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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4.19 50주년과 6.15 통일시대

‘4.19 50주년을 맞은 현실이 흡사 4.19 전야를 방불케 해’

 2010년 4월 17일

                                                               노중선 / 통일뉴스

 

노중선 (전 사월혁명회 상임의장 / 통일뉴스 상임고문)

 

올해로 4.19 50주년을 맞는다.

4.19는 이승만 분단정권이 반공독재로 일관하면서 대중적 신망을 잃게 되자 부정선거를 통한 장기집권을 획책했던 것에 대한 민중적 분노에서 비롯되었다.

여기서 “부정선거 다시 하라”로 촉발되어 통일운동으로 이어진 4.19민중운동의 성과는 그것이 집권 지배세력의 단순한 교체를 통해서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분단체제가 안고 있는 구조적 모순의 혁파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교훈을 얻게 되었다. 따라서 분단 극복이 전민족적 염원으로 되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는 마땅히 4.19에 대한 올바른 관점을 지녀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먼저 이승만 정권의 성립 과정과 성격에 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승만 정권은 분단정권이었다

8.15 직후 ‘건준’을 비롯한 정당 사회단체 성원들이 거족적으로 합세하여 통일독립국가를 건설하고자 활기차게 활동하였다. 그리고 김구 등 남북협상파를 중심으로 한 정치 세력들은 분단을 막아내고 통일독립정부를 수립하고자 각종 형태를 동원하여 이남지역만의 선거에 의한 단독정부 수립을 반대하는 한편 ‘남북제정당사회단체대표자연석회의’ 개최를 통해 전민족적인 단독정권 수립 반대 결의를 도출해 내기도 했다. 이때 이승만은 이를 외면 불참하면서 이른바 ‘정읍 발언’을 통해 단독정부 수립 야욕을 드러낸 후 유엔한국위원단과 한짝이 되어 단독정권을 성립해 냈다.

결국 8.15광복은 허상일 뿐이었고, 당시 새 나라 건설의 가장 원초적 조건인 친일청산 문제, 봉건과 외세에 대한 민족자주적 대응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았고 비극적 민족분단의 고착화와 냉전체제의 장기화에 돌입했던 것이다.

분단정권은 출범하자마자 국가보안법 제정, 남북협상 반대, 대북교역 금지 조치 등 대북적대 정책으로 일관하였고, 진보당의 불법화와 조봉암을 처형함으로써 평화적 통일논의조차 엄금하는 등 철저하게 분단 지향적이었다.

그리고 정권의 유지 존속을 위해 비민주적 폭거들이 일상적으로 자행되었는데 그 대표적인 사례는 이승만을 대통령으로 추대하기 위한 발췌개헌안 파동, 사사오입개헌 파동 등이 그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 같은 비민주적 비리들을 은폐하고 비판적 여론의 봉쇄를 위해 일간신문 폐간 등 언론탄압도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그러면 그럴수록 민심이반은 가속화하였고 그에 따른 독재의 수법은 더욱 노골화하는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이렇게 볼 때 미군정에서 이승만 단독정권으로 이어진 남북분단은 필연적으로 반민주, 반민중, 반통일적 독재를 통해서만 정권을 유지할 수 있었고 이에 민중적 불만은 폭발직전으로 고조되어 갔다. 그런 의미에서 분단정권은 출발부터 이미 전민중적 저항을 배태하고 있었던 셈이다.

4.19는 분단독재에 저항한 민중운동이었다

그래서 4.19민중운동은 반통일 독재자 이승만을 야인으로 하야시킬 수 있었고 그 결과 과도내각이 구성되어 7.29총선을 거쳐 민주당의 장면정권이 출범할 수 있었다. 이처럼 남북분단 구조로 말미암은 축적된 모순의 폭발에 의해 정권 교체가 이루어졌는데도 집권 세력이 바뀐 것 말고는 아무런 실체적 변화는 없었다. 다시 말하면 외세의 지배와 간섭에 의한 예속적 분단 상황, 거대 독점자본에 의한 민중수탈적 현장, 그리고 독재권력에 의한 민중탄압적 현실 극복을 위한 정책이나 실천적 조치들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이와 같이 4.19과정에서의 민중적 요구가 충족되지 못한 실망스런 상황에서 4.19는 단순히 이승만 독재의 붕괴로 끝난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남북문제의 해결임을 자각하기 시작한 학생들은 통일문제에 관한 각별한 관심과 열망을 갖게 되었고 그 결과 통일문제연구 토론회 및 통일운동 조직 활동으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더 이상 민족의 비극을 연장시킬 수 없다”, “우리 민족끼리 우리 땅에서 우리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며 ‘가자 북으로 오라 남으로 만나자 판문점’을 외쳤던 것이다. 그리고 “외세에 의하여 강제되는 분단상태의 고정화와 군사기지에의 심화를 분쇄하자”며 반외세 자주화에 의한 민족통일에의 지향을 명백히 했다.

