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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경제시대를 여는 남북물류 혁명

<새연재> 곽동기의 통일경제 (7)

 2012년 10월 16일  

                                                                            통일뉴스 / 곽동기

 

 

곽동기(우리사회연구소 상임연구원) 선생의 이 글은 통일뉴스 2012년 10월 15일에 <연재>되었다.

 

연재를 시작하며

2012년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미 유력 대선주자들은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비롯한 대북구상을 밝히며 대선채비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번 대선에서 남북관계는 중요한 화두로 제시될 수밖에 없습니다.

차기 정부의 남북관계가 김대중, 노무현 정부와 같을 수는 없습니다. 우리 민족은 이명박 정권 5년간 자행된 남북관계 파탄을 철저히 계산하고 새로운 단계의 남북관계로 진입해야 할 것입니다.

남북협력도 단순 대북지원이 아니라, 남북협력으로 한국경제가 살아나는, 남북경제공동체의 방향으로 접근되어야 합니다. 남북은 단순 임가공을 뛰어넘어 경제공동체, 통일경제로 나아가야 합니다. 한반도 평화체제라는 정치담론도 무르익고 있습니다.

남북경제공동체의 가능성과 그 효과를 모색해보고자 합니다. 통일경제는 출로가 막힌 한국경제의 탈출구입니다. / 필자 주

 

목차

1. 경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2. 세계자원전쟁, 남북협력으로 극복하자  
3. 에너지 위기 돌파할 서해유전협력 
4. 식량주권 시대, 이제는 통일농업이다
5. 민족 공동 번영의 토대를 마련할 SOC 경협
6. 통일의 열차 경의선
7. 대륙경제시대를 여는 남북물류 혁명

8. 창원공단을 능가하는 개성공단
9. 정체된 조선업, 남북협력으로 돌파
10. 재벌에 맞설 중소기업의 필살기

11. 우주강국 통일코리아
12. 눈앞에 펼쳐질 통일 관광대국
13. 새롭게 주목할 북한경제특구

14. 경제회생의 보검 6.15/10.4 선언

 

 

대륙경제시대를 여는 남북물류 혁명

앞선 글에서 경의선 연결에 관한 의의들을 살펴보았다. 하지만 경의선 연결은 남북 간 교류를 활성화시키고 물류비를 줄여주는 차원으로만 그치는 단순한 사업이 아니다. 경의선 연결을 시작으로 중국과 러시아와의 대륙철도가 연결될 수 있고, 그 철도는 유럽으로까지 뻗어 나가게 된다.

경의선 연결로부터 시작되는 대륙간 철도의 연결은 한국의 입장에서 시야를 대륙으로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다양한 변화들을 초래할 것이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대륙경제시대를 열어주게 될 것이다. 현 세계경제와 한국경제가 직면한 현실을 고려해 볼 때 대륙경제시대는 한국에게 큰 활로가 될 것이다.

▲ <그림 1> 유럽으로 가는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바닷길 비교 : 대륙횡단철도는 훨씬 짧아 물류혁명을 이뤄낼 수 있다.

 


유럽과 동북아시아의 만남

우선 유럽으로 뻗어나가는 대륙간 철도 연결은 한국의 교역구조에 커다란 이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미 한국의 교역구조는 미국, 일본 등의 태평양권 중심 국가들보다는 중국, 유럽 등의 대륙권 국가들의 비중이 커져있다. 미국과 일본으로의 수출은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17%로 줄어든 반면 중국과 EU 등으로의 수출은 약 34%를 차지하고 있다.

 

<표 1> 2011년도 한국의 각 지역별 교역 비중 / 자료 : 관세청

미국

일본

EU

중국

CIS

동유럽

수출

10.1%

7.1%

10.0%

24.1%

2.6%

2.4%

수입

8.5%

13.0%

9.0%

16.5%

2.3%

0.4%

※ CIS(독립국가연합) : 러시아, 우크라이나, 벨로루시, 몰도바,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키르키즈스탄 등.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 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내수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경제정책을 선회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경제위기에서 아직도 빠져나오고 있지 못하다. 오히려 미국은 자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 다른 국가들에게 무역압력을 더 강화해 나갈 것이다.

