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기자연맹(IFJ) 특별총회 개막식 노무현 대통령 축사

존경하는 '에이든 화이트' 사무총장,
한국기자협회 정일용 회장, 그리고 내외귀빈 여러분,

국제기자연맹 특별총회의 개막을 축하드립니다. 세계 70개국에서 오신 기자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자유와 정의, 그리고 지구촌의 평화를 위해 노력하고 계신 국제기자연맹과 기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와 경의를 표합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국제기자연맹 역사상 처음 열리는 특별총회의 주제가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라는 사실은 매우 뜻깊은 일입니다. 금강산과 개성으로 이어지는 일정 또한 한반도 문제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자 하는 여러분의 사려 깊은 선택으로 생각됩니다.

과거에는 학자나 언론인들이 우리나라를 방문하면 냉전과 분단의 현장인 판문점을 주로 찾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남북 화해협력의 상징인 금강산과 개성공단을 방문합니다. 참으로 큰 변화가 아닐 수 없습니다.

작년 10월, 북한이 핵 실험을 감행했을 때 우려와는 달리 우리 주식시장이나 국가신용도는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습니다. 국민들도 생필품을 사재기 하는 일 없이 차분하게 생업에 종사했습니다. 이 또한 남북관계의 변화를 잘 보여주는 예입니다.

참여정부는 그동안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남북간 신뢰구축과 실질적인 관계 진전을 위해 유연하면서도 일관된 원칙에 따라 대북정책을 추진해 왔습니다.

분단 이후 처음으로 장성급 군사회담이 열린 것을 비롯해 국민의 정부 5년간 83회 열렸던 남북회담이 참여정부 4년간 119회로 늘어났습니다. 투자보장, 이중과세방지 등 남북간 경제협력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13개 합의서도 발효되었습니다.

남북간 교역이 참여정부 들어 두 배 이상 늘어났고, 지난 한 해 금강산 관광을 제외하고도 10만명 이상이 남북을 오갔습니다. 금강산 관광객은 지난해까지 140만명에 이릅니다. 남북을 잇는 경의선과 동해선도 올 상반기에 시험운행이 이루어질 것이다.

무엇보다 남북관계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개성공단입니다. 지금 개성공단에서는 1만 천 여명의 북한 근로자가 우리 기업인과 함께 땀 흘리고 있고, 앞으로 1단계 사업이 완료되면 7만명 규모로 늘어나게 될 것입니다. 핵심적인 군사요충지였던 이 지역이 한민족 경제협력의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것입니다.

참석자 여러분,

그러나 한반도 평화와 남북 관계를 한 단계 더 높은 차원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우선 북핵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그것도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그리고 한반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해야 합니다. 나아가 동북아시아 지역에 통합과 협력의 질서를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우리 정부는 이러한 전략적 구상 속에서 북핵문제를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 전반에 관련된 문제로 다루어 왔습니다. 이러한 관점은 단순히 핵을 폐기하는 차원을 넘어서 동북아의 평화와 안보문제를 보다 본질적이고 구조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구상에 근거한 것입니다.

2005년 9·19 공동성명에 이르기까지 한국은 한미정상회담, 대북특사 파견, 대북지원 중대제안 등을 통해 꾸준히 북한과 미국 양측을 설득해 왔고, BDA문제, 미사일, 핵실험으로 6자회담이 열리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공동의 포괄적 접근방안’을 추진하기로 미국과 합의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다행히 지난달 13일에 의미있는 합의가 이루어졌습니다. 2.13합의는 한반도 비핵화뿐만 아니라 북·미, 북·일 관계 정상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동북아 평화안보체제 형성을 위한 기본적인 조치들을 담고 있습니다.

이 합의가 제대로 실천된다면 북핵문제 해결은 물론 동북아에서 60년 만에 냉전을 대체하는 새로운 평화질서가 만들어지게 될 것입니다.

우리 정부는 2·13합의가 성실히 이행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다해나갈 것입니다. 이미 북한과 미국, 북한과 일본 사이에 관계 정상화를 위한 초보적 논의가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는 이들 논의가 성공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저는 6자회담이 북핵문제 해결 이후에도 북핵문제를 푼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동북아시아의 평화안보협력을 위한 다자간 협의체로 발전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협의체는 군비 경쟁의 위험성이 높은 동북아에서 군비를 통제하고 분쟁을 중재하는 항구적인 다자안보협력체로서 기능하게 될 것입니다. 나아가 안보문제만이 아니라 경제, 외교, 환경 등 다양한 문제들이 이 협의체에서 논의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이 지역 경제는 통합적 구심력이 증대하면서 더 큰 발전을 이루고, 동북아의 한가운데에 위치한 한반도는 확고한 평화체제의 기반 위에서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이끄는 중심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내외귀빈 여러분,

한반도와 동북아의 미래를 위한 우리의 노력이 성공적인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와 특히 언론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언론이 무엇을 가정하고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서 상황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대결과 불신을 얘기하면 위기가 고조되지만, 평화와 화해를 얘기하면 또 현실이 그런 방향으로 가게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한반도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지난날 끊임없는 대결과 근거가 박약한 충돌의 가정이 한반도와 주변세계에 불안과 혼란을 초래했던 여러 번의 경험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어떤 가정이든 그것은 언론의 자유로운 판단이라 할 것입니다. 그러나 한국 국민에게는 안전과 생존이 걸린 문제입니다. 그런 점에서 민감한 안보문제에 관한 보도에 있어서 각별히 신중한 접근을 부탁드립니다.

이번 특별총회가 한반도에 화해와 협력의 분위기를 더욱 확산시키고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한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믿습니다. 아울러 우리 한국이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평창동계올림픽과 여수세계박람회에 대해서도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여러분 모두 뜻깊고 보람된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지금 대한민국의 정부는 친미정부입니다. 그런데 그 정부의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우리 기자협회 회장께서는 미국을 비판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언론자유에 대해서는 저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그 현장을 여러분들이 그런 의미로 지켜봐주시기를 부탁드리면서 인사말씀을 마치겠습니다. 축하드립니다.

2007년 3월 12일

(정리 - 통일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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