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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현실적인 전작권 전환 연기 주장

<칼럼> 김종대 <디펜스21+> 편집장

 2013년 5월 6일

김종대 / 통일뉴스

 

김종대 (<디펜스21+> 편집장)

한미연합사령부는 1978년 11월에 생긴 조직이다. 이 사령부가 창설되기 두 달 전인 9월 9일에 ‘제2회 MBC 대학가요제’가 열렸는데, 단국대 2학년이던 만 21살의 노사연이 ‘돌고 돌아가는 길’로 금상을 받았고 명지대생 23살의 심수봉의 ‘그때 그 사람’이 입선작으로 선정됐다. 그 노사연이 지금 56살이고 심수봉이 58살로 환갑을 바라보고 있다. 그와 더불어 세상도 엄청나게 변했다. 그런데도 한미연합사령부는 예나 지금이나 다름없이 우리가 안보의 모든 것을 미국에 의존하던 70년대의 자화상을 간직한 채 그대로 보존되고 있다. 전 세계 미국의 동맹국들도 급격한 변화를 겪었는데, 이 한미연합사령부만은 늙지도 않고 죽지도 않은 채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핵 개발로 미국과 갈등을 빚던 박정희 대통령도 미군 철수 이후를 대비하여 작전권 환수를 추진한 바 있고 노태우 대통령은 아예 작전권 환수를 대통령선거 공약으로 내세워 대통령에 당선되었던 바 있다. 그 결과 김영삼 정부 시절이던 1994년에 원하던 작전권 대신 평시작전권이라는 희한한 개념으로 반쪽도 안 되는 작전권 환수가 이루어졌다. 이에 노무현 대통령은 노태우 대통령의 선거 공약을 그대로 계승하여 남은 전시작전권을 환수하겠다는 의지로 2006년에 미국과 2012년까지 전작권을 전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전작권은 이명박 정부 시절에 그 전환 시기가 2015년으로 연기되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최근 예비역 장성들이 주도하여 전작권 전환 자체를 아예 무력화하려고 있음을 볼 때 노사연과 심수봉이 환갑을 넘겨도 전환되지 않을 가능성이 보인다.

한미연합사는 우리가 기본적인 무장도 충족하지 못했던 시대의 산물이다. 그래서 한반도 전쟁에 대해 아무런 재량권도 없는 주한미군의 선임 장교에게 우리 안보의 핵심기능을 위탁한 것이다. 그러나 이제 우리 정도 되면 미국의 태평양 사령관이나 합참의장 정도는 되어야 한반도의 전략적 문제를 협의할 수 있다. 태평양 사령부의 예하 1개 부대장에게 우리 민족의 미래를 건 전략적 문제를 협의하고 의존한다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 2010년 11월에 연평도 포격사건이 발생했을 때 월터 샤프 한미연합사령관과 그 작전참모인 맥도널드 장군은 한국 측의 작전협의 요청에 대해 “군사적 대응은 한국 정부가 결정할 일”이라며 냉정하게 거부했다. F-15K 전투기를 출격시키건 말건 자신들에게 물어보지 말라는 것이다. 그러나 계속되는 협의 요청이 귀찮았는지 포격 사건이 발생하고 일주일 정도 지난 시점에 월터 샤프는 “자위권에 대한 사항은 한국정부 결정사항”이라는 입장을 담은 서신을 우리 국방부에 보내는 일까지 이어졌다.

그럼에도 전작권 전환을 연기하고 한미연합사를 존치하겠다는 것은 한미동맹을 전략적인 동맹이 아니라 전투지휘의 수준에 귀속시키겠다는 발상이다. 앞으로 한반도 안보전략은 북한만이 아니라 중국까지 포함하는 동북아시아의 대전략 위에서 움직이게 된다. 그러려면 상대를 바꾸어야 한다. 전략이 아니라 전투가 곧 국방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진부한 안보관, 발육 부진의 안보사상이 20세기에나 어울릴법한 연합사 존속 주장으로 표출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우리가 언젠가 북한과 평화적 통일을 성취하기 위해 주변국을 관리하면서 스스로 독자적인 외교안보전략을 구사할 수 없다.

군사주권이 확립되지 않은 우리는 한반도 안보의 당사자로 인정될 수 있는 기반도 부실하고 북한에 대해서도 평화와 통일을 논하기가 어려워진다. 시대가 바뀌었으면 더 이상 노사연과 심수봉이 아니라 강남 스타일도 나오고 소녀시대도 나와야 하는데 “전작권 전환 무력화”는 아직도 흘러간 옛 노래만 부르라는 것과 같은 주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령부가 한국의 안보세력에게 숭배의 대상이 된 이유 중 하나는 유사시 미국이 한국에 지원한다는 69만명의 증원군이라는 ‘공수표’ 때문이다. 69만 증원군은 미군 병력이 240만명이던 레이건 시절에 만들어진 수치로 현재 병력이 140만으로 감축되었고, 앞으로 더 감축될 미군의 실정을 고려한다면 비현실적인 수치다. 군사전문가들은 향후 한반도에 전면전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그 규모는 이라크 전쟁에 투입된 미군 숫자인 13만명을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그나마 미국은 “한반도에 더 이상 6.25와 같은 전쟁은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증원군 숫자는 이미 의미를 잃었다. 게다가 미국은 한반도에서 크고 작은 분쟁이 발생하더라도 자신이 연루될 수 있다는 점을 극도로 예민하게 의식하고 있기 때문에 한미연합사령부가 존치되더라도 미국이 우리 대신 국지전을 치룰 생각도 없다. 냉전시대의 낡은 틀에 목숨을 거는 원로 장성들의 기대를 이미 미국은 배신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제는 현실을 제대로 직시해야 한다.

 

김종대 (<디펜스21+> 편집장)

 

 

14~16대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 보좌관
16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국방전문위원
전 청와대 국방보좌관실 행정관
전 국무총리실 산하 비상기획위원회 혁신기획관
<디펜스21+>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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