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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돌파구를 여는 개성공단

<새연재> 곽동기의 통일경제 (8)

 2012년 10월 22일  

                                                                            통일뉴스 / 곽동기

 

 

곽동기(우리사회연구소 상임연구원) 선생의 이 글은 통일뉴스 2012년 10월 22일에 <연재>되었다.

 

연재를 시작하며

2012년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미 유력 대선주자들은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비롯한 대북구상을 밝히며 대선채비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번 대선에서 남북관계는 중요한 화두로 제시될 수밖에 없습니다.

차기 정부의 남북관계가 김대중, 노무현 정부와 같을 수는 없습니다. 우리 민족은 이명박 정권 5년간 자행된 남북관계 파탄을 철저히 계산하고 새로운 단계의 남북관계로 진입해야 할 것입니다.

남북협력도 단순 대북지원이 아니라, 남북협력으로 한국경제가 살아나는, 남북경제공동체의 방향으로 접근되어야 합니다. 남북은 단순 임가공을 뛰어넘어 경제공동체, 통일경제로 나아가야 합니다. 한반도 평화체제라는 정치담론도 무르익고 있습니다.

남북경제공동체의 가능성과 그 효과를 모색해보고자 합니다. 통일경제는 출로가 막힌 한국경제의 탈출구입니다. / 필자 주

 

목차

1. 경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2. 세계자원전쟁, 남북협력으로 극복하자  
3. 에너지 위기 돌파할 서해유전협력 
4. 식량주권 시대, 이제는 통일농업이다
5. 민족 공동 번영의 토대를 마련할 SOC 경협
6. 통일의 열차 경의선
7. 대륙경제시대를 여는 남북물류 혁명

8. 한국경제 돌파구를 여는 개성공단
9. 정체된 조선업, 남북협력으로 돌파
10. 재벌에 맞설 중소기업의 필살기

11. 우주강국 통일코리아
12. 눈앞에 펼쳐질 통일 관광대국
13. 새롭게 주목할 북한경제특구

14. 경제회생의 보검 6.15/10.4 선언

 

 

한국경제 돌파구를 여는 개성공단

2012년 1월,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가 처음으로 5만 명을 넘어섰다. 북측 근로자 통근버스도 200대가 넘었다고 한다. 지난 2004년 말 본격적인 공장가동 이후 7년 4개월만이다. 가동 기업체도 2005년 18개 업체에서 2012년 123개로 증가하였다. 통일부 통계에 의하면, 개성공단은 이명박 정부의 남북관계 단절 선언인 ‘5.24조치’가 발효된 이후에도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세계 경제가 어렵고 남북관계가 냉랭한 상황에서도 개성공단이 이만큼 성장했다는 사실은, 그만큼 공단이 가진 경쟁력이 크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 <그림 > 개성공단 생산액 및 북한 근로자 현황(자료 : 통일부, 단위 : 천달러)

 


개성공단 입주기업이 한국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하다.

민주통합당 심재권 의원실은 2012년 10월 국정감사를 대비하며 2005년부터 2010년 9월까지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의 생산활동이 한국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여 발표하였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123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현재 한국 내 협력업체가 약 6,000여개에 달하고 이들 사이의 거래규모만 연평균 48억 달러나 된다. 개성공단 업체들과 남측 기업들 사이의 연계가 깊다보니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의 생산 활동이 한국 경제 전체 생산에 직간접적으로 미치는 생산유발효과는 47억 4368만 달러에 달하고, 부가가치는 같은 기간 동안 13억 7817만 달러에 이르렀다. 취업에 대한 파급 효과도 상당했다. 개성공단에서 북측 근로자가 1만 명 늘어날 때 개성공단과 연계된 남측기업의 고용이 5천 명 증가하였다. 개성공단이 이미 한국 경제와 때려야 땔 수 없는 관계가 된 것이다.

누적 생산유발효과

누적 부가가치유발효과

누적 취업유발효과

47억 4368만 달러

13억 7817만 달러

27547명

 

<표 > 2005년~2010년 9월 기간 개성공단 사업으로 인한 국내 경제 유발효과
(자료 : 민주통합당 심재권 의원실, 2012년 국정감사 자료)

 


사정이 이렇다보니 남북관계 전면 단절을 선언했던 이명박 정부도 개성공단만큼은 전면적으로 가동 중단시킬 수 없었다. 대선 후보들이 앞 다퉈 개성공단의 발전방안에 대해 다양한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는 사실도, 그만큼 개성공단이 가진 잠재력과 영향력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개성공단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은 ‘저임금’을 활용한 중소기업 수출단지에 머물러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일각에서 향후 개성공단을 노동집약적 공단으로 계속 활용하는 방안을 주장하고 있다. 이른바 ‘유턴(U-turn) 특구’ 전략이다.

