤틀려져 있어서 일까. 공약이 구정물 같아서 일까.

친구들한테 물어 봐도 정말로 들리지가 않는다고 하네. 한 번 묻고 싶네. 후보자들이 거울 앞에서 스스로 얼굴을 보며 자신의 공약이 정말인가를 자문해 보라고 말이네.

요즘 부쩍 하늘을 올려다보는 것은 이미 다 알고 계신 분이시기에 옳고 그름을 빨리 가리시어 불의한 자를 벌하시고 옳은 자에게 힘을 주시어 혼란에 빠져있는 선량한 사람들을 고통과 갈등에서 구해 주시라는 간절한 소망 때문이네.

“하늘을 보고 땅을 보고”라는 책이 있네. 양수정이란 사람이 썼는데 ‘내가 지켜 본 사형장 27일’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지.

조직폭력배 두목들과 정치깡패, 그리고 3·15부정선거와 4·19 발포명령자들이 사형장으로 가는 처연한 모습을 썼네.

타고 난 명을 다 살고 세상을 떠나도 삶에 대한 미련이 남는데 사형수들이야 오죽 하겠나. 비록 죄를 졌다 하더라도 죽는다는 것은 참혹한 비극이지.

축 늘어져 형장으로 가는 사형수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하늘을 보고 땅을 보면서 후회를 하겠지. 지은 죄를 참회하겠지. 아니면 세상만 원망할까.

한 점 부끄럼 없이 세상을 바르게 산다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지.
윤동주는 그의 시 “서시”에서 이렇게 썼네.

서시 /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워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대충 한 번쯤은 읽었을 이 시를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읽었을까. 지금도 젊은이들의 애송시인 이 시를 젊은이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읽을까.

어느 심리학자의 말인데 사람은 하루에 거짓말을 203번을 한다고 하네. 참 많이도 한다고 할 지 모르나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전혀 틀린 말도 아닌 것 같더군.

그저 일상생활에서 하는 악의 없는 거짓말이야 참으로 많지. 흔히 ‘바빠 죽겠다’ ‘자네만 믿어’ 친구 만나면 ‘요즘 별 일 없나?’ ‘행복해 죽겠어’ 등등 대답을 하는데 악의 없는 거짓말이네.

늙은이 빨리 죽고 싶다는 말이나 노처녀 시집가기 싫다는 말이야 대표적인 거짓말인데, 악의 없는 선의의 거짓말이야 누가 시비를 걸겠나. 오히려 재미있는 거짓말은 생활의 활력소 역할도 하겠지.

문제는 법에서 죄로 규정한 위증죄나 사기죄로 걸리는 거짓말이지. 이런 거짓말이 사회악이며 사회정의를 무너뜨리는 암적 존재가 되네.

요즘 진짜냐 가짜냐. 정말이냐 거짓말이냐. 대한민국을 온통 들끓게 하는 사건이 있네. 어느 대통령 후보와 관련된 거짓말 싸움이네.

이제는 보통명사의 위상에 까지 오르고 머지않아 국어사전에까지 오를 게 분명한 BBK 사건.

도장이 진짜냐 가짜냐. 당의 공식기구인 클린위원회 위원장은 이면계약서에 찍힌 도장이 위조라 하고, 대변인은 이 후보의 것이라 하고...... 뭐가 진짠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네.

너무나 복잡하게 얽히고설키어서 국민들이 정신을 못 차릴 정도지만 이제는 하도 귀에 익어 거의 알아들을 수가 있고 여론조사에서도 대충 판가름이 나는 추세인 것 같네.

도대체 왜 이 지경에까지 이르는 것일까. 처음부터 출발을 잘못했네. ‘내가 돈 벌려고 젊은이와 사업을 하다가 이렇게 됐다. 내 불찰이니 국민들한테 죄송하다.’ 이랬으면 끝나는 것이네.
뻔한 일을 아니라고 벅벅 우기니 국민들이 바보인가. 세상에는 비밀이 없고, 대사란 사람이 밝힌 명함만 해도 처음부터 명함을 썼다고 고백을 했으면 말썽날 일이 없지 않나.

