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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 없는 미국’과 ‘전쟁 없는 한반도’ 같을까, 다를까?

<기고> 오바마의 ‘논리파괴’ 발언, 그 배경은? - 장대현

 2013년 4월 23일

장대현 /  통일뉴스

 

장대현(한국진보연대 집행위원장)

 

 

미국 상원, ‘총기규제법 표결’ 조차 부결.

지난 17일(현지시각) 미국 상원은 “총기 구매자의 신원, 전과 조회를 의무화”하는 법안과 “반자동 총기, 10발 이상의 탄창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 등 가장 초보적인 2건의 총기규제법을 “찬반 표결에 부칠 것인가의 여부”를 놓고 표결, 100명의 상원 의원 중 46명이 반대, 부결시켰다. 이로써 표결에 부쳐질 자격조차 박탈당한 채, 총기규제는 또 다시 무력화되었다.

작년 12월 14일 미국 코네티컷 주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어린이 20명과 교사 6명 등을 포함한 대규모 총기 살해사건이 발생, 온 국민이 슬픔에 젖어 있는 동안에도 20일 애틀랜타 주의 고등학교, 21일 펜실베니아 주의 시골마을 등에서 잇달아 총기난사 사건이 터지면서 총기규제 여론이 90%까지 치솟고, 이를 등에 업은 오바마 대통령이 총기규제법 통과를 강력하게 촉구한 데다,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하는 상원에서의 표결이라는 점 등 모든 조건이 두루 양호했다는 점에서 이번 결과는 매우 충격적이다.

미국 상원은 왜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을 감행한 것일까? “어린이들이 곰인형 처럼 쓰러진 TV화면에 대중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동안에만 오바마 대통령은 추동력을 가질 것이다”라는 대표적인 총기옹호자 칼리파노(존슨 전 대통령 보좌관)의 말과, “전국총기협회는 용서가 없는 주인이다. 한번 찍히면 아웃되는 일진 아웃제이다”라는 클린턴 전 대통령 자서전의 한 대목이 답을 일러준다.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고, 다음 선거를 생각해야 하는 미국의 정치인들은 유권자보다 총기협회가 더 무서운 것이다. 미국 국민들의 정치의식이 미국식 금권정치의 한계를 뚫고 올라서지 못하는 한, 그리고 민주, 공화 ‘오십 보 백보’ 중에서 하나를 고르라는 미국식 보수정치 강매 제도를 근본적으로 뜯어 고치지 못하는 한, 미국인들에게 총기규제법은 안타깝게도 난망하다.

무기상을 일컬어 ‘죽음의 상인’이라 한다. 그러나 이는 틀린 말이다. 자기 생명까지를 거래에 포함하는 영화 속 뜨내기 소매상이 아닌, 미국 총기협회쯤 되면 그들은 이미 ‘죽임의 상인’이다. 거래의 자유를 반영구적으로 누리는, 규제 받지 않는 죽임의 상인, 그들을 규제할 방법은 정녕 없는가?

글로벌 ‘총기협회’, 미국 군수자본.

미국 총기협회가 미국이라는 제한된 구역에서 총기 등 한정된 품목만을 판매한다면 무한히 열려있는 세계시장을 향해 총망라, 모든 무기를 시판하는 또 다른 무기상들이 있다. 록히드마틴, 보잉, 레이시온 등 거대 군수자본이 바로 그들이다. 그 가운데 1등을 달리는 록히드마틴은 1년 매출이 우리의 1년 국방예산보다 많을 정도로 상상을 초월하는 먹성을 가졌다.

그들의 고객은 첫째 미국정부다. ‘내수’의 경우, “향후 10년 동안 국방예산을 4,780억 달러 줄인다”는 2011년 예산통제법은 그들에게 중대한 ‘규제’로 돌출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2014 회계연도 (기초)국방예산으로 5,266억 달러, 즉 예산통제법이 정한 상한선보다 520억 달러나 많이 배정, 그들을 규제에서 해방했다. 이로써, 무기획득에는 2013년보다 100억 달러가 증가한 993억 달러, 연구개발에는 41억 달러가 늘어난 675억 달러가 각각 퍼부어진다.

두 번째, ‘수출’의 경우 그들은 적대국 또는 잠재적인 적대국(중국 포함)을 제외한 세계 각국을 고객으로 하는데, 그 중에서 한국은 최대의 소비자다. “알래스카에서 냉장고를 팔고 적도에서 난로를 팔아라!” 구호가 말하듯, 자본주의 경영학의 핵심주제는 ‘수요창출’이다. 파키스탄에 최첨단 전투기를 먼저 팔고, 그 숙적인 인도가 아연실색하는 순간 동일 기종을 인도에 팔아먹는 식이다. “총을 가진 악당을 막는 유일한 길은 총을 가진 착한 사람입니다”라는 미국 총기협회의 영업방식을 글로벌화한 것이다. 북한의 로켓발사를 유엔제재로 가격하고, 3차 핵실험을 3~4월 대규모 전쟁연습으로 두드려 시뻘겋게 전쟁위기를 달군 다음, 그 불에 아파치 헬기 1조 8천억 원 어치를 구워먹고, 12조 원 이상의 차세대전투기 FX 사업을 들이대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런 터라, 우리 한국이 ‘울며 겨자 먹기로’ 천문학적 무기구매에 매달리지 않아도 되는 상황, 즉 한반도의 평화체제는 그들에게 대재앙이다.

