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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게 통째로 맡긴 우리 국방

<새연재> 곽동기의 '자주국방의 길' (1)

 2013년 11월 23일

곽동기 - 통일뉴스

 

곽동기 / 우리사회연구소 상임연구원

   <자주국방의 길  연재순서>

  1. 미국에게 통째로 맡긴 우리 국방

  2. 연합방위체계의 문제점

  3. 한미동맹으로 왜곡된 우리 국방

  4. 자주국방이란 무엇인가

  5. 진보의 자주국방론

  6. 신뢰회복과 평화군축

 

[연재 : 자주국방의 길]에 부쳐


지난 10월 1일, 국방부는 대규모 국군 시가행진을 열면서 “한미동맹 60주년”을 크게 내세웠습니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체결된 지 어느덧 60년. 한미군사동맹은 60년이란 시간동안 이 땅에 영향을 끼치며 분단된 한반도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국가주권의 기본이 되는 국방을 다른 나라에 의존해서는 세계 속의 당당한 대한민국을 내세울 수 없습니다. 하물며 분단모순으로 인해 남북이 천문학적인 비용을 쏟아붓고 있는 현실에서는 615 통일시대를 맞이하는 국방정책의 새로운 전환이 요구됩니다.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일도 정전체제가 한미군사동맹에 기초하고 있으므로 기본적으로 우리의 국방정책을 평화체제에 맞게 고쳐나갈 때 비로소 현실화 될 수 있습니다. 국방정책은 정전체제를 고수하고 있는데 정치외교적 측면에서의 평화체제만 강조해서는 보수와 진보를 망라한 온 국민의 전폭적 동의를 이끌기도 그만큼 어려워집니다.

이제는 국방정책도 바꿀 때입니다. 한미동맹만을 강조하며 주한미군 주둔연장을 부탁하고 허리띠를 졸라매며 F-35를 사들이는 정신나간 정책에서 615통일시대를 맞이하는 가운데 21세기 우리민족이 항구적으로 견지해야 할 전략적인 국방정책의 전환이 요구됩니다.

이에 다음의 연재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1. 미국에게 통째로 맡긴 우리 국방
2 연합방위체계의 문제점
3 한미동맹으로 왜곡된 우리 국방
4 자주국방이란 무엇인가
5 진보의 자주국방론
6 신뢰회복과 평화군축

진보적 국방정책의 필요성을 논하며 이를 위한 활발한 토론이 진행되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 필자 주

 

흔히 한 국가를 분석할 때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요소로 구분한다. 그러나 이는 국내적 개념이다. 국제적으로 국가단위의 의사결정체계가 보편화되어 있는 오늘날에는 국가의 대외적 개념인 국방과 외교가 중요하게 대두된다.

국방은 국가의 핵심적인 대외정책

일반적으로 국가는 국방과 외교정책을 통해 주변국들에게 존재를 인식시키고 그 존재가 각인된다. 국가의 주권이란 국내 사회구성원에 대한 규정력보다 주변국들에 대한 정치적 자율을 통해 더욱 부각된다. 지난 역사적 사례를 통해 보더라도 나라의 주권이 훼손되는 경우는 국내의 내란적 요소보다 국외의 외세의 개입과 압력에 의한 부분이 훨씬 많았다.

결국 모든 나라는 국방과 외교를 통해 대외정책을 표방한다. 그런 점에서 국방은 외교와 함께 국가의 면모를 주변국에게 밝히는 핵심요소가 된다.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나치독일과 일본제국주의의 위험성은 그들의 폭력적인 국방정책에 근원을 두고 있다. 1945년 이후 미국의 세계패권도 근본적으로는 해외파병군을 유지하고 있는 미국의 국방정책으로부터 출발한다. 1945년 이후 한국과 일본이 미국의 개입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것도 핵심적으로는 한미, 미일 군사동맹체제에 있다.

국방은 나라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차대한 정책영역이다.

