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으로

 전체기사 | 소식615정신615유럽공동위 | 유럽운동사 | 문화 | 자료 | 인명자료 | 산행 | 건강관리+음식 | Deutsch

 

“어깨 비비고 수술하다 보니 너무 친근해져”

제13회 한겨레통일문화상 공동수상자 오인동

 2011년 06월 16일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제13회 한겨레통일문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오인동 6.15미국위원회 공동위원장을 16일 오후 광화문 한 찻집에서 만났다. [사진 - 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아마 해외동포로서 조금 다른 시각에서 남과 북에 대해서 우리가 해온 것에 대해 앞으로 좀더 열심히 하라는 하나의 채찍으로 알고 받자고 생각했다.”

제13회 한겨레통일문화상 공동수상자로 선정된 오인동(72세) 6.15미국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수상 소식에 “너무 놀랐다”며 “선배 수상자들을 보니까 너무 대단한 기여를 많이 하신 분들인데 도대체 내가 그런 분들 뒤에 서 있어도 되는지 송구스러움도 있었다”고 겸양을 표하고 이같이 수상소감을 밝혔다.

실제로 한겨레통일문화상은 1999년 제1회 수상자 고 윤이상 작곡가를 시작으로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백낙청 6.15남측위 명예대표 등 쟁쟁한 거목들이 역대 수상자로 이름이 올라있다.

지난해 제12회 수상자로 재일동포인 도상태 삼천리철도 이사장이 수상한데 이어 제13회 수상자는 재미동포인 이행우, 오인동 6.15미국위 공동대표가 선정돼 17일 오전 11시 서울 세종호텔에서 시상식이 열릴 예정이다.

한겨레통일문화재단은 “두 분은 평생에 걸쳐 겨레의 화해와 평화, 협력의 정신을 해외동포사회를 비롯하여 미국의 정부와 의회에 더욱 확산시키기 위해 여러 가지 구체적인 실천 활동을 전개해 왔다”고 선정 사유를 밝힌 바 있다.

“어깨 비비고 수술하다 보니 너무 친근해져”

▲ 평양의과대학에서 인공관절 치환수술을 북녘 의료진과 함께 진행하고 있는 오인동 위원장(왼쪽). [사진제공 - 오인동]

15일 오후 5시경 서울 광화문 한 찻집에서 <통일뉴스>와의 인터뷰에 응한 오인동 위원장은 “지난 6월 4일 평양에 들어가 평양의과대학에서 인공관절 치환수술을 북녘 의사들과 같이하고 11일 서울로 돌아왔다”며 “보통 1주일에서 길면 열흘 정도 걸리는데 이번이 네 번째 방문으로, 최근 경향인 접착제로 시멘트를 사용하지 않는 비시멘트성 인공관절치환수술법을 전수하고 왔다”고 말했다.

남북간 인적 교류를 정부가 차단하고 있는 가운데도 이처럼 북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것은 그가 미국 시민권을 가졌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의대를 졸업하고 군의관을 거친 뒤 1970년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미국에 가서 선진의학을 배우고 와서 기여한다는 생각이었다. 미국에 가서 산다는 상상도 못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그는 미국 주류사회에서 성공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하버드대 정형외과 조교수와 MIT 생체공학 강사를 역임했고, 인공고관절 관련 미국 발명특허 11종을 획득하는 등 첨단 의학분야인 인공고관절 분야에서 우뚝 선 존재다.

▲ '김일성종합대학 평양의과대학' 앞에서 포즈를 취한 오인동 위원장. [사진제공 - 오인동]

“92년 기본합의서가 발효되고 남북관계가 좋아져 재미한인의사회 대표단 5명이 방북하는데 따라갔다. 고려호텔에서 전국 정형외과의들을 모아놓고 강연했다.” 이를 계기로 그는 역사 문제에 천착하게 됐고,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가 본격적으로 인공고관절 관련 기구와 기술을 북에 전수하기 시작한 것은 2009년부터며, 이번 방북이 네 번째다.

그는 “수술복 입고 어깨를 비비고 수술하다 보니까 너무나 친근하게 다가온다”며 “수술하고 나면 옆에 자그마한 진료실에서 점심 먹으면서 수술이야기, 앞으로 할 일 이야기를 기탄없이 하기 때문에 정말 동창회 하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의 특별한 평양행은 이미 『평양에 두고 온 수술가방』(창비, 2010)이라는 책으로 발간돼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평양시가지, “굉장히 활기차고 상점들 많더라”

▲ 6월 방북 당시 평양 거리의 모습. [사진제공 - 오인동]

이번 방북 당시 고려호텔에 묵은 그는 “아침에 식사하러 가면 거의 대부분이 기술자급의 젊은 중국 사람들이고 유럽, 남미, 중동 사람들도 사업차 와 있다”며 “덴마크 비영리단체 사람들도 북한을 돕기 위해 와 있는데 남녘 동포들이 있어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는 “조선적십자병원이나 라진선봉지역 병원 같은 여러 지역에 한인 동포들이 도움을 주기 위해 퍼져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며 “북녘 사람들이 고마워하고 친하고 이러다 보니까 모든 사람들이 와서 이런 것 좀 해보라고 정말 권하고 싶다”고 남녘 동포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평양의 분위기를 묻자 “굉장히 활기차고 보도를 걷는 사람이라든지, 거리에 즉석 먹리거나 청량음료를 파는 상점들이 많더라”며 “여인네들이 수가 잘 놓인 망사같은 양산을 쓰고 하이힐을 신은 경우도 많고, 손전화를 쓰는 사람이 많이 늘었다”고 전했다.