대륙간 철도연결은 유럽대륙과 동북아시아 지역을 잇는 것으로, 중국·EU 등으로의 교역 비중이 큰 한국에게 있어 물류비 절감 등 커다란 이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또한 동북아 지역과 유럽대륙 국가들과의 교역 역시 더욱 늘어날 것이다. 특히 러시아를 포함한 독립국가연합이나 동구권 국가들과의 교역은 현재는 그 비중이 크지 않지만 철도 연결을 기회로 더욱 크게 늘어날 것이다. 이는 한국 수출선의 다변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더불어 대륙간 철도연결은 미국에 의존한 수출구조를 재편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그동안 세계경제는 미국이라는 거대한 소비시장에다 다른 국가들이 수출을 하며 성장해오는 구조였다. 미국은 막대한 무역적자를 보면서도 세계화폐인 ‘달러’의 힘으로 경제를 운영할 수 있었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미국은 거대한 소비시장의 제공과 ‘달러’의 힘으로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패권적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하지만 이번 경제위기로 인해 이러한 구조가 지속적이지 못하다는 것이 드러났다. 세계경제는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야 하는 시기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대륙간 철도연결은 유럽대륙과 동북아시아 지역의 교역을 더욱 촉진해 나갈 것이고, 미국만 바라보는 무역구조를 재편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표 2> 노선 및 구간별 물류비용 비교 (단위: US $, 일)

대륙횡단철도

해상운송

비용

시간

비용

시간

부산-바르샤바

1,188

18일

2,250

28∼31일

부산-루좌이카

(벨라러시아)

967(500)

17일

1,560

28일

부산-모스크바

1,822(787)

15일

2,130

30일

부산-타쉬켄트

1,950

23일

2,050

29일

주: 1. 20피트 1 컨테이너당 가격.
2. 부산-모스크바 구간의 경우 모스크바 지역의 통과수수료(내국화물 요금 적용)가 비싸 전체비용이 부산-바르샤바 구간(통과 화물 할인 요금 적용)보다 훨씬 높다.
3. 상기 ( )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의 운송비용.
4. 상기 운송비용과 소요기간은 러시아 철도부의 자료이며 실제 운임과 소요기간은 이 보다 많이 걸리는 것이 현재의 일반적인 상황.
(출처: 러 철도부 철도전문지 GUDOK, 2000. 4. 19일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한반도 철도의 TSR 연결 프로젝트가 우리나라의 대러 교역 및 투자에 미치는 영향』(2000. 9. 18), http://www.kotra.or.kr에서 재인용.)

 


한국경제의 새로운 밑그림이 필요하다

한국경제는 지금과 같은 상황으로는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재벌 대기업들이 아무리 수출로 성장을 하더라도 그 과실이 국내경제로 확산되지 않는다. 스마트폰의 해외 공정률은 80%를 넘어서고 있고, 자동차 역시 국내생산 보다는 해외공장 증설에 열을 올리고 있다. 더 이상 반도체, 자동차 수출로 국내경제를 지탱하기 어려운 구조가 된 것이다.

그에 따라 한국경제의 구조개편에 대한 요구들이 높다. 구조개편에는 여러 가지 과제들이 있겠지만 내수를 확대하는 것과 함께 새로운 동력을 확보하는 문제가 중요한 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남북간 철도연결과 그에 따른 대륙간 철도연결은 한반도가 물류거점 기지로 부상할 가능성을 열어준다. 한반도는 대륙세력(중,러 나아가 EU)과 해양세력(미,일)을 중계할 수 있는 지정학적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교류의 거점으로서의 전략적 입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물류거점 기지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측면을 넘어서는 문제다. 물류가 이동하는데 따른 통행료를 받는 이점이 생긴다는 것에 국한된 문제도 아니다. 물류거점 기지가 된다는 것은 운송수단이 잘 발달되어 있다는 것으로 그만큼 산업입지가 좋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에 따라 산업단지가 활발히 건설될 가능성이 커지고 투자도 활발해져 국내생산이 활성화 될 것이다. 물류기지의 기반시설을 건설하기 위한 투자 역시 늘어나게 될 것이다. 더불어 물류 운송의 발달은 여객운송수단의 발달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그에 따라 관광산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국내 물류전문기업을 육성할 수 있는 기회도 커질 것이다. 현재 한국의 물류관련 기업 중(여객관련 업종 제외) 종사자 10명 미만의 영세기업이 96%로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종업원 300명 이사의 물류기업 수는 총80개사로 전체의 1%에 미치지 못한다(현대경제연구원 ‘국내 물류산업의 문제점과 물류효율화 방안’, 2012.08.16). 더군다나 미국의 UPS, FedEx, 독일의 DPWN과 같은 물류부분의 세계적 기업은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수출로 먹고산다고 말하는 한국에서 물류기업들의 현황은 상당히 열악하다 할 수 있다.

한반도가 물류거점기지로 부상한다면 정부주도하에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물류기업을 육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대륙간 철도연결이 가시화 된다면 대륙과 해양에 동시에 접해있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요소를 적극 활용해 물류분야를 반도체, 자동차를 대체할 새로운 산업분야로 육성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주도한다면 열악한 물류기업들의 현황이 오히려 더 큰 발전 가능성을 제공해 줄 수 있다.