오바마의 ‘논리파괴’ 발언, 그 배경은?

미국의 케리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 14일 “북한이 비핵화를 결정하면 (중국을 위협하는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MD)을 제거할 수 있다”<4월 16일 중앙일보>고 발언하는 등 한반도 문제와 관련 ‘대화와 타협’의 분위기를 슬쩍 조성하자, 오바마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각) 미국 엔비시(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논리파괴적인 발언을 했다. “나는 북한이 핵탄두를 탄도 미사일에 얹을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지 않는다”가 그것이다.

이는 첫째, 3월 15일 알래스카 등 미국 서부해안에 2017년까지 지상발사 요격미사일(GBI) 14기를 추가 배치할 계획을 발표하면서 척 헤이글 국방장관이 “북한은 지난달 3차 핵실험을 감행했고, 지난해 4월에는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KN-08)을 선보였으며, 대포동 2호 미사일로 인공위성을 지구 궤도에 올렸다”<4월 5일 시사인>고 발언한 것과 완전히 배치된다. 둘째, 4월 11일(미국 시각) 미국의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공화당의 더그 램본(콜로라도) 의원이 공개한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통해 운반할 수 있는 미사일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는 미국 국방부 정보국(DIA)의 보고서 내용과도 정면으로 어긋난다. 셋째, “인공위성은 가능하나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불가능한 나라”는 “50미터를 던질 수는 있으나 10미터를 던질 수는 없는 투창선수”와 같은, 그 자체로 논리파괴적인 발언이다. 넷째, 북한이 3월 29일 심야작전회의를 통해 미국 본토를 핵미사일로 공격하는 작전지도를 공개한 것은 미국을 향한 명백한 ‘핵 위협’이다. 냉전 시기 소련을 포함, 미국에게 이토록 ‘직설적’으로 공개 위협을 한 사례는 없다. 만약 이것이 ‘오늘의 현실’이 아니라 ‘가까운 미래의 가능성’이라면 그 치명적 위협을 미국이 아직도 ‘방치’하는 현 상황은 군사학의 관점에서 설명 불가능하다. 명문대 출신에 유능한 변호사를 거친 미국의 현직 재선 대통령이 이 모든 정황을 모를까? 2002년 효순이 미선이, 우리 아이들을 탱크로 치여 숨지게 한 미군들을 재판한 미국 법정이 그들의 유죄를 몰랐을까? 미국은 자기들 이익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 기꺼이 ’논리파괴‘를 감수하는 것이다.

북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통한 핵무기 운반 능력’을 인정하면 그 ‘치명적 위협’을 해결하기 위한 대화와 타협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그것은 케리 국무장관이 살짝 드러낸 것처럼 동아시아 MD의 축소, 즉 동북아의 실질적 군축의 시작을 의미하며, 그것은 결국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로 연결될 수 있다. 이는, 미국 군수자본의 경영위기, 도산위기의 시발,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 지난 20년 간 그들은 북의 ‘핵과 미사일 능력 향상’을 시장 확대의 호기로 사용했고, 지금도 그런 관성대로 질주하고 있다.

북의 인공위성 발사 이후 미국의 하원 군사위원회 소속 공화당 의원들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미국의 MD강화”를 촉구했다. 3월 미국 국방부는 알래스카 등 서부 해안의 MD능력을 50% 증강하겠다고 발표했으며, 4월 괌 미군기지에 고고도방어체계(THAAD)를 ‘몇 주안에’ 배치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동해 인근에 MD의 레이더감시체계인 X-밴드를 배치하고, 요격미사일을 탑재한 이지스함을 한국에 급파했다. “적국의 미사일로부터 미국 본토를 방어하기 위한 필수적 비용”이라는 명분을 제공하는 점에서 국방예산감축 시대 미국 군수산업의 활로가 MD라는 것이 실감나는 장면이다.

무기상은 언제 ‘전업’하나?

무기상이 무기거래를 포기하는 경우는 오직 하나, 그 무기거래가 자기의 목숨을 위협, 결국 자기도 죽을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체감하는 것이다. 미국의 모든 전문가는 “북이 미국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그것은 미국을 직접 공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렇게 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입증함으로써, 미국을 협상의 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래서 더욱 불행하다. 전문가들의 합창을 못 들은 척, 오바마 대통령이 나서서 “북에게는 그런 능력이 없다”고 공언하는 것은 “개성공단은 절대 폐쇄 못할 것”이라고 북을 자극한 것과 무엇이 다른가? 3,4월 가열된 전쟁위기 국면이 북의 ‘괌과 하와이 타격 능력 입증’으로, 그것이 미국의 유엔 대북제재 강화로, 그것이 다시 북의 ‘미국 본토 타격 능력 입증’으로 점차 온도 상승한다면, 그 와중에 상대의 ‘핵 선제타격’에 대한 불안과 공포는 끝없이 타오를 것이며, 그러다가 불꽃은 튈 수 있다. 너무나 위험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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