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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결과가 아니라 대선공작에 불복한다"

10만 촛불대회...박대통령 사과와 재발 방지 등 요구

 2013년 8월 11일

  이승현 기자  / 통일뉴스

 

 

 

 

국정원 시국회의가 주최한 국정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규탄 6차 범국민 촛불대회가 10일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한 여름 열대야를 녹일만한 뜨거운 열기속에 열렸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촛불과 함께 '원세훈, 김용판 안나오면 쳐들어 간다!', '김무성 권영세 없으면 김-새' 등 구호판을 든 참가자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촛불의 바다속에 '박정희는 군사쿠데타, 박근혜는 선거쿠데타' 등의 현수막이 들어서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기자]

 

온 나라가 열대야로 끓고 있던 10일, 서울시청앞 광장은 국가정보원의 정치공작에 항의하는 시민들의 촛불 열기로 뜨거웠다.

10일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최대 6만여명(주최측 추산 10만명, 경찰 추산 1만6천명)의 시민이 참가한 가운데 '국정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시국회의'(국정원 시국회의)가 주최한 '국정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규탄 6차 범국민 촛불대회(10만 촛불대회)'가 개최됐다.

이날 참여연대와 한국진보연대 등 284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국정원 시국회의가 주최한 10만 촛불대회는 서울외에도 부산·대전·대구·울산에서 동시에 열려 모두 10만여명의 시민들이 국정원 정치공작에 항의하는 촛불을 밝힌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오후 6시부터 시작된 민주당 집회에 이어 시청앞 광장 반대 방향으로 무대를 바꿔 진행된 이날 대회는 박근용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의 사회로 7시 25분 경 시작됐다.

식전 행사로 가수 이지상 씨가 최근 상황을 풍자하는 자작곡으로 분위기를 띄우고 7시 40분경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가 첫 연설자로 포문을 열었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연설에서 '대선공작'에 불복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와 재발방지 조치를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박석운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무책임한 침묵과 일방적으로 국정원을 옹호하는 억지를 비난하면서 "헌법을 수호할 책임이 있는 박 대통령은 국민앞에 나서서 사과해야 하며,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남재준 국정원장의 사퇴 및 재발방지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또 국정원에 대해서는 해체 수준의 전면개혁을 요구했다.

박 대표는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대선불복' 주장에 대해서는 '억지'라고 일축하고 다만 "'대선공작'에 '불복'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시민들의 뜻을 받들어 광장에 나온 이상 김무성, 권영세 등을 잡아들여서 진상규명을 하는 정도의 성과는 거두고 국회로 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그는 요구했다.

또 독립 특검을 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그는 "언론, 특히 공영방송이 권력의 주구, 정권의 시녀로 전락한지 오래"라며 신랄하게 비판하고 언론의 맹성과 촛불 민심을 외면하는 편파방송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지난 6월 8일 광화문 네거리 동화면세점 앞에서 3천명의 시민이 참여한 가운데 1차 촛불대회가 열렸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어려운 길이겠지만 결국 진실이 승리할 것이며, 깨어있는 시민의 주권의식이 신음하는 민주주의를 살린다"며 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의 힘을 북돋우기도 했다.

박 대표의 연설이 끝난 후 국정원 시국회의측은 잠시 뉴욕과 보스턴, LA, 워싱턴, 시드니에서 밝혀진 해외 동포들의 국정원 정치공작 규탄집회 사진과 영상을 상영해 촛불이 결코 국내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

7시 55분에는 지난해 대선 당시 국정원의 댓글 사건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해 여론 형성에 영향을 미쳤던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가 나와 연설을 했다.

 

 

시민들과의 약속을 지키느라 열창을 아끼지 않은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범인 잡는 경찰의 본분'을 강조하면서 시간이 지나면 더욱 뚜렷해 지는 것이 정의의 승리라고 선언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표창원 전 교수는 "20년 전엔 자신도 이곳 광장이 아니라 서울시청 광장을 에워싼 전경버스에 있었다"며, 경찰의 본분은 '시민과 적대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해 참가 시민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어서 표 전 교수는 "지난해 12월 11일 범죄행위를 포착하고도 아무 것도 못한 경찰, 오히려 국정원의 증거인멸을 돕고 거짓말을 한 경찰의 모습은 결국 권력 앞에 약해지고 국민의 신뢰를 잃는 답답한 상황으로 이어졌다"고 말하고 "역사가 증명하듯 나치와 전두환 류의 독재는 영원하지 않았다"며 정의의 승리를 선언했다.

그는 지난 5차 대회때 약속한대로 참가인원이 2만명이 넘으면 노래를 부르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다며 가수 김경호 씨의 '걸어서 저 하늘까지'를 열창했다.

반주도 없는 상태에서 갈라지는 목소리였지만 참가 시민들은 그의 진심과 열정에 화답하듯 열화와 같은 성원을 보냈다.

이어서 8시 10분부터는 민주당, 통합진보당, 정의당의 순서로 정당 대표들의 연설이 있었다.