‘최저임금 63.8달러’만큼이나 저평가된 “유턴(U-turn) 특구” 계획

한국 중소기업의 현황이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자, 현대경제연구원과 중소기업중앙회 등은 최근 개성공단에 대해 이른바 ‘유턴(U-turn) 특구’를 제시하고 나섰다. ‘유턴 특구’는 “중국ㆍ베트남 등지에 진출한 중소제조업체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유턴, U-turn) 하기 위해 개성공단을 이용하자”는 개념이다.

이는 개성공단의 사용비용이 중국 칭다오공단이나 베트남 딴뚜언 공단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다. 개성공단 노동자의 월 최저임금은 2012년 기준 63.8달러로 중국 칭다오공단의 33%, 베트남 딴뚜언공단의 67%에 불과하다. 토지 가격도 ㎡당 39달러 수준으로 청도 100~200달러, 딴뚜언 200~260달러보다 현저히 낮다.

이 정도 비용이면 한계에 봉착한 중소 제조업체들이 개성공단을 “사막의 오아시스”로 여길 만하다. 그러나 북한이 남북관계를 고려해 사실상 “특혜” 수준으로 책정한 개성공단 최저임금과 토지비용은 앞으로 얼마든지 상승할 수 있다. 최근 북한이 중국과 합의한 ‘나선 경제무역지대’의 최저임금은 80달러 선이다. 또한 개성공단기업협회에 따르면 “2012년 2월 현재 123개 입주기업의 수요를 파악한 결과, 2~3만 명의 인력이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라고 한다. 개성공단에 노동집약적인 입주업체가 우후죽순으로 늘어난다면 자연히 임금 인상 압력도 거세질 것이다.

이른바 ‘유턴’전략의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값싸게 대량으로 생산해 수출하자는 낡은 성장 전략을 그대로 고집하는 것이다. 저렴한 노동력에 기초한 단순 가공, 그리고 수출로 이어지는 한국경제는 서민들에게 아무런 희망을 주지 못한다. 이러한 시각에 기초한 ‘유턴 특구’ 대안은 ‘민족의 부강 번영을 이루기 위한 대안’과는 거리가 멀다. ‘유턴 특구’ 주장은 ‘63.8달러 최저임금’만큼이나 개성공단을 저평가하는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 홍순직 동북아분석팀장의 보고서에 따르면, 본래 개성공단은 2012년까지 총 면적 2000만평에 전기전자, 의료 정밀기계, 자동차 부품, 생명과학, IT분야 등 첨단 고부가가치 산업분야의 2000개 기업을 육성할 계획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남북이 애초에 합의한 개성공단 개발계획은 실제 추진되지 못하였다. 남북경협의 표본인 개성공단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의 문제는 남북경협 전반의 방향을 규정할 수도 있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한국 경제 문제점을 타개할 실마리, 개성공단

▲ <그림 > 개성공단 개발 계획도 (자료 : 이데일리)

 


개성공단이 남북 모두에 이익이 되는 공단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를 위해서는 몇 가지 원칙이 제시되어야 한다.

첫 번째로, 개성공단은 향후 단순가공 후 외국에 수출하는 업종보다 북한기업과의 합영, 합작 기업을 우대해야 한다. 북한과의 합영, 합작은 여러 장점이 있다. 한국기업은 북한 내수용품 수요를 할당받을 수 있어 안정적인 상품판매시장을 확보할 수 있다. 북한과의 합영, 합작은 북한 원자재를 생산에 활용할 가능성을 더욱 높인다. ‘내수 중심의 합영 합작’ 원칙으로 8000만 경제공동체의 내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것이다. 북한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고, 한국중소기업도 탄탄해진다.

둘째, 개성공단에 유치할 산업은 경공업에서 점차 첨단산업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를테면 의료정밀기기, 신소재 개발, 자동차 부품, 소프트웨어, 대체에너지 개발, 생명 공학 같은 분야가 해당될 수 있다. 첨단 산업을 장려해야 더 많은 부가가치가 발생되고 남과 북에 많은 이익이 돌아가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할 수 있다.

