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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의 자주국방론

<연재> 곽동기의 '자주국방의 길' (5)

 2013년 12월 21일

곽동기 - 통일뉴스

 

곽동기 / 우리사회연구소 상임연구원

   <자주국방의 길  연재순서>

  1. 미국에게 통째로 맡긴 우리 국방

  2. 연합방위체계의 문제점

  3. 한미동맹으로 왜곡된 우리 국방

  4. 자주국방이란 무엇인가

  5. 진보의 자주국방론

  6. 신뢰회복과 평화군축

 

[연재 : 자주국방의 길]에 부쳐


지난 10월 1일, 국방부는 대규모 국군 시가행진을 열면서 “한미동맹 60주년”을 크게 내세웠습니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체결된 지 어느덧 60년. 한미군사동맹은 60년이란 시간동안 이 땅에 영향을 끼치며 분단된 한반도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국가주권의 기본이 되는 국방을 다른 나라에 의존해서는 세계 속의 당당한 대한민국을 내세울 수 없습니다. 하물며 분단모순으로 인해 남북이 천문학적인 비용을 쏟아붓고 있는 현실에서는 615 통일시대를 맞이하는 국방정책의 새로운 전환이 요구됩니다.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일도 정전체제가 한미군사동맹에 기초하고 있으므로 기본적으로 우리의 국방정책을 평화체제에 맞게 고쳐나갈 때 비로소 현실화 될 수 있습니다. 국방정책은 정전체제를 고수하고 있는데 정치외교적 측면에서의 평화체제만 강조해서는 보수와 진보를 망라한 온 국민의 전폭적 동의를 이끌기도 그만큼 어려워집니다.

이제는 국방정책도 바꿀 때입니다. 한미동맹만을 강조하며 주한미군 주둔연장을 부탁하고 허리띠를 졸라매며 F-35를 사들이는 정신나간 정책에서 615통일시대를 맞이하는 가운데 21세기 우리민족이 항구적으로 견지해야 할 전략적인 국방정책의 전환이 요구됩니다.

이에 다음의 연재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1. 미국에게 통째로 맡긴 우리 국방
2 연합방위체계의 문제점
3 한미동맹으로 왜곡된 우리 국방
4 자주국방이란 무엇인가
5 진보의 자주국방론
6 신뢰회복과 평화군축

진보적 국방정책의 필요성을 논하며 이를 위한 활발한 토론이 진행되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 필자 주

 

변화하는 21세기, 대한민국의 국방은 새로운 시대의 요구를 반영하는 자주국방으로 거듭나야 한다.

 

자주국방의 정신 : 민족자주, 남북통일

 

무엇보다 국가의 방위사상을 반북반공에서 민족자주로 정상화시켜야 한다. 지난 60년간 지속되어 왔던 북한체제가 어느 한 순간에 소리 소문없이 무너진다는 것은 납득되기 어렵다. 6.15/10.4 선언의 남북화해 물결에 대한 경험이 있는 우리민족은 민족대결에서 민족화해로의 방향전환이 필수적이다.

민족대결에서 민족화해로 전환하는데 필수적 요소는 군사적 측면에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다. 그런데 군부대에서 반공반북사상을 지속적으로 주입하는 상황에서 민족화해가 추진될 리 만무하다.

그런 측면에서 국가의 방위체제도 지금의 한미동맹을 극복하고 궁극적으로는 남북통일을 지향하는 민족자주정신으로 거듭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직 장성들과 장교들이 통일을 예비한 국토방위사상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 군은 민족자주정신을 피력해야 하며 사관학교를 비롯한 군교육기관의 교육내용을 50년대 반공교육에서 21세기 민족자주정신 교육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

북한과 전쟁을 할 경우, 한국전쟁을 능가하는 막대한 재난이 불보듯 뻔하며, 북한체제를 붕괴시킨다는 보장도 없다. 설령 한미동맹측이 북한체제 붕괴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그 인적피해와 물적 피해는 한반도를 지구상 가장 낙후한 지역으로 돌려놓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국군의 전시작전지휘권이 미국에 있는 현 조건에서 미국이 스스로 한미동맹을 철회하고 주한미군을 철수시켜 동북아를 떠난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민족자주의 정신을 받아들인다면, 우리민족끼리 전쟁을 부추길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남북은 총을 겨눌 대상이 아니라 손을 잡아야 하며, 통일도 남북화해를 통한 평화통일이 되어야 한다. 결국 6.15 공동선언과 10.4선언을 통한 남북화해가 실현가능한 통일의 유일한 길이다.