중국 송나라는 문치만 내세우다 여진 침략군에게 황하일대를 내주었으며 결국 몽고에 전 중국대륙을 빼앗기고 말았다. 조선도 대외정책의 변화에 눈이 먼 채 풍월이나 읊조리다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이라는 참혹한 전란을 겪고 말았다. 고대잉카제국은 남미의 문명을 꽃피웠지만 국방에 주목을 돌리지 않아 피사로가 이끄는 스페인 침략군에게 철저히 패배하며 잉카문명 자체가 소멸되고 말았다.

무엇보다 우리민족은 1876년, 국방이 약했기 때문에 운요호를 앞세운 일제의 강도적 통상요구에 강화도 조약이라는 불평등조약을 체결하였다. 이 과정에서 조선은 5개 항구를 개항하고 일본인의 치외법권을 인정하고 말았다. 이 치외법권은 일본인을 조선의 법으로 다스릴 수 없다는 것으로 오늘날 주한미군에게서나 찾아볼 수 있는 대단히 불평등한 조항이다.

우리민족이 1894년 청일전쟁 당시 조선에 들어 온 외래침략군에게 항의한번 제대로 못한 것도 나라의 국방이 한심한 수준이었기 때문이며 1905년 일제의 을사늑약을 강요당한 이후 1910년 한일합방을 통해 일제의 완전한 식민지로 굴러 떨어진 것도 1907년, 일제에 의해 강제적으로 군대가 해산당했기 때문이었다.

국방은 외세에 맞서 나라의 존엄과 주권을 지키는 것

그런 측면에서 국방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것은 국방이야말로 외세에 맞서 나라의 존엄과 주권을 지키는 핵심정책이기 때문이다.

국방은 외세에 대항해 나라의 주권을 행사하는 대외적 개념이다. 지정학적 요충지에 자리잡고 있으면서 역사적으로 강국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던 한반도를 볼 때 국방의 중요도는 더욱 부각된다.

한반도는 바다 건너 우리민족에게 헤아릴 수 없는 고통을 안겨준 일본이 인접해 있으며 서쪽으로는 중세시기 세계최강국으로서 우리민족에 간섭을 해왔던 중국이 버티고 있다. 그리고 연해주로는 러시아가 남진정책을 표방한 끝에 두만강 유역에서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이른바 한미동맹이란 명목으로 현재 세계최대의 군비지출국인 미국이 발을 들여놓고 있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 일본은 하나같이 세계적 대국에 속하는 국가들이다. 일본이 2차대전 패전 이후 평화헌법을 강요당하며 정상적인 군대의 틀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지만 일본이 변칙적으로 구성한 자위대의 군비지출은 2014년도에 55조원 규모로 이미 세계적 수준이다.

결국 주변 군사대국들에 포위된 우리민족의 현실에서 국방은 중차대한 과제로 제기될 수밖에 없다.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전란이 끊이질 않았던 한반도는 기본적으로 외세의 침략에 맞서 주권을 지켜온 우리민족의 투쟁의 역사로 평가할 수 있다.

반만년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민족은 수나라 침략군을 격퇴한 고구려 을지문덕 장군의 살수대첩, 거란 야율야보기의 침략을 격퇴한 고려 강감찬 장군의 귀주대첩,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조선침략군을 경남 한산도에서 대파한 이순신 장군의 한산도대첩, 권율 장군이 행주산성에서 왜군을 대파한 행주대첩을 4대 대첩으로 기념하고 있다.

우리민족이 무려 천년인 넘는 기간 동안 하나의 단일민족국가를 유지해온 것도 온 나라가 떨쳐나서 외세의 침략에 맞서 싸웠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국방정책은 지난 과거에도 중요했고 현재에도 중요하며 앞으로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절실한 국방의 제자리 찾기

그러나 우리의 현 국방은 엄밀히 말해 정상적인 국방정책이라 할 수 없다. 외세의 개입과 간섭, 침략에 맞서 주권을 수호하는 것을 국방의 기본개념으로 볼 때 대한민국은 외세의 개입과 간섭, 침략에 맞서는 모든 행위는 철저히 한미동맹의 관계에서 미국과의 협의로 풀어나가고 있다.

우리 군은 주한미군의 한반도 군사정책과 기지 이전에 대해 수동적일 수밖에 없으며 심지어 우리의 주권을 직접적으로 침해하는 일본의 독도분쟁과, 나아가 평화헌법 개정을 통한 재무장문제에 대해서도 철저히 미국과 협의를 우선시하고 있으므로 제대로 된 대응을 못하고 있다.

