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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3국과 서방세계 딜레마 자초

[헤이그 정상회담] 푸틴이 따 먹은 금단의 열매

 2014년 3월 22일

   장유근 / 진실의 길

  

 

푸틴이 따 먹은 금단의 열매
-한미일 3국과 서방세계 딜레마 자초-
 

딜레마에 빠져든 짝퉁 자유민주주의 어디로 갈까…

 

참 답답한 세상이다. 능력 밖의 인간들이 도모하는 정치적 술수 때문에 인류가 자멸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 것도 최근의 일이다. 강도가 도둑더러 ‘착하게 살아라’고 충고하는 격이라고나 할까.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모른 채 남의 정체성을 나무라는 것 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을 것. 본론에 들어가기 전 필자의 여행담 한 줄부터 먼저 해 보기로 한다.

두 해 전 필자는 세계최고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빠따고니아(Patagonia)투어를 다녀오게 됐다. 이번에는 남들이 잘 안 가는 코스를 미리 정해놓고 다녀왔는 데 여정 중에는 칠레의 차이텐 지역이 포함돼 있었다.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서 남쪽으로 1300㎞ 떨어진 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차이텐은 차이텐 화산(962m, Chaiten Volcano )을 곁에 두고 있었는 데 지난 2008년 5월 1일에 폭발한 것이다. 화산폭발 현상을 언급하고 싶은 게 아니다. 차이텐 화산 폭발이 시사하는 점 하나를 통해 인간의 지식이나 상상력이 어디까지 미칠지 점검해 보는 것이다.

과학자들이 말하는 차이텐 화산폭발은 9400년만에 발생한 것이라고 한다. 100년도 채 못사는 인간의 입장에서는 전혀 염려하지 않아도 될 화산이 어느 날 폭발하게 된 것이다. 화산폭발로 도시는 한순간에 폐허가 되고 말았다. 화산재가 차이텐 마을을 대부분 덮어버린 것이다. 그 결과 차이텐은 유령의 도시로 변하고 말았다. 2011년 현재 차이텐 마을은 복구가 한창이었지만 사람들은 대부분 이 마을을 떠났다.


한국 원전 자연재해로부터 안전한가
 
올해 초, 부산지하철노동조합이 주최한 시사팸투어를 다녀오면서 고리 원자력 발전소를 멀찌감치서 둘러보게 됐다. 최근 한국에서 일어난 원전비리 등으로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일반의 우려는 매우 높은 상태였다. 수명이 다한 원전을 재가동 해 보겠다는 매우 위험한 발상과 함께 툭 하면 멈추어 서는 원전은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관련 당사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문제가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없다고 말하며, 지진과 해일 등 자연재해로부터 안전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스팩에서 벗어난 불량부품을 사용한 원전은 비리 당사자를 형사처벌 한다고 끝나는 게 아니란 건 다 아는 사실이다. 불량부품 때문에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지면 피해는 고스란히 주변에 살고있는 시민들의 몫이자 국가의 재앙으로 이어질 건 뻔한다. 한국은 일본 보다 비교적 지진이나 해일 등 자연재해로부터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건 인간들의 알량한 잣대일 뿐이라는 게 차이텐 화산폭발이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벼락 맞을 확률 보다 더 낮은 게 차이텐 화산폭발이라고 자위할지도 모르겠다. 그게 일본의 후쿠시마발 원전 사고 모습이다.


후쿠시마 원전 재앙으로부터 배우라
 
최근 후쿠시마 원전에 대한 우려 섞인 보고가 나왔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수습은 100년의 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라고 했다. 인류 대재앙의 전조가 일본으로부터 시작되고 있는 것일까. 일본의 도쿄전력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는 3주기를 맞이했지만 사고의 원인 규명은 아직까지 밝혀진 바 없다고 한다. 이 사고를 조사해 온 원자로 설계 전문가 다나카 미쓰히코씨는 “국회사고조사위원회가 6개월 활동을 마치고 보고서를 제출했는데 실제 조사기간은 3개월에 불과했다. 더욱이 도쿄전력의 정보은폐와 허위보고, 그리고 현장조사 고의방해로 사고원인을 규명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국이나 일본의 핵발전소 관리 모습은 ‘불투명’한 게 확실하게 닮았다.

도쿄전력이 대비할 수 있는 지진 규모의 최대치는 7.9였고, 후쿠시마 핵발전소가 견딜 수 있는 쓰나미는 최대 5.7m 였다. 도쿄전력은 과거 규모 8이상의 지진과 10m 이상의 엄청난 쓰나미가 발생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지진활동장기평가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 앞바다에서 앞으로 15m이상의 대형 쓰나미가 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속수무책으로 당한 것. 일본 정부 또한 지진으로 인한 중대사고에 대책을 세우지 않고 노후한 후쿠시마 원전을 가동하여 회복불가능한 대재앙을 초래한 도쿄전력의 엄청난 책임을 규명하지 않은 채 원전재가동을 강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다를까.

