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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도 남은 이들의 눈을 밝히다

 2010년 12월 7일

한겨레  황춘화 기자 허미경 기자  

 

‘踏雪野中去(답설야중거: 눈길을 걸을 때)/ 不須胡亂行(불수호란행: 흐트러지게 걷지 말라)/ 今日我行跡(금일아행적: 내가 걷는 발자국이)/ 遂作後人程(수작후인정: 뒤에 오는 이의 길잡이가 될 것이니).’

‘시대의 지성’ 리영희 선생의 별세 다음날인 6일, 누리꾼 박태인씨는 고인이 생전에 서재에 걸어 놓았던 서산대사의 글을 인터넷에 올리며 “선생이 흔들리지 않고 남겨 놓으신 발자국들을 따라 뚜벅뚜벅 걸어가겠다”고 적었다. 누리꾼들은 이날 고인의 생전 발자취를 온라인에 퍼나르며 그 뜻을 기억하고 추모했다.

빈소인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는 고인을 추모하는 발길이 끊이지 않았으며, 온라인 헌화와 트위터의 추모글도 잇따랐다. 인터넷 포털 다음의 토론방 아고라에서 지난 5일 시작된 ‘시대의 스승 리영희 선생 잠들다’라는 추모서명에는 6일 오후까지 누리꾼 2000여명이 참여했다. 누리꾼 ‘무카르마’는 “20대에 삶의 눈을 뜨게 해준 스승님이시다. 시대의 무거운 짐을 지셨던 어깨를 펴고 가시길 바라는 마음에, 가시는 길 마음의 꽃 한 송이를 올린다”는 글을 남겼다. 한 트위터 이용자(@jjjkev)는 “세상이 마냥 혼탁하지만 않았던 이유가 선생님과 같은 분들이 우리 사회를 맑게 정화시켜주셔서인가 봅니다”라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그의 저서를 통해 ‘리영희 정신’을 되새기려는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교보문고는 “별세 소식이 전해진 5일과 6일 선생이 집필한 책의 판매가 평소에 비해 3배로 뛰었다”며 “선생의 자전적 대담집인 <대화-한 지식인의 삶과 사상>이 많이 팔리고 있다”고 밝혔다. 인터넷서점 예스24 관계자는 “<전환시대의 논리>와 <대화>가 많이 팔리고 <역정>(창비)처럼 그동안 품절됐던 책들도 다시 인쇄돼 판매되고 있다”며 “선생의 일생을 다룬 신간 <리영희 평전>(책보세)에 대한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인터넷서점 알라딘도 “<대화>는 평소 월 40~50부 정도 판매됐는데, 리 선생 별세 이후 하루 반 만에 50부 이상 나갔다”고 말했다.

고인의 책을 출간한 창비와 한길사에도 주문이 급증했다. 한 달에 300부가량 팔리던 <전환시대의 논리>는 리 선생 별세 뒤 하루에만 1500부가 나갔고,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대화>의 하루 주문량도 평소의 10배에 이른다고 출판사들은 전했다.

교보문고는 인터넷교보문고에서 ‘시대를 밝힌 은사 고 리영희 교수 추모 도서전’을 열고 있으며, 교보문고에서도 그의 책을 모아 ‘리영희 추모 기획전’을 열 예정이다. 황춘화 허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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