이와 같이 물류기지 조성은 수출 등의 대외진출과만 연관된 것이 아니라 기업단지 조성과 국내산업 육성, 관광 활성화 등으로 내수확대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동북아 협력을 이끄는 대륙간 철도연결

끝으로 대륙간 철도연결은 동북아시아 지역에서의 협력을 이끌어 가는 계기로도 작용할 수 있다.

최근 경제적인 측면에서 동북아시아 지역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중국이 경제규모 상 세계 2위로 올라섰고 러시아 역시 경제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침체의 길을 겪고 있으나 여전히 경제규모가 큰 일본까지 고려하면 거대한 경제권이 형성되었다. 미국경제가 침체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현재, 세계경제는 동북아시아 지역을 주목하고 있다. 그에 따라 동북아 국가들 간에는 지역 내의 협력을 어떻게 강화시킬 것인지도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었다. 한국의 입장에서는 이들 지역과 어떻게 연계를 맺을지가 중요한 문제가 된다.

대륙간 철도연결 사업은 동북아 국가들의 협력을 강화할 계기가 될 수 있다. 남북을 포함해 중국, 러시아, 일본 모두 대륙간 철도연결에 요구가 맞닿아 있다. 중국은 최근 동북3성 개발과 태평양으로의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고, 러시아는 이전 푸틴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시베리아의 자연자원 개발과 극동지역의 물류중계 기능을 연결하기 위한 노력들을 기울여 왔다. 중국과 러시아는 기존의 중국 횡단철도,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더욱 중요하고, 유용하게 만들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일본의 경우 유럽과의 교역을 위해서는 대륙간 횡단철도를 무시할 수 없다. 그들은 부산항의 물류기지 부상을 막아보려고, 심지어 한국과의 해저터널을 뚫는 문제까지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모든 국가들의 이권이 달려있는 대륙간 철도연결은 동북아시아 지역 국가들의 발전을 높일 사업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남북간의 철도가 이어져야 한국과 일본의 경제권이 연결되어 대륙간 철도연결이 완성될 수 있다는 점에서 동북아 내에서 남북의 입지를 강화시켜 나갈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다. 남북간의 철도가 연결되어야 동북아시아를 중심으로 유럽대륙과 일본을 비롯한 태평양권 국가들을 연결 할 수가 있다. 이는 대륙간 철도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남북이 동북아 지역, 나아가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강화시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한국의 입장에서는 앞서 언급한 물류상의 이점뿐만이 아니라 성장 잠재력이 상당한 중국의 동북3성과 몽골, 러시아의 극동지방과의 연계를 강화하는 사업이기도 하다. 중국과 러시아는 최근 이들 지역에 대한 개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륙철도의 꿈... 미국을 넘어서야 가능

물론 위와 같은 대륙간 철도연결 구상은 정치, 경제적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있는 문제라 간단히 해결될 사업은 아니다. 당장에만도 중국과 일본은 영토문제로 극한 대립을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과의 갈등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미국의 입장에서 대륙간 철도가 연결된다는 것은 유럽과 아시아가 연결되면서, 아메리카 대륙이 고립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대륙간 철도연결은 미국과 가장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는 북한과 미국의 경쟁상대로 부상한 중국에게는 축복이지만, 미국의 태평양 경제권은 축소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러시아의 국제관계 및 세계경제 연구소(IMEMO)'의 한국연구부를 이끌고 있는 게오르기 불리쳬프 조사국장은 2006년, "미국의 극단적 보수파들은 철도 연결이 남북 간의 물리적 장벽을 제거함으로써 적에게 문을 열어주는 것에 대해 남한의 보수파와 두려움을 공유하고 있다"면서 "남북 간 및 대륙으로의 철도 연결 프로젝트가 진전되면 될수록 이 프로젝트에 대한 미국의 반대 목소리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프레시안, 2006.05,11)

앞서 살펴보았듯 대륙철도의 연결은 한국에게 있어 새로운 가능성과 미래를 열어줄 사업이다. 나아가 새로운 세계질서를 만들어 나가는 사업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서는 남북관계 개선과 더불어 동북아 지역의 협력을 주도하며, 세계 패권적 지위 상실을 우려하는 미국의 압력을 넘어설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미국발 세계경제가 위기를 맞고 있는 현 상황에서, 유라시아 대륙의 모든 국가들은 단결해서 대륙간 횡단철도 사업을 반드시 이뤄내 21세기를 다시금 유라시아의 전성기로 복원시켜야 할 것이다.

 

6.15정신

615 유럽공동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