그리고 범혁신계 인사들이 중심이 된 민자통은 남북통일 실현을 위한 국민운동 전개를 표방하면서 그 실천 방안으로 “즉각적인 남북협상, 남북 민족 대표자에 의한 민족통일전국최고위원회 구성, 외세배격, 통일협의를 위한 남북대표자 회담” 등을 주장하였다.

또한 이들 통일운동 진영은 분단 지향적 집권 세력이 분단의 안정적 유지를 도모하고자 한미경제협정을 조인하는 한편 데모규제법, 반공법 제정을 시도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 이를 2대 악법으로 규정하여 반대투쟁을 통해 민족자주화운동을 전개하였다.

4.19시기 이 같은 분단극복운동은 엄혹한 군사독재 하에서 투옥과 처형의 가시밭길을 넘나들면서도 그 생명력을 잃지 않았다. 그래서 5.18광주항쟁 과정에서 민족분단의 미국책임론을 드러내기도 했고, 범민련의 남, 북, 해외 3자연대운동으로 발전하여 결과적으로 6.15공동선언, 10.4정상선언이라는 민족화해와 통일의 이정표를 구축해 낼 수 있었다.

이와 같이 반독재 민주화 운동으로 점화된 4.19민중운동은 점차적으로 반외세 민족통일운동으로 발전하였는데 이 시기 통일운동은 선진적 진보인사들과 학생운동 진영이 협력적으로 제기 주도하였고, 통일운동의 규모와 활성화 정도가 크게 팽창 고양된 시기였으며, 그 내용은 민족화해를 통한 평화적 자주통일이었다.

오늘의 상황은 4.19의 연장선상에 놓여있다

그런데 지금 4.19 50주년을 맞은 우리의 현실은 안타깝게도 흡사 4.19 전야를 방불케 하는 우려되는 상황이다.

현 집권 세력은 평택 쌍용자동차 노동자 파업과 ‘용산 참사’ 사태에서 나타났던 것과 같이 노동자, 서민들의 생존권 수호를 위한 최소한의 권리 주장과 요구조차 수용하지 않았다. 다만 그 알량한 법과 질서로 무장한 공권력을 동원하여 무자비하게 깔아뭉개는 것으로 대답했다.

또한 그 같은 국민대중의 정당한 요구와 비판들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위해 미디어악법을 강행처리했고, 국정원을 비롯한 권력기관을 동원한 민간사찰, 통신감청 등으로 언론통제와 탄압을 일삼는가 하면 사법부의 정권 시녀화를 획책하고 있다.

그리고 남북 당국이 이미 합의 약속한 6.15, 10.4선언조차 외면하여 남북관계는 파탄에 이르렀고 그 결과 경제, 군사 등 여러 부문에서 불안한 상황이 야기되고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객관적 정세는 크게 유연화 해 있고 민족구성원 간의 민족화해적 분위기는 크게 고양돼 있는데도 유독 집권 지배세력만이 낡은 대북 적대정책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4.19민중혁명 전후시기, 즉 비극적 분단의 성립 → 분단정권의 반북적대적 독재 → 4.19민중저항 → 정권 교체 → 민족화해와 자주를 위한 통일운동의 활성화로 이어진 역사적 교훈을 떠올리게 된다. 이 같은 역사적 불행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게 하기 위하여 오늘의 현실에서 우리 모두의 실천적 과제는 무엇인가?

먼저, 집권 당국의 국가정책 수행 최우선 순위는 분단극복문제를 내용으로 한 통일정책이어야 한다. 분단 현실에서 분단극복 없이는 정치적 민주화도, 경제적 성장도, 사회적 안정도, 국민적 복지도, 군사적 평화도, 문화적 발전도 파행적으로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 집권 세력은 반드시 분단극복을 향한 진정성을 지녀야 하고 민족화해를 위한 정책과 실천 조치들을 강구해야만 한다.

다음으로, 6.15, 10.4선언은 반드시 이행 실천되어야 한다. 이는 평화적인 방법으로 시급히 통일을 성취해 나가기로 한 남북정권 당국 간의 약속일 뿐만 아니라 오늘의 시점에서 최선의 길이기 때문이다. 평화적 통일을 전제로 했을 때 남과 북 정권 당국자 간의 합의는 필수적 요건으로 되며 이미 약속된 합의사항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앞으로 그 어떤 형태의 남북 간 합의 도출도 불가능한 사태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 선언들의 이행 실천 여부는 앞으로 남북관계 발전과 협력의 시금석으로 될 것이다.

그럼으로 6.15, 10.4선언 이행 실천은 분단시대를 살아가는 민족구성원 모두의 절대적 의무이기도 하다. 우리들 모두가 모든 역량과 방법을 다 동원하여 6.15, 10.4선언 이행 실천 촉구운동을 전개해야할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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