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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조약의 날 – Remember, November 2009 !

 2008년 11월 5일 (수)

                                                    오 인동 / 6.15미국위 공동위원장

 

오 인동 입니다. <08-26통신>

10월25일, 워싱턴엔 아침부터 가랑비가 내렸습니다. 해외동포대회 두 째 날은 하루 종일 회의차례로 꽉 짜여 있어 호텔 밖으로 나갈 일이 없는 우리들에겐 아무 상관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조금씩은 들떠 있는 우리 마음을 가라 앉혀주었습니다. 어제 환영만찬에서 새로 만나는 분들과 이미 인사소개를 한 뒤라 어느새 친근해 졌고 특히 지난 금강산 6.15대회에서 만났던 분들과의 재회는 남다르게 다가 왔습니다. 그러나 멕시코 비행장에 나왔다가 출국 못한 정갑환 위원장이 못내 안타까웠습니다.  금강산 대회에 참여할 수 없게 된 유럽위원들의 문제가 하나의 촉매제가 되어 이 대회에 이르렀고 그래서  여기서 만나게 된 그들과의 만남은 깊은 동지애를 느끼게 했습니다. 6.15통신으로 나눠온 무수한 대화로 인해 처음 보면서도 오래 전부터 알아온 사이 같아 우린 만나자 마자 껴안는 것으로 첫 대면을 했습니다.

 쉐라톤호텔 회의장에 모인 60여 명의 인사들은 미국 여러 지역과 세계 여러 곳에서 오신 위원들, 그리고 한국에서 오신 학자, NGO 활동가, 대학원생들이었습니다. 주관 위원회인 미국위 이행우 대표위원장의 치밀한 대회 프로그램 작성과 대회처인 워싱턴의 신필영 위원장과 이재수 사무국장의 빈틈 없는 준비는 이미 워싱턴 비행장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지난 3월 LA미국위원회 모임에서 선을 보인 주관처 위원들의 공항영접은 이번에 그 진가를 국제적으로 발휘했습니다. 저희 일행을 맞은 사람은 신회장님 부부였습니다. 그렇게 따뜻할 수가 없었습니다. 워싱턴 임원들 고맙습니다.

회의는 1) 차세대의 통일의식과 역량개발, 2)해외 각 지역 현황과 협력문제, 3)한반도 통일과 6.15해외위원회의 역할, 4) 조국의 통일정세를 중심의제로 토론했습니다. 발제와 그 내용들은 우리 홈페이지 www.615us.com 를 참고해 주십시오.  문동환 해외측 공동위원장님의 기념사와 기조연설, 한국의 성균관대학 정현백 교수의 <시민참여형 통일운동>에 대한 기조연설문들을 볼 수 있습니다.

차세대의 사고방식에 대해선 기성세대가 다시 생각해야겠다는 깨우침, 각 지역의 특수성엔 맞춤형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반성, 해외위가 이제부터는 정말 달라져야 한다는 절심함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등장과 더불어 굳어진 남북관계는 빠르게 변하고 있는 미국과의 관계에 발 맞추어 통일의 당사자로서의 자리를 찾도록 6.15위가 나서야, 그것도 타성에서 벗어나 공정하고 엄정하게 해외측은 나서야 한다는 것을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기쁨은 짐짓 고생 끝에 이어 온다고, 정해진 모든 토론을 마친 우리는 워싱턴 근교의 대형 한식당 Palace(궁전)로 편하게 실려 갔습니다. 공개 행사인 이 만찬에 100여 명이 자리를 꽉 채웠습니다. 음료를 들면서 이 식탁 저 식탁을 돌면서 벌써 이별이 오는 것을 아 쉬어 하는 눈치로 정을 나누었습니다. 남측 대통령선거 이후 미국 동부의 대학에서 연구생활을 하고 있는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미국대통령 선거전이 한창인 민주당 오바마 (B. Obama)선거본부의 외교정책자문관이며 한반도정책담당팀장인 자누찌 (Frank Jannuzi) 도 문동환, 이행우, 양성환, 박소은 신필영 대표 등과 한 식탁에 자리 했습니다.