세 번째로, 중소기업을 우대해야 한다. 고부가가치 산업에 가능성 있는 중소기업을 우선 입주시켜 우량 중소기업을 육성해야 한다.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문제는 중소기업에 종사하는 한국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지키는 문제이자 새로운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유력한 방안이다. 임금과 토지임대료 등에서 사실상 특혜를 제공받는 개성공단 육성을 통해 향후 재벌 중심 경제를 탈피할 단서를 마련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세 가지 원칙을 반영한 개성공단 개발은 “1%를 위한 대외의존 재벌경제”를 “99%를 위한 자립성 튼튼한 경제”로 변화시킬 주춧돌이 될 것이다.

실현 가능성 높이는 북한 경제의 변화

최근 북한 경제의 변화상을 볼 때에도 ‘2000개 첨단분야 중소기업 육성’ 계획은 충분히 실현 가능성이 있다. 북한 산업이 일정한 성장궤도에 올랐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먼저 북한 최고인민회의 결과를 보면 북한 정부 예산 수입 내역이 2005년 3885억 원(북한 원)에서 2012년 5739억 원으로 연평균 7% 이상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사회주의 체제의 특성상 정부예산이 증가한다는 것은 사회 전체 구매력이 향상되고 있음을 반영하는 중요한 지표이다. 또 잡지 민족21이 노동신문을 인용하여 보도한 바에 의하면 북한 공업총생산액이 “2010년 11월 말까지 2009년 같은 기간에 비하여 1.3배 장성(30% 성장)”했다고 한다. 노컷뉴스 보도에 의하면 북한은 “최근 들어 평양시내 전기사정이 상당히 좋아져 24시간 전기 공급체제를 준비”한다는 소식도 있다.

북한의 휴대전화 가입자 폭증 현상도 주목된다. 자유아시아방송 2011년 11월 14일 보도에 의하면, 북한 휴대폰 가입사업을 독점하고 있는 이집트 ‘오라스콤’사는 2011년 9월 말 현재 북한주민 3G 가입자가 “1년 전 30만 명에서 현재 80만 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 <그림 3> 평화자동차의 연도별 차량 판매 현황. 2009년부터 1,000대를 넘어서 흑자로 전환됐다. (자료 : 통일뉴스)

 

기존 남북합작기업의 실적도 계속적으로 발전추세이다. 2000년부터 북한의 승용차량 생산, 구매, 중고차 판매를 독점하고 있는 ‘평화자동차’는 그 동안 한 해 300대 내외의 판매 실적을 올리다가 2009년부터 판매량이 급증하여 1000대를 넘은 데 이어 2012년 2000대 판매 목표로 영업 중이라고 한다(그림 3). ‘평화자동차’는 북한 조선민흥총회사와 7:3 합작을 통해 설립된 대표적인 ‘남북합작기업’이다.

물론 이것이 북한 경제의 모든 사정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지만, 북한 경제가 개선추세에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남북 간 기술협력의 미래도 밝다. 2009년 9월 21일에 있은 평양 국제상품전람회에서는 북한 CNC 정밀공작기계인 ‘연하기계’가 출품, 전시되었으며 2012년 9월 25일 열린 평양 국제상품전람회에서는 북한이 자체 개발한 태블릿PC도 공개되었다. 특히 태블릿PC는 북한이 자체 제작했다는 리눅스 기반의 OS가 깔려있다고 한다. 북한 IT 기술을 활용하기 위한 남북 합작기업은 이미 씨앗을 뿌렸다. 대표적으로 2004년부터 삼성전자가 북한의 우수 IT인력을 활용한 합작투자를 시작하여 모바일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이다.

‘2000개 첨단분야 중소기업 육성’ 전략은 한반도 통일과 민족 공리공영의 실마리이다. 중소기업 중심의 창조적 기술혁신, 고용창출, 내수활성화로 경제의 자립적인 토대가 튼튼해지고 서민을 살리는 경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다. 향후 개성공단 2, 3단계 개발과정은 10.4 선언에서 합의된 해주 경제특구, 서해 평화협력지대 등 전면적 남북경제협력을 이끌 중요한 사업이 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개성공단은 남북경제공동체 형성의 주춧돌이라 볼 수 있다.

‘개성공단’ 활성화도 결국 미국문제

이제 남은 문제는 단 하나, 전면적인 남북경협을 가로막는 미국의 대북경제봉쇄이다. 지금도 미국의 봉쇄조치로 컴퓨터 등 사소한 전자장비도 북으로 들고 가기가 어렵다. 대결보다 협력, 분단보다 통일을 확고히 지향해야 남북경제협력을 외세의 개입없이 본궤도로 올려놓을 수 있다. 개성공단을 명실상부한 민족경제의 ‘대안’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만들 기 위해서는 외세의 개입을 반대하는 것이 필수불가결 요소이다.

 

6.15정신

615 유럽공동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