남북화해를 통한 통일, 6.15/10.4 선언이 전면적으로 구현되는 한반도에서 남북군부대가 총부리를 들고 서로 대치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10.4 선언에서 발표되었던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는 그 첫걸음이다. 남북의 군사적 신뢰를 구축하고 공동경비구역을 점차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

남북이 통일된 상황에서 민족자주, 자주국방은 실제로 가능하다. 무엇보다 통일 한반도에서는 북한의 남침가능성을 내세우며 이 땅에 60년째 주둔하고 있는 주한미군이 주둔할 필요가 없어진다. 한국에 주둔한 주한미군은 남북화해, 통일과 더불어 즉시 철수하여야 할 것이다.

 

자주국방의 수단 : 전략무기

 

그렇다면 통일한반도의 자주국방은 어떻게 담보되는가.

한반도 주변국들, 이른바 강국들의 국방추세를 살펴보면 한결같이 전략무기체계를 구축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전략무기는 하나의 사용으로 전쟁의 향배를 좌우할 수 있는 무기로써, 이른바 파괴능력에서 대량살상무기로 구분될 필요가 있으며 타격범위에서 장거리타격무기로 구분되어야 한다.

전략무기의 효과는 군사적 측면 뿐 아니라 정치, 외교, 사회, 문화의 각 분야에 파급되어 효과가 반영된다.

일례로 우리 주변의 미국, 중국, 러시아가 이미 핵을 보유한 핵보유국이다. 한국이 최신전차 K-2를 개발 중이라고 해서 그것이 한국의 정치, 외교에 각종 마찰을 빚으면서 사회 현안에 파급을 미칠 수는 없다. K-2 전차는 전략무기와 달리 전쟁의 양상을 뒤바꿔 놓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이 전략무기를 구축한다면, 이를테면 미국으로부터 제약당하고 있는 미사일 통제체제를 극복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한다면, 한국의 정치, 외교, 사회 현안에 끼치는 파급효과는 그야말로 막대하다.

미국이 군사적 측면에서 전략무기 개발에 대해 눈에 불을 켜는 것도 전략무기 확보가 미국의 군사적 전횡을 막을 수 있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핵확산금지조약을 통해 핵무기의 독점체제를 구축하고 있으며 반미성향국가들의 핵개발 저지를 제1국책과제처럼 중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은 군사동맹을 맺었다는 한국에 대해서까지 한미 미사일 지침에 의해 탄도미사일 사거리를 800km로 제한하고 있다. 미국이 전략무기개발에 대해 극도의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무기는 21세기 자주국방의 필수적 요소이다.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들 모두 전략무기체계의 대표주자들이며 중국은 이번에 대륙간탄도미사일 둥펑 41을 시험발사하였다. 북한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분류되며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통일 한반도가 자주국방을 전략무기체계에 의거해야 하는 것은 동북아의 현 군사적 추세를 보았을 때 피할 수 없는 귀결이다.

그런 측면에서 군은 대외정보를 주한미군의 정보에 의존하던 이전 관행을 벗어나 독자적인 정보취득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차세대 전투기라는 명목으로 수십조원의 돈을 미국에 주는 정신나간 대미의존국방 대신 남북공동의 군사위성을 쏘아올려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에 못지않은 “눈”인 군사위성을 보유하는 것은 전략무기 행보의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대표적인 전략무기이자 하나의 폭발로 수백만 명의 피해가 발생하고, 그로 인해 확증파괴전략이라는 과잉대응을 초래한 핵무기는 지구상에서 사라져야 마땅하다. 그러나 미국, 중국, 러시아가 모두 핵무기를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있고 북한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분류되는 상황에서 이들 나라가 상호 합의하여 온 세계의 핵무기를 모두 다 폐기할 때까지 우리민족의 통일과 자주국방체계 확립을 미룰 수는 없는 일이다.

 

자주국방의 수단 : 정예병력

 

그렇다고 해서 국방을 전략무기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는 없다. 핵무기, EMP, 대륙간탄도미사일 등 전략무기를 갖추었다고 해서 전차, 전투기, 전투함정 등 전술무기를 모조리 폐기할 수는 없다. 전략무기는 일단 실전 가능성이 거론되는 순간 전쟁가능성이 촉발되어 극도의 공포감을 몰고 오므로 군사적 대응에서 수위조절이 불가능하다.

일례로 우리민족의 방위수단이 전략무기밖에 없다면 중국이 방공식별구역을 이어도까지 확대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끄집어내야 하는 상황이 되고 만다.

그러하기에 국방은 전략무기 뿐만 아니라 전술무기체계도 갈고 닦아야 한다.