먼저 연단에 오른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의 연설은 시민들의 호응과 역정이 뒤섞인 채 급하게 마무리됐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원세훈, 김용판은 물론 김무성, 권영세는 자신들이 국정원의 대선개입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자백했음에도 불구하고 권력의 뒤에 숨어있다"고 지적하고 "공안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사태를 계속 묵살하겠다는 청와대와 집권당의 태도로 인해 정치가 실종되고 과거 통치만 남게 됐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전 원내대표는 "이들 4명이 반드시 국정조사에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 원내대표는 약 7분간의 연설을 마무리하지 못한채 '그만하라'는 시민들의 야유와 사회자의 만류로 마이크를 넘겨주고 말았다.

이어 8시 20분 경 시작된 연설에서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는 "국정원 댓글사건으로 최대 수혜자가 된 박근혜 대통령은 모른 척 할 일이 아니라 책임져야 할 일"이라며 댓글사건으로 촉발된 국정원의 정치개입 사건에 대해 명쾌하게 정리했다.

이 대표는 특히 "과격파, 종북세력과의 연계 운운하며 야당, 시민세력을 분열시키려는 것은 집권세력의 고전적 수법"이라며 강조하고 "촛불은 하나다"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이 대표는 3.15부정선거에 대항한 4.19 등 불의에 항거한 역사는 헌법정신으로 남아있으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지라는 주장은 헌법의 정신을 지키기 위한 대한민국 주권자인 국민의 정당한 요구라고 주장했다.

이어서 천호선 정의당 대표는 "국정원 댓글 조작 사건은 빙산의 일각"이라며 "총리실에서 민간인 사찰을 하는 등 과거 이명박 정권의 불법과 범죄는 이루 헤아릴 수 없고 이를 감추기 위해 그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고 비난하고 이와 무관하지 않는 박근혜 대통령의 새누리당 탈당을 요구했다.

정당 대표 연설에 이어 8시 40분부터는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과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강성남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의 발언이 이어졌다.

신승철 위원장은 시청앞 광장 건너편 대한문앞에 쌍용자동차 해고자들의 농성장이 있음을 상기시키고, 며칠전 300일을 못 채우고 철탑에서 내려온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의 아픔을 시민들에게 호소하면서 "행동하는 양심인 시민들과 앞으로 함께 하겠다"고 다짐했다.

염형철 사무총장은 국정원이 댓글 사건만 일으킨 것이 아니라 4대강 사업을 반대해 온 환경운동연합에 대한 지속적인 사찰이 있었다는 사실을 폭로했으며, 강성남 위원장은 "그동안 언론은 시민의 적이었고 권력과 공범자였다"며 사과하고 최근 2천여명의 언론인 공동성명이 있었음을 시민에게 보고했다.

대회장으로 꾸며진 무대에는 '국정원에 납치된 민주주의를 찾습니다!-6차 범국민 촛불문화제'라는 글귀가 하단에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고 LED영상으로 꾸며진 상단의 좌우에는 '박근혜가 책임져라', '국정원 전면개혁',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민주주의 지켜내자'가 대회기간 내내 번갈아 바뀌면서 노출됐다.

대회는 8시 55분 무대에 오른 가수 이정렬 씨가 촛불대회를 은유하는 '촛불', '촛불잔치' 등 익숙한 노래를 부르며 고조되기 시작해 김광석의 '일어나'를 열창하면서 대회장의 모든 시민을 일으켜 세우는 장관을 연출하며 끝을 향했다.

 

 

대회 막판 참가자들은 가수 이정렬씨의 노래에 맞춰 함께 노래 부르며 춤추는 축제의 분위기를 연출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9시가 조금 넘은 시각 시청앞 광장의 중심으로 '민주주의'라는 네 글자 걸개 조각을 모아서 맞추는 마무리 퍼포먼스와 레미제라블의 주제가격인 'Do you hear the people song'을 개사한 '촛불의 노래'를 시민대합창으로 부르면서 대회는 마무리됐다.

 

 

한국대학생연합 통일대행진단과 2013 서울통일연대 자주통일선봉대 학생들이 대회가 끝난 후 뒷풀이 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대회가 공식적으로 끝난 후에도 대학생들과 일부 시민들은 자리를 뜨지 못하고 시청광장에서 뒤풀이 공연과 자체 모임 등을 가지며 여흥과 복잡한 심경을 이어갔다.

경찰은 양 측의 충돌사태에 대비해 69개 중대 5천520명과 여경 1개 부대 80명의 병력을 시청앞 광장 주변과 세종로, 을지로 등 일대에 배치했다.

비슷한 시각인 9시 45분경에 10만촛불대회에 맞불을 놓는 성격으로 인근 국가인권위원회앞에서 한국자유총연맹 등 주최로 열린 '반국가종북세력대척결 국민대회'가 끝나면서 대회가 열리던 내내 옆에서 웅웅거리던 소음도 멈추고 시청앞 광장은 고요한 적막에 잠기기 시작했다.

 

 

대회가 끝난 후 시민들이 남은 촛불로 '책임'이라는 글귀를 시청앞 광장 잔디밭에 쓰고 마음속에 새기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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