다를 리가 없었다. 2012년 11월 설계수명을 마친 월성1호기 부지 인근은 활성단층대로서 지진에 결코 안전하지 않은 곳이다. 그러나 원전당국과 한수원은 “한국의 핵발전소는 지진규모 6.5에 견딜 수 있도록 안전하게 내진 설계되었다. 후쿠시마와는 다르다”고 반복해서 주장하는 입장. 원자력안전위원회도 지진 규모 6.5 이상의 지진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객관적인 검증자료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채 월성1호기 수명연장을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대자연의 재앙이 인간이 만들어 둔 스팩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는 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인 데 핵물리학을 전공한 학자들만 모르는 것일까.


땅을 치는 우크라이나 사람들
 
한국과 일본 두 나라의 원전 관계자들이 문제를 공유하지 않으면서 생긴 재앙은 맨 먼저 정치적 시험대에 올랐다. 요즘 지구촌의 최대 이슈인 우크라이나 사태는 지구촌 사람들의 가치를 한 순간에 무너뜨린 매우 중대한 사건이었다. 오렌지혁명으로 빵과 자유를 쟁취한 것 같은 이 사태는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접수하면서 전혀 다른 양상으로 변해가고 있다. 애국민주시민들이 피를 흘린 보람도 없이 이웃나라의 눈치만 살피며 땅을 치고 대성통곡을 하고 있는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이유가 뭔가.

우크라이나는 과거 소련 시절의 핵무기를 이어 받아 세계 3위의 핵보유국이었다. 우크라이나가 주변 강대국으로부터 영토주권과 독립을 보장받은 건 세계 3위의 막강한 핵을 포기하는 것이었다. 러시아도 이 약속에 참여했다. 그러나 최근 그 약속은 휴지조각으로 변하고 말았다. 핵탄두를 모두 폐기한 우크라이나는 이빨 빠진 호랑이격으로, 푸틴 앞에서 힘 한 번 제대로 써 보지 못하고 크림반도를 내주는 한편 독재권력과 서방의 눈치만 살피고 있는 것.

지난 1994년 러시아를 비롯한 5대 핵 보유국은 <부다페스트 합의>를 통해 비핵화를 조건으로 우크라이나의 독립과 주권, 국경선을 존중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는 이 약속을 믿고 소련에서 독립하면서 확보했던 핵 탄두 1,900 개 등 세계 3위의 핵전력을 포기한 것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보듯이 러시아의 푸틴은 선의의 합의를 악의로 갚으면서 국제사회로부터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마치 금단의 열매를 먼저 따 먹은 모습이랄까.

 

 

 

헤이그에서 뒷북치는 한미일 3국
 
북한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었을 것이다.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을 압박하고 있는 한.미.일 3국이 마침내 딜레마에 빠져든 것을 보고 미소를 흘리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전혀 법적 구속력이 없는 국제적 합의가 푸틴으로부터 깨지면서 북한의 입지가 탄탄해지고 있는 것이다. 핵탄두는 물론 영토주권마저 농락당한 우크라이나의 모습은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타산지석인 것. 북한은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사정이 이러한데 정부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릴 핵안보정상회의 기간에 한미일 3개국 정상회담이 개최된다고 발표했다. 관련 기사를 살펴보니 핵안보 논의가 핵심이었다. 그러나 속내는 미국의 중재로 한미일 3개국이 울트라파워를 행사하고 있는 러시아의 푸틴을 견제하고자 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그러나 이미 ‘종 치고 날 샌’ 모습이다. 이들 3개국 정상이 헤이그에서 만나봤자 할 일이 없는 것. 헤이그에서 뒷북치는 꼴로 변하고 말았다.

세계인들 중에서 초강대국 미국의 편에 기댄 사람들은 푸틴을 ‘공공의 적’쯤으로 여길 것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지켜보고 있던 필자까지도 푸틴을 공공의 적 쯤으로 여겼다. 그러나 누가 푸틴에게 돌을 던질 수 있겠는가. 특히 한미일 3개국은 입이 열개라도 푸틴을 원망할 수 없는 입장 아닌가. 더군다나 일본은 핵문제에 대해 입도 방긋하지 못할 정도로 지구촌을 망가뜨리는 공공의 적이었다. 깡패나 조폭이 선량한 시민들을 향해 ‘착하게 살아라’고 훈계하는 모습과 별로 다르지 않은 모습.


열강에서 밀려나고 있는 미국의 파워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세계의 경찰을 자임하고 있던 미국의 입지는 갈수록 허약체질로 변하고 있다. 유엔을 주무를 정도로 막강한 파워를 지녔던 미국의 입지는 중국이나 러시아 등 사회주의국가 쪽으로 기울고 있는 모습. 세계의 ‘좁쌀영감’으로 전락한 미국의 파워를 떨어뜨리는 데 한국과 일본 같은 전통적인 우방이 한 몫 거들었다. 주지하다시피 일본은 제국주의 부활의 목소리를 높히며 미국의 견제로부터 벗어나려는 한편, 후쿠시마의 원전 사태를 통해 통제불능의 국가로 여겨지고 있다. 한국…?