대사가 이회창을 위해서 일하던 사람이라는 구질구질한 변명을 어떻게 멀쩡한 정신으로 할 수 있단 말인가.

아들딸의 위장취업도 밝혀진 즉시 사과를 하면 욕 좀 덜 먹을 일이고 대학원 강의 두 번 하고 3,600만원 받은 것도 무조건 잘못했다면 덜 욕 먹네. 대선후보의 재산신고도 전과 다르게 했더군.

자기 빌딩지하실의 유흥음식점 성매매의혹도 그저 죽을 죄로 잘못했다면 되는데 부득부득 변명을 하니 이제는 무슨 옳은 말을 해도 국민들이 믿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네. 도대체 맞는 것은 무엇인가.

이렇게 신뢰가 떨어진 사람을 어떻게 지도자로 존경할 수 있단 말인가. 그래서 다시 하늘을 보게 되는 것이네.

여론조사는 김경준 가족의 말을 이 후보보다 더 믿는다고 했네. 한나라당은 김경준을 전과 17범이라고 하는데 그렇게 따지면 비난하는 쪽도 14범이나 된다고 하네. 전무후무한 후보네.

더욱 가공할 것은 민주주의 원칙인 선거법을 위반해서 의원직을 잃었다는 엄중한 사실이지. 이제는 콩으로 메주를 쑨 대도 믿지 않을 정도가 되었고 당내에서도 심상치 않은 불신의 바람이 불고 있네.

오죽하면 김용갑 의원 같은 사람도 이 후보에게 사실을 고해성사하는 심정으로 당당하게 밝히라고 충고를 했을까. 전여옥도 “BBK부터 후보 자녀들 취업문제까지 솔직히 자신도 좀 짜증났다"면서 솔직한 심정을 토로했네.

급기야 한나라당사 앞에서는 연일 후보를 교체하라는 시위가 격렬해 지고 지지도는 떨어지는데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소리도 높아지고 있네. 사면초가가 바로 이런 경우가 아니겠나.

"한나라당으로 정권교체 위기, 국민은 불안! 전국위원회소집. 재신임 물어야! 유비무환"

이것이 지금 전국적으로 나돌고 있는 괴문서네. 강재섭 대표는 결국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수습에 나섰더군. 자기 당 후보에 대한 비호감도가 51%에 이르렀다고 자체 여론조사에서 나타났다니 초상 직전이 아니겠나.

"당 분열을 일으키는 요인들이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철저하게 검토하고 수사를 의뢰할 것이다."

철저하게 수사를 하지 않더라도 자중지란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 아니겠나. 후보의 지지도는 추락하고 언제 BBK의 진상이 밝혀질지 모르고 그럴 경우 ‘잃어버린 10년’은 백일몽이 되어 버리네.

후보 교체라는 것은 박근혜를 생각하는 모양이지만 불가능한 일이고, 어디선가 이회창이 희죽 웃는 모습이 보이는 듯하네.

몸 버릴 각오로 무소속 출마를 결심한 이회창이 이런 경우를 생각하지 않았을 리가 있겠나. 호박이 넝쿨 채 구르는가.

이처럼 치사하고 추잡스러운 정치판에서 그래도 의지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바로 국민이네.

세계대전 이후 탄생한 신생국가 중에서 기적을 이룩한 나라라고 인정을 받고 있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네. 6.25란 미증유의 동족상잔을 극복하고 세계경제 11위의 위업을 달성했고, 박정희 전두환으로 이어지는 독재를 타도한 정의로운 국민이네.

무능한 대통령에게서 비롯된 IMF 국제 파산선고를 가장 빨리 극복해 이제 세계 상위의 외환보유국이 되지 않았나.

그러나 냉정하게 우리의 현실을 직시해 보세. 과연 이 나라의 장래는 장밋빛인가. 세계에서 같은 땅덩어리가 반으로 갈라진 유일한 나라고 같은 얼굴 같은 말을 쓰는 수백만의 정예군대가 총을 서로 겨누며 살고 있다네.