그 대신 우리 군대는 모든 국방역량을 오로지 같은 민족이며 통일의 대상인 북한에게 쏟아붓고 있다. 대한민국이 지출하는 연간 30조원 이상의 천문학적 국방비용은 한미동맹의 이름으로 휴전선과 동, 서해 인근지역에서 북한을 군사적으로 압박하는데 소비된다.

지난 60년간의 우리 국방정책을 한마디로 진단한다면 진정한 대외 국방은 미국에게 온전히 의존한 채 사실상 통일의 대상인 북한압박하기에만 집중해왔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우리민족의 전략적 과제인 통일이 불가능하다. 설사 보수진영의 논리로 한미동맹에 의거해서 전쟁으로 북한정권을 해체하는 상황을 가정한다 하더라도 북한을 점령한 주체는 한미동맹군이지 전시작전통제권이 없는 대한민국 정부가 아니다. 분열하여 통치하기를 즐기는 미국이 남북의 통일정부를 구성해 줄 가능성은 사실상 “0”에 가까우며 북한에 새로운 친미정부를 구성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우리 군이 한미동맹에 의존하는 이상 전쟁을 통한 통일은 불가능하다.

결국 통일은 남북이 힘을 합쳐야 하는데 한국의 국방이 한미동맹에 달라붙어서 주한미군을 모셔다놓고 매년 30조원 이상을 쏟아붙는 상황에서 남북간 신뢰가 형성되기가 어려운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60년째 이어져 온 결과 북한은 사실상의 핵무기를 보유하게 되었다. 북한의 핵무기를 통해 한미동맹군이 전쟁을 통해 북한을 점령할 가능성도 사실상 “0”로 귀결되었다. 그렇지만 대북군사적 압박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핵이 없었던 북한도 어찌하지 못했던 지난 60년의 역사에 대한 평가도 없이 이제는 핵을 가진 북한의 핵을 폐기해보겠다며 대단히 호전적인 국방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입으로는 통일을 말하며 손으로는 통일의 대상에게 총을 겨누는 모순된 국방정책을 60년째 지속해 오고 있다. 지난 2000년 이후 6.15 시대의 흐름에 일부 남북간 군사적 신뢰를 구축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2008년 한미동맹을 앞세우는 이명박 정부가 취임한 이후 남북간 군사적 신뢰는 완전히 상실되었으며 2010년에는 남북간 실질적 포격전인 연평도 포격전이 발발하기도 하였다.

진보적 국방정책의 필요성

이제 국방정책에 진보진영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외세에 둘러싸인 우리민족의 현 조건을 직시하고 외세와 줄기차게 투쟁해왔던 우리민족의 역사를 교훈삼아 진보는 우리민족의 통일에 부합하는 진보적 국방정책을 찾아야 한다.

진보진영은 현 한미동맹체제와 한국군 지휘부를 반대할 수는 있지만 국방과 군사영역 자체를 반대할 수는 없다. 군사적 패권과 야망을 꿈꾸는 외세에 둘러싸인 우리민족은 전쟁을 막고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누구보다 국방정책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그 개선을 위해 힘써야 한다.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진보진영이 올바른 국방강화에 누구보다 앞장서야 하지 않겠는가.

국방정책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다고 해서 그것이 군비증강 논리에 힘을 실어주는 결론으로는 될 수도 없다. 진보의 국방정책은 군대의 양적 증대가 아니라 전략적 강화에 대한 문제이다.

동북아의 정세흐름을 보더라도 정전체제가 마지막 신음소리를 내며 붕괴해가고 있는 상황에서 평화체제로의 전환이 절실하다. 한반도 평화체제는 핵심적으로 군사체제의 영역에 있으므로 새로운 국방정책에 대한 모색없이 정치외교적으로 평화체제가 달성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진보진영이 나서서 남북대결 일변도의 국방논리를 615 통일시대에 대비한 국방으로 전환을 모색할 때, 한반도 평화체제와 우리민족의 부강번영도 그만큼 앞당길 수 있다.

 

 

6.15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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