불과 1년 전쯤에서 아니 6년 전 쯤으로부터 친일, 친미국가로 낙인 찍히며 부정부패의 대표적 나라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최근 1년 여의 세월동안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었던 댓글사건과 간첩 조작사건 등은 친미국가의 정통성을 크게 훼손 시켰다. 독재자의 딸을 우방으로 둔 미국은 한국발 부조리를 통해 사회주의국가 등으로부터 지탄의 대상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것. 그런 3국이 모여 북핵 혹은 6자 회담 등을 논제로 삼으며 도덕적 정부나 도덕적 국가를 논의한다면 세계인들은 뭐라고 할까. 시쳇말로 ‘너나 잘 하세요’라며 빈정대기 일쑤일 것.


후쿠시마 원전 사고 수습기간 100년 걸릴 것
 
최소한 한미일 3국이 딜레마에 빠져 허우적 거리는동안 푸틴이 금단의 열매를 따 먹어도 가슴앓이만 할 뿐, 그 어떤 제재 조차 가하지 못하는 것이다. 금융제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통해 유럽으로 가는 가스관을 잠궈버리면, 미국 등 서방세계가 전쟁을 통해 러시아를 물리칠 수 있을까. 세계전쟁을 의미하는 이런 조치는 인류의 멸망을 부추길 뿐 아무런 도움도 안 될 전망이다. 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한 국가들의 부도덕함이 부른 대재앙이 한미일 3국으로부터 발현되고 있었던 것.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일본에서 비롯되고 있었다. 후쿠시마 원전 때문이었다.

 

“2011년 3월 11일 오후 2시 46분 규모 9의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하면서 쓰나미가 후쿠시마 제1발전소를 덮쳤다. 3시 35분, 또 다시 높이 15m의 대형 쓰나미가 밀려와 모든 것을 삼켰다. 비상디젤발전기도 물에 잠겼다. 모든 전력이 상실되었고, 원자로를 냉각시킬 방법이 없었다. 원자로는 핵분열물질을 생성하며 엄청난 열을 내고 비상냉각장치는 가동중단되어 핵연료가 녹아내리는 멜트다운이 시작된 것이다.

 

후쿠시마 제1발전소 1~3호기는 모두 핵연료가 녹아내리는 멜트다운에 들어갔고, 핵연료가 녹아내리면서 엄청나게 높은 열은 원자로 압력용기와 격납용기를 손상시켰다. 격납용기 바닥으로 떨어진 고농도 방사성 물질은 격납용기 밖으로 흘러나가 땅, 지하수, 바다를 오염시키기 시작했다. 4호기는 폭발로 건물이 심하게 손상되었고 사용후핵연료 저장조가 밖으로 보일 만큼 위험천만한 상태에 놓였다.

 

사용후핵연료 저장조에 물이 공급되지 않아 핵연료가 녹아내려 폭발하거나건물이 무너지거나 하면 최악의 사태가 올 수 있었다. 일본의 원전 전문가인 고이데 히로아키 교토대 교수는 지난 1월 우리 국회에서 열린 한국 강연에서 ‘원자로 노심이 녹아버리고 사용후핵연료가 위험천만하게 드러나 있는 상태에서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수습하려면 앞으로 100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출처http://media.daum.net/foreign/others/newsview?newsid=20140319202105149>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깝지만 정치적인 생각 등은 너무도 다른 일본의 현주소가 이러하다. 핵문제에 관한 한 세계인의 우려를 독차지 하고 있는 게 현재 아베신조 일본 총리의 입지. 거기에 국민들의 생각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시계를 거꾸로 돌려놓는 데 광분하고 있는 한국의 댓글정부 위상. 우방이란 명분 등으로 틈만 나면 한미일 3국을 통해 북한의 핵무기를 폐기하고 싶었던 미국이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끝으로 동력을 잃게 됐다. 그저 3국이 결속을 다지는 일 외 이미 텅빈 과수원을 지키는 격이랄까.

사정이 대략 이러한데 정부는 정상회담 의제를 통해 얼토당토 않은 ‘통일대박론’ 운운하는 것이다. 능력 밖의 일에 몰두하며 국민 1인을 식상하게 만드는 것. 거의 국민을 우롱하는 수준이다. 최소한 한미일 3국이 러시아와 북한 및 중국을 설득하려면 자기가 처한 형편을 먼저 깨달아야 할 때다. 자유민주주의를 초라하게 만든 당사자들이 어떻게 자유민주주의를 말 할 수 있겠는가.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 3년이 지난 지금,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어디에 있는지도 알 수 없이 녹아버린 노심의 불을 끄기 위해 냉각수를 투입하는 일뿐이란다. 인류가 핵발전소를 가동한 지 70년이 지났지만, 핵에너지가 만들어 낸 방사성 물질의 독성을 처리할 방법을 알지 못한다고 하는 것. 그저 100만 년 이상 자연에서 격리하는 길만이 유일하다는 것이다. 후손들과 미래를 생각하면 참 답답한 일이 생긴 것. 인류가 손을 대서는 안 되는 진정한 ‘금단의 열매’가 원자력이었을까. 인류가 원자력의 유혹으로부터 멀어지지 않는 한 자멸의 길은 그리 멀어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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