정 전 장관은 "한반도에 변화를 일으키는 `제4의 물결'의 진원지는 개성공단이 될 것"이라며,  "만일 오바마 후보가 집권해 개성공단에 미국 기업을 입주시키도록 장려한다면 작지만 의미 있는 정책이 될 것"이라고도 해서 좌중의 큰 호응을 받았습니다.

자누찌 팀장에게 뼈 있는 조언을 한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부페식 한식으로 맛있는 식사를 했고 드디어 이 밤의 정점이 될 자누찌의 차례가 왔습니다. 저는 그의 강연과 질의응답 시간을 모두 영어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단상에 올라 우리 미주한인들이 왜 오바마 후보에게 투표를 해야 하는지를 얘기해줄 사람이 누구인지 알려드리겠다며, 그는 “ 노래하기 좋아하는 한국인과 비슷한 기질을 가진 이탈리아계로 공교롭게도 오바마 후보의 부통령으로 지명 받은 바이든(J. Biden) 상원의원의 외교정책에 자문하고 있는 동아시아전문가” 라 했습니다. 일찍이 예일 대학에서 역사학으로 BA를, 그리고 하버드대학의 케네디 행정대학원에서는 MPP(Master in Public Policy) 를 취득했고 미국무성의 정보연구국 (INR)의 동아시아지역 정치/군사 분석가로 한반도 등 지역안보 문제를 다뤘습니다. 그리고, 한반도 문제로 한국과 북조선을 여러 차례 방문한 바 있는Frank Jannuzi를 단상에 오르게 했습니다.

따뜻한 박수를 받으며 올라온 그에게 직접 표를 던질 한인들을 대표하는 매릴랜드 한인회 허인욱회장과 워싱턴 민주평통 이용진회장을 소개하며 유세를 잘해야 할 거라고 다짐을 주며 마이크를 넘겼습니다. 자누찌가 이 바쁜 때에 우리 6.15위원회에 오게 된 것은 얼마 안 되는 한인표를 얻으려 온 것은 물론 아닙니다. 90년대 초에 미국에 설립된 한인단체 NAKA(미주동포전국협회)의 조동설, 이행우 회장 등이 미국상하원의원들과 한반도 문제에 대해 꾸준히 관계를 유지해온 때문입니다. 사실은 저도 2003년 상원에 북한 자유법안이 상정되려 할 때 이에 대한 타당성 여부를 진단해서 건의서를 작성해 달라는 NAKA의 요청으로 Korea-2000의 은호기 위원 등과 함께 우리의 강한 입장을 자누찌에게 넘겨 주었던  인연도 있었습니다.                                                                                                       

 겸손하고 성실한 학자풍의 엘리트는 말했습니다. 한반도와 미국과 관련된 역사를 돌이켜 보면 참으로 아쉬었던 때가 많았다. 그 중에도 북조선 문제에 관한 한 왜 미국정부와 한국정부 사이에는 엇박자의 시절이 계속되었는지 모르겠다. 민주당 클린턴 대통령이 초기의 대북 억제정책에서 벗어나서 포용정책을 쓰기 시작할 때, 한국에서는 김영삼 정부가 등장해서 고집스러운 대북강경정책을 쓰게 되었었고,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서 6.15남북공동선언까지 하자 이번에는 공화당 부시 정부가 들어서서 북을 악의 축이라며 완전강경정책으로 선회했고, 그 어려움 속에 노무현 정부가 들어서서 실질적인 남북경협을 시작할 10.4 정상선언을 하며 부시 2기와 팽팽히 지내다가 결국 다시 강경보수의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 어려워 지고 있는 요즈음이다. 그러나 오바마가 당선되면 미국과 북조선 관계는 직접대화로 풀어가겠다는 그의 뜻을 따라 정책을 펴나가게 될 것이며 그 앞날을 낙관적으로 본다고 했다.