다만 남북한은 정전체제의 불합리성으로 인해 너무 많은 전술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전략무기의 절대빈곤과 전술무기의 과잉이 한국군의 현 주소이다. 남북 양측은 통일 시 군사력이 그대로 합쳐진다면 총병력에서 184만명(119만명과 65만명), 전차가 6500대, 야포가 13700문, 다련장로켓포가 5300문, 전투함정이 540척, 전투임무기가 1280대, 헬기가 980대, 예비전력 1100만명 등 과도한 전술적 군사력 과잉상태가 조성된다.

통일되면 이같은 무기체계를 배치할 공간도 없다. 한-중이 수교한 상황에서 압록강과 두만강의 북-중 접경지대를 휴전선 지대처럼 만들 것이 아니라면 막대한 과잉전술무기는 도태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이미 과도한 군비지출이 정전체제의 부작용으로 지목되어 온 바, 남북은 향후 신뢰회복과 화해기류에 맞추어 군사력을 서로 감축해 나가야 한다.

전술무기체계를 구축하는데서 기본은 병력이다. 남북은 통일되는 상황에 맞추어 병력감축안을 구성하되 정예병력 중심으로 병력을 재편해야 한다.

지금껏 한국사회를 관통해왔던 징병제는 재고되어야 한다. 징병제도 자체가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한미연합군과 북한이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비정상적 상황에서 초래된 것인데 남북화해와 평화통일의 기운이 높아진다면 징병제를 고수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남북간 긴장완화에 맞추어 징병제를 지원제로 전환해야 한다.

징병제가 아니라 모병제, 지원제로 전환할 때에 “정예화된 선진강군”도 비로소 가능해진다. 현 징병체계에서는 장병들의 복무기한이 24개월인데 이를 바탕으로 장병들의 평균복무경력을 따져보면 대략 12개월 안팎에 되고 만다. 지금 한국군 사병의 대다수가 군대 들어온 지 1년 안팎의 일천한 경험소유자들이란 점이다. 일례로 전차병의 경우, 24개월 복무 끝에 전차운전이 이제 손에 붙을만하면 제대하고, 전투기 정비가 이제 눈에 익을만하면 제대하는 현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이는 결국 군대 전체에 군복무의 효율성을 극히 저락시킨 결과로 나타나게 된다.

남북이 화해하고 신뢰를 회복하며 전쟁의 가능성을 줄여나간다면 그에 맞추어 남북 양측의 필수유지병력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남측은 한반도 긴장완화에 맞추어 주한미군 철수를 이끌어내야 하며 남북이 통일된다면 휴전선 인근에 집중된 남북의 군부대들은 전면적으로 재배치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사병중심의 징병제에서 정교, 하사관 중심의 모병제로의 전환은 당연하다.

직업군인과 장교, 하사관 중심의 병력체계는 자체로 생산된 무기체계로 무장해야 자주국방을 담보할 수 있다. 미국산 첨단무기로 무장하면 미국의 군사적 통제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 물론 국군은 총, 기관총, 전차 등 각종 전술무기들의 자체생산 비중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지금 한국은 F-4, F-16, F-15 그리고 현재 차세대전투기사업에서 거론되는 F-35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전투기를 미국산 제품에 의존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사일을 비롯한 각종 유도무기도 대부분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며 많은 수량이 필요해 이윤이 크지 않은 종목의 국방장비는 우리가 자체로 생산하면서도 천문학적인 가격을 요구하며 이윤을 크게 남기는 종목의 국방장비는 미국의 수입에 의존하는 형국이 지속되고 있다.

일례로 한국은 첨단과학기술산업에서 중국보다 앞서있다고 자부하면서도 스텔스 전투기 생산은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으지만 정작 과학기술부문에서 뒤쳐져 있다는 중국도 스텔스전투기를 자체개발하고 있다.

통일한반도는 우리민족의 전략무기를 갖추어 주변 군사대국들의 군사적 위협으로부터 우리 주권을 지켜야 한다. 그러할 때 정전체제로 인해 파생된 과도한 전술무기도 구형 기종들을 퇴역시키는 방식으로 효율성을 높일 수 있고 국방비용의 거품을 뺄 수 있다.

이러한 모든 개혁의 출발점은 민족자주정신에 입각한 국가방위개념을 세우는 것이다. 군수뇌부가 6.15 공동선언을 두고 “북한의 통일전선전술에 속지말고 한미동맹을 강화하자”고 하고 있는 한, 자주국방은 100년이 가도 불가능하다.

 

 

6.15정신

 

 


615 유럽공동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