▲ 지금 평양에는 고층 살림집 보다 5,6층 정도의 새로운 주택들이 들어서고 있다. [사진제공 - 오인동]

특히 “거리에서 그 사람들 말로 ‘개건’이라 하는데 리모델링 하는 건물들이 눈에 띄고 평양의대병원도 처음에는 오래돼서 외벽도 지저분하고 했는데 타일로 깨끗하게 해놓고, 지난해 10월 하순에 가니까 전자도서관 같은 것도 만들었더라”며 “작년에 갔을 때 대학편제가 바뀌어 독립적 ‘평양의학대학’이 ‘김일성종합대학 평양의학대학’으로 돼 있었고 학생들이 굉장히 자부심을 갖더라”고 전했다.

평양의학대학이 ‘김일성종합대학 평양의학대학’으로 바뀐 사실은 지난해 11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일성종합대학 평양의학대학을 현지지도한 사실이 <조선중앙통신>에 사진과 함께 보도돼 알려진 바 있다.

그는 “6월 모내기 농촌봉사를 해서 의사 말고는 모든 관리까지 전부 평양 주변이나 시골로 나가 있다”며 “식량문제는 자신들 말로는 600만톤을 겨냥해서 하는데 잘 키우다가도 수확 때 비가 쏟아지거나 하면 너무 안타깝다고 얘기하더라”고 전했다.

또한 “고층 살림집보다 5,6층 우리식으로 치면 콘도미니엄 같은 건물들이 건설돼 있었다”거나 “전력난이 심하기 때문에 희천발전소에 대한 기대가 보통이 아니더라”고 전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에게 편지 보냈더니 답장 보내와”

▲ 미국 정부와 의회의 한반도 정책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오인동 위원장. [사진 - 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미국에서 성공한 정형외과 의사이면서도 6.15미국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그는 “조국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데가 미국”이라며 “6.15미국위원회에서 전에는 정말 어느 시민운동이나 통일운동 단체가 해보지 못한 일을 했다”고 2009년과 2010년 두 차례의 존 케리 미 상원 외교위원장 초청 ‘한반도평화포럼’을 최대 성과로 꼽았다.

특히 지난해 7.27 정전기념일을 기념해 미 국회의사당에서 개최한 한반도평화포럼에는 안경호 6.15북측위원회 위원장을 초청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 남과 북 모두 병든 다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사진 - 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그는 “미국 국무부도 여러 번 찾아갔고, 상하원 한반도 관련 전문위원들도 면담하고, 로버트 킹 인권특사도 작년에 만나 심도깊게 이야기를 나눴다”며 “국무부를 통해 오바마 대통령에게 직접 미국의 한반도 정책에 대해 편지를 보냈더니 답장을 보내오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가 인터넷 메일을 통해 제공하고 있는 ‘Corea 통신’에는 미국은 물론 해외 각국과 남.북 인사들까지 포함해 1천명에 이르고 있다. “개인 자격으로 발행하고 있는데 올해에는 답답해서 이북 욕도 많이 하고 적극적으로 썼다”며 “천안함 문제도 북쪽이 안 했다면 검열단 보내겠다고만 하지 말고 공개 수중폭파시험을 하자고 먼저 제안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Corea' 국호 문제는 이미 『꼬레아Corea, 코리아Korea: 서양인이 부른 우리나라 국호의 역사』(책과함께, 2008)라는 단행본을 낼 정도로 권위자다. 그는 특히 “우리나라가 고구려가 고려로 바뀌어 왕건 고려도 고구려의 고려도 고려”라며 “고려라고 발음하지 않고 ‘고리’라고 불러야 하고, 용비어천가에도 그렇게 나와 있다”고 강조했다. 고려 국호를 고리로 바로잡아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학계에서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수상기념강연 ‘조국의 지성인들에게 드리는 고언’이라는 사전원고에서 “남과 북, 모두 병든 다리를 갖고 있습니다. 다리 치료하는 이 정형외과의사의 말입니다. 한발로 서자니 불안정하고 자신이 없습니다. 남과 북이 한발씩 굳게 딛고 균형을 이루어 서면 모국의 앞날이 창창할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6.15정신

615 유럽공동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