이에 사회자인 저는 한마디 덧 부쳤습니다. 원래 한국의 수구보수층은 주로 미국이 하는 대로 따르는 경향이 심해서 미국이 약간 강한 대북논조를 내면 그 보다 더 크게 복창해 왔다.  한국계 미국시민으로 우리가 바라는 바는 국제적으로 실추된 미국의 위상을 되찾고 국제정의와 도의에 따르는 그런 정책을 펴주기 바란다. 그런 정책이 대북포용정책이라고 해도 한국의 보수정권이나 보수층은 습관대로 따르리라는 점에서 낙관할 수 있지 않겠는가  했더니,  그는 그렇게 해서라도 한미간에 공조가 되기를 바란다고 답했습니다.

자누찌는 또 93년 북의 핵 위기가 절정에 달했을 때 카터 전 대통령이 김일성 주석을 만나기로 예정 되어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방안 가득히 앉아서 카터에게 북조선에 대한 브리핑을 하루 종일 했다. 나는 당시 새내기 전문가로 제일 마지막으로 의견을 드렸는데 다 듣고 난 카터는 당신들은 내가 듣고 싶은 충고를 하나도 해주지 못했다는 바람에 모두들 맥이 빠지고 부끄러워 했더니 카터가 잊지 못할 한마디를 했단다.

여러분, 북조선이 미국으로부터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미국의 북조선에 대한 인정/존중 (Respect) 이라고 했단다. 정곡을 찌른 한마디에 모두 주눅이 들었다고 했다. 카터의 방북으로 북의 영변 핵시설을 외과적 공격으로 폭파하겠다던 상황은 풀어지고 94년 제네바 기본합의가 이루어 졌었다고 했다.

이에 저는 다시 한 마디 더 거들었습니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합에서 치열하게 다투다가 떨어진 힐라리 클린턴도 전 남편 빌 클린턴과 함께 오바마 대선 지원에 온 힘을 다하고 있는 것이 보기 좋다.  그런데 오바마 후보가 당선된다 해도 내년 봄에 북조선을 곧 방문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카터 전 대통령이 김주석을 만나 위기 극복의 길을 닦아 놓았던 대로 이번에는 클린턴이 김정일 위원장을 먼저 만나는 것은 어떻겠느냐고 했더니 좌중에서 곧 어느 클린턴 즉 힐라리냐 빌 이냐는 질문이 날라 왔습니다. 기막힌 질문이기에 자누찌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해학스럽게 힐도 좋고 빌도 괜찮은데 둘이 함께도 괜찮을 것 같다 해서 장내가 웃음바다가 됐습니다. 결국 우리가 얘기한 대로 누구든가 가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위원들의 질문과 자누찌의 얘기를 이리저리 섞어서 엮어가자 장내는 매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자누찌가 정동영 전 장관이 1953년 7월27일 즉 한국전쟁 정전협정일에 세상에 나왔다는 얘기를 인용하며 자기 생일은 11월11일이라 하니 그 날이 무슨 날인지 아무도 몰랐습니다. 그 날이 1차 세계대전이 끝난 날이라고 자답하면서 자기도 평화를 안고 세상에 나온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그때 저는 두 분다 전쟁이 일어난 날이 아니고 끝나서 평화의 앞날을 바라보는 날에 태어 났으니 좋은 일 많이 해야 할 명운을 타고난 모양이라 하면서 또 한 마디 더 거들었습니다.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우리 조국 남.북측과 직접 대화를 통해 평화 프로세스를 시작하겠다고 했으니 우리 한인 모두 오바마에게 투표하자고 했더니 만장한 한인들이 박수로 화답했습니다. 이 말을 받아 자누찌가 한 한마디가 참으로 그 밤의 일품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자기 딸의 생일이 11월 17일인데 그날 평화가 시작된 전쟁의 끝을 역사에서 찾지 못했다고 했다. 그래서 오바마가 당선되면 자기가 노력해서 2009년 11월17일에 한반도의 전쟁상태를 끝내고 평화조약을 맺는 날로 하겠다고 하니 장내가 와~ 하는 함성과 박수로 화답했습니다. 나 자신도 너무 신 나서, 사실 내 생일은 11월19일인데  그렇게 된다면 기꺼이 이틀 앞당겨 내 생일 파티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Remember, November 17, 2009! This was the message of the night.

워싱턴의 밤은 이렇게 깊어 갔습니다.

오 인동 드림

6.15미국위 공동위원장

미국대통령 선거 날에

(2008년 11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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