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의 비전향 장기수

<;/font>

                        ♧  이방의 비전향 장기수


 









해방과 자주할 나라 생생히 꿈 꿔본 것이,
그 나라 섬길 동량 가르쳐본 것이,
고향나라 반공법 오랏줄에 사로 잡혔고,
없는 것도 쪼개어서 아낌없이 담아주며,
지성껏 위하고 모시었던 사람 사랑이
모함 조작되어 이적과 용공으로 몰릴 줄이야!


고국의 옥 속에서 신음하는 비 전향 장기수
몸은 묶였으나, 마음은 북녘하늘 나르는 자유의 새.
이방의 자유 속에 신음하는 비 전향 장기수
몸은 자유롭되, 마음은 고향잃고 갈데없는 실향의 새.


씨 뿌려 거두고 나눠 주던 마음 속의 옥토
지금은 뽑히고 짓밟혀서 버려진 상흔의 황무지.
밤마다 악몽이 소리없이 뿌리는 씨앗들
소외와 외로움 아픔의 엉겅퀴 꽃으로 다시 피는데,
쓰디 쓴 화주가 내 마음 알아주고,
냉소짓는 역설이 이 마음 위로할가?
이제는 나이도 몸 마저도 날 버리고 떠나려는데,
나에게 남아있어 남 줄것 무엇이 또 있을건가?


그러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정녕 찾아 왔었거늘.


국경에는 포승과 감옥, 굴욕과 모멸이
저렇게 펄펄 기다리는 미운 고향이 있고,
내 가슴엔 아물줄 모르는 성흔 끝없이 피 흘리는데,
내일 맞을 새 고향의 꿈은 날마다 빛나만 간다.
미운 고향 고운 고향 국경들을 쉴 새없이 넘고넘어
어느 날 드디어 너와 나 껴안을 보다 높은 그 곳,
그 곳이 내일의 나의 밝은 새 고향 일지니.


새 고향찾아 국경 넘는 나의 마지막 이 한 꿈 을 이제는
머리속 반공철책에 갇힌 비전향 장기수들에게나 선사하고
나는 알 몸된채 홀가분히 날아가 안기련다, 새 고향의 품에.


(2007.6.2. 귀향이 거절된 해외 "장기수" 들을 생각 하면서 김 원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