그런 땅에서 전쟁위험이 사라졌다고 하네. 평양에서 남북정상이 만나고 그 광경을 지켜보면서 남북의 국민들은 이제야 이 땅에서 전쟁의 검은 그림자가 사라져 가는 것을 실감할 수가 있었네.

금강산 관광은 물론이고 백두산 관광도 이루어진다네. 개성공단에 기차가 왕래하고 이북산 흑연이 들어 왔네.

그런데도 북과의 정상적 거래조차 퍼주기로 매도하는 세력들이 있는 현실이네. 어쩌자는 것인가. 여전히 이를 갈며 대치하는 것이 평화란 말인가.

박 군.
자네가 보기에도 대단한 변화가 이 땅에 오지 않았나. 그러나 이런 변화도 삐끗 잘못하면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되어 버리네. 그런 사람들이 나라를 이끌어 갈 지도자가 되겠다고 지금 혈안이 되고 있네.

요즘 하늘을 자주 처다 보는 이유는 무엇인가. 지도자가 되겠다는 사람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국민을 하늘이라고 한다네. 민심은 천심이라고 한다네.

과연 그들은 국민을 하늘이라 생각하는 걸까. 지금 그들의 행위가 하늘을 보고 하는 일들인가. 무엇이 진실인지도 모를 정도로 거짓말을 하며 국민을 혼란으로 빠트리고 있네.

아무리 생각을 해도 거짓일 것 같은 행위를 진실로 가장해서 국민을 속이고 있다고 생각하네. 그러나 영원히 국민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이제는 국민들도 무엇이 진실인지 조금씩 아는 것 같더군. 정직과 신뢰와는 담을 쌓은 것 같은 사람. 당의 결정에 불복해 두 번이나 대권에 도전한 사람.

두 번이나 실패한 사람이 법과 원칙을 지켜야 된다면서 국민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사람. 가슴은 어디에 있는지 입으로만 말을 하는 사람. 자기는 안 하고 상대에게만 후보를 사퇴해야 단일화 논의를 하겠다는 기업인 출신의 설익은 정치인. 좌우간 대통령 되겠다는 사람이 넘치고 흐르네.

이제 국민들도 그들의 참모습을 알아가는 것 같네. 그런데 국민이 알면 뭘 하는가. 오늘의 우리 현실은 도둑이 바로 눈 앞에 있는데도 잡지도 않고 소리치지도 않는 그런 슬픈 모습이네.

이 땅에서 가장 많은 투표권을 가진 사람들이 젊은 층이라고 하더군. 62%라고 하던가. 그러나 이들은 또한 가장 정치에 무관심하다네.

정치를 버러지 보듯 하면서 욕하는 것을 지식인인 듯 착각하는 사이비 지식인들, 자신들이 정치를 망치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나 하는지.

비난만 한다고 부도덕한 정치인이 도태되는 것은 아니지. 올바른 투표로서만 가능한 것이네. 선거로서 도태시켜야 하네.
 
나라의 지도자는 치소한 국민에게 정직과 도덕성에서 신뢰를 줘야 하네. 정직하지 않고 부도덕한 정치인을 어떻게 국민이 지도자로 따른단 말인가.

한나라당은 이제 BBK와 관련해 종결선언을 했다고 하네. 우리가 말하지 않으니 너희들도 입 닥치라는 얘긴데 그게 마음대로 되겠나.

어려운 시기마다 슬기롭게 국난을 이겨낸 우리 국민들은 자부심을 가져야지. 입을 열 때 마다 말이 바뀌는 사람은 지도자가 될 수 없네. 그를 선택하는 국민은 공범이네. 악의 편이지. 무시당해도 할 말 없지.

국민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중요한 것은 도덕과 신뢰가 떨어진 정치인은 단연코 거부해야 한다는 것이네. 그것만은 국민들이 꼭 명심하기를 간절히